"광주 군공항의 무안 이전은 일방적 희생"···과연 그럴까?

입력 2024.01.17. 19:59 이삼섭 기자
김산 군수 등 무안 정치권 ‘이기적 논리’ 지적
KTX 노선 우회에도 막대한 비용 발생 불구
공동번영 위한 시·도민 ‘상생 판단’ 고려해야
무안국제공항에 아시아나 항공기가 계류하고 있다.전남도 제공

무안 정치권이 광주 민간·군공항의 무안국제공항 동시 이전을 반대하면서 '일방적 희생'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지역사회에서 지적이 나온다.

같은 논리라면 서남권 관문공항을 만들기 위해 국제공항을 무안에 건립하고 막대한 돈을 투입해 KTX(호남고속철도)를 무안공항에 경유토록 한 것도 '일방적 이익'이냐는 반문이다.

특히 광주·전남 공동 번영을 위해 민간공항과 군공항을 비롯해 교통·물류 인프라, 산업단지, 공항신도시를 집적화하는 과정에서 광주나 동부권 등 지역민들이 피해나 불편을 겪고 있는 현실을 외면한 입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김산 군수는 신년사를 통해 광주군공항의 '무안국제공항 이전'에 대해 "서남권 발전이라는 명분하에 무안군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며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며 "군민들의 행복추구권을 담보로 한 광주전투비행장 무안 이전과 관련, 어떠한 협상의 여지도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비단 김 군수뿐만 아니라, 지역정치권에서도 광주군공항 이전을 두고 '일방적 희생'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공모 방식을 통해 원하는 지자체로 옮겨야 한다는 게 일관된 입장이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자칫 이기주의로 비칠 수밖에 없다.

무안국제공항은 1989년 호남신공항 계획에 따라 2007년 개항됐다. 여러 후보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쪽 끝에 위치한 무안으로 결정된 것은 광주·전남과 전북을 아우르는 관문공항으로서 물류와 항공, 배후도시까지 염두에 둔 계획이었다.

하지만 대도시인 광주로서는 도심지에 있던 국제공항을 직선거리 50㎞ 밖으로 이전하면서 큰 불편을 겪게 된 것은 물론이다. 동부권의 '희생'은 덤이다. 광주공항은 한 때 300만명에 달하는 '흑자 공항'이었다. 도심에 위치한 공항은 대도시로서는 큰 경쟁력이다. 현재 무안국제공항이 활성화되지 않아 광주·전남 전체 관광산업은 물론, 비즈니스에서도 큰 '손해'를 받고 있다.

또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 광주와 무안을 잇는 KTX 노선과 무안국제공항역사를 건립하는데 4천억원에 가까운 예산이 소요됐다. 특히 무안국제공항을 경유하기 위해 노선을 우회하느라 광주~목포 구간이 현재의 호남선보다 단축되는 시간은 2분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있다.

무안국제공항에 모든 자원을 집중해 '집적 효과'와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한다는 데 광주와 전남 지역민들이 동의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무안군이 '희생'을 말하기에 앞서 다른 지역민들의 '희생'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관가 관계자는 "광주 군공항이 무안군으로 이전하기로 하면서 국제선은 물론, KTX 경유, 전남도청 이전까지 이뤄진 것이다"면서 "지역의 백년지계를 위해 무안군이 전향적인 입장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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