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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호중 장관 약속, '국립'기관 위상 구축 전환점 돼야

입력 2025.11.11. 17:41 조덕진 기자

국립 '광주 국가폭력 트라우마 치유센터'가 국립기관에 걸맞는 위상과 역할을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광주를 방문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그간 국비와 시비로 운영돼오던 광주 트라우마센터 운영비를 내년부터 전액 국비로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광주 트라우마센터가 '국립'에 맞는 기능과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여기에 광주시가 5·18 사적지인 옛 적십자병원을 트라우마센터로 활용하겠다고 밝히면서 향후 전개에도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간 광주 트라우마센터는 국립기관임에도 쥐꼬리 예산에, 그나마도 운영비 50%를 광주시가 부담했다. 상담실 몇 칸, 제한된 인력과 프로그램으로 연명하며 사실상 지역 정신건강센터 수준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국비 지원은 재정지원 이상의 의미가 있다. 국가폭력 상처는 개인 심리치료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진실규명, 사회적 인정, 공동체 회복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예산이 안정적으로 확보되면 치유·재활 프로그램 확대, 전문 인력 충원, 유가족 지원 체계 강화 등 실질적 변화가 가능하다. 특히 장기간 머물며 치유받을 수 있는 전일적 프로그램 확충, 사회적 치유 연구 강화 등 국립기관다운 위상을 갖추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시의 옛 적십자병원 치유센터 조성 계획도 주목된다. 이곳은 1980년 5월, 시민들이 피를 나누며 서로를 살려낸 생명과 연대의 공간이다. 응급실, 수술실, 헌혈공간은 그날의 기록이자 상흔의 현장이다. '기억과 치유'가 공존하는 상징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 아픔을 기억하고, 기억을 통해 사회적 치유가 실현되는 장소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국가폭력 피해 국민에 대해 국가가 책임지는 것은 민주주의의 최소한의 약속이다. 정부는 이번 결정을 시작으로 국립 트라우마 치유센터의 위상 강화, 피해자 지원 확대, 기억과 교육의 공적 시스템 구축에 더욱 속도를 내길 당부한다.

공은 정부로 넘어갔다. 국비 지원 약속이 일회성 선언에 그쳐선 안 된다. 또한, 국비지원이 형식적이어서도 안된다. 장기적인 예산·인력·시설 확충을 통해 '무늬만 국립'이 아닌, 국가폭력과 민주주의의 상처를 치유하는 실제적 주체로 세우길 당부한다. 하여, 피해자와 유족들이 마음 놓고 치유받을 수 있는 국립센터, 세계적 사회치유 모델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한다. 트라우마센터가 국립의 이름에 걸맞은 공간으로 바로 세워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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