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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칼럼] 盧 J프로젝트와 李 인공지능(AI), 광주와 전남 미래 바꿀 리더십은

입력 2025.12.10. 14:37 유지호 기자
유지호 취재1본부장 겸 디지털본부장

도시는 다양한 얼굴로 다가온다. 그들 만의 과거·현재·미래를 담아내고 있어서다. 도시는 진화한다. 도시 정체성과 브랜드 등에 기반한 비전과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정책·예산의 우선 순위에서 벗어나 있는 광주와 전라남도가 수 천억에서 수 조원 대에 이르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건 하늘의 별따기다. 선거는 동력이 됐다. 대선에 매달렸던 이유다. 노무현의 '문화수도', 문재인의 '한전공대', 이재명의 '인공지능(AI) 수도' 등이 대표적이다.

광주와 전남은 정치적 색채가 명확하다. 진보·개혁진영의 심장이자 핵심 지지 기반이다. 수도권 민심의 풍향계 역할도 했다. 양날의 칼이 됐다. 발목을 잡으며 지역발전이 더뎠다. 노무현은 변곡점이 됐다. 그는 부산에서 치른 총선과 시장 선거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셨다. 지역주의 탓이었다. 광주는 그에게 곁을 줬다. 1%대 지지율에서 출발해 대권을 거머쥔 배경이다. '노무현 바람'이 시작된 곳도, 선거에서 90%가 넘는 압도적 지지를 보낸 곳도 광주였다.

지방분권·균형발전 화두 여전

선이 굵었다. '큰 새는 바람을 거슬러 날고, 살아 있는 물고기는 물살을 거슬러 헤엄친다'. 92년 14대 총선에서 처음 낙선할 때 그의 선거구호였다.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항상 어려운 싸움을 했다. 3당합당을 거부하면서 "호남이 정치적으로 고립되었다(노무현의 자서전 '운명이다' 중)"고 했다. '바보 노무현'의 지역감정·지역주의 극복은 정치 인생을 관통했다. 수도이전으로 대표되는 지방 분권과 국토균형발전은 여전한 고민거리다.

노무현 대통령 임기 초반, 광주·전남에 대한 그의 생각과 평가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2003년 9월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광주·전남 지역언론 합동 기자회견에서다. 오전 10시부터 2시간 넘게 진행된 인터뷰 내내 그의 정치 철학과 지역 공약 등에 대해 비교적 진솔한 설명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대뜸 꺼낸 전남도 이야기는 인상적이었다. 그의 대표 브랜드였던 '선택과 집중' 정책을 설명하는 과정에서다.

"최근에 (고 박태영) 전남지사가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가져왔다. 동북아시아 관광객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세계적인 관광레저도시를 건설한다는 구상인데…. 천혜의 자원을 갖고 있는 전라남도를 선택, 집중적으로 도울 생각이다."

그 게 일명 'J프로젝트'였다는 건 며칠 뒤 알았다. 전남의 영문 첫 글자를 딴 '낙후된 전남의 미래를 획기적으로 바꾸겠다'는 박 전 지사의 야심이 깃들어 있었다. 300억 달러(약 35조원)를 유치해 인구 20만~30만 규모의 관광신도시를 만든다는게 대략적 얼개였다. 2002년 7월, 박 전 지사 취임 이후부터 추진됐다. 외국기업과 자본가들을 직접 접촉해 손수 챙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전남 서남해안 일대에 복합 해양레저타운을 건설하는 개발 프로젝트를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2∼3차례 말했다.

수면 위로 떠오른 건 이듬해인 2004년 7월이었다. 당시 목포를 찾은 노 대통령은 "전남에 크게 판을 벌이겠다"고 했다. 2005년 '기업도시 특별법'에 따라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로 지정되면서 속도를 냈다. 2009년 정부의 개발계획을 승인받아 2013년 착공했다. 전체 면적은 33.8㎢(1천22만여 평)에 달했다. 구성·삼호·삼포 등 3개 지구로 나눠 개발됐다. 유럽 최대 휴양지인 스페인 남쪽 지중해 연안 '코스타 델 솔'을 모델로 했다. '태양의 해안'이란 뜻이다. 40개가 넘는 골프장과 초대형 해양테마파크 등 여행상품도 다양해 연간 800만 명이 찾는 곳이다.

상전벽해. 박태영 전 지사가 설계한 J프로젝트는 2004년 박준영 지사가 부임하면서 본격화됐다. 순탄치만은 않았다. 정권에 따라 부침을 거듭했다. 관광레저 도시는 점차 잊혀졌다. 20여년 전, 전남의 미래를 담보했던 간척지는 인공지능(AI) 시대가 돼서야 빛을 발하고 있다. 현 '솔라시도(SolaSeaDo)'는 J프로젝트의 기업도시 브랜드다. 삼성은 물론 미국 글로벌기업 오픈AI와 SK 등 과거에 상상할 수 없었던 기업들로부터 구애를 받고 있다. 국가 AI컴퓨팅센터와 AI데이터센터가 대표적이다. 전력(태양광 발전설비)과 냉각수, 드넓고 값싼 부지 등이 강점이다. GIST·전남대 등 연구기관이 밀집한 광주와 연계성도 높다.

솔라시도 개발 모델 광주서 서비스

광주·전남의 미래 먹거리를 위한 전략적 윈윈 모델로 각광 받고 있다. '서남권 AI 투트랙 체계'가 구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솔라시도에서 개발된 AI 모델을 광주에서 서비스하는 인프라가 동시에 갖춰지면서다. AI 선도도시 광주의 위상과 기반은 함께 탄탄해 졌다. 내년도 정부 예산 확보 과정에서다. 광주가 요청한 AI 주요 신규 사업이 모두 반영되는 등 정부의 'AI 광주' 구상은 더욱 명확해졌다. 국가NPU(신경망처리장치) 컴퓨팅센터와 AI모빌리티, AI데이터센터 고도화, AI실증도시 등이 대표적이다.

이재명 정부는 AI 3대 강국을 목표로 한다. AI 관련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이 국가적 화두가 된 셈이다. 나라의 발전은 지방, 도시의 경쟁력 강화를 전제로 한다. 솔라시도처럼 광주와 전남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아껴둔 땅이 됐다. 넥스트 레벨로 대표되는 AI 시대를 맞아서다. AI가 낙후의 상징인 광주·전남 성장의 촉매제가 될 수 있을까. 새로운 리더십을 선택하는 2026년 6·3 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지방 권력은 도시의 운영 주체다. 광역단체장이 대권 주자가 되는 시대. 광주의 꿈과 전남의 발전, 나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는 선거를 기대한다. 리더는 도시를 바꾼다. 그 도시는 리더를 만들어 가며 성장 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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