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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증하는 자살자 수···광주가 가라앉고 있다

입력 2024.08.27. 13:30 차솔빈 기자
광주 2024년 1분기 자살자 138명
전년도 동일분기 대비 64.2% 증가
1분기에만 평균 자살자 38% 넘겨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광주지역 자살률이 급증하는 등 우울감을 느끼는 시민들이 늘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과 광주자살예방센터에 따르면 올해 광주 1분기 기준 자살자 수는 135명으로, 전년도 동일 분기(84명) 대비 60.7% 증가했다.

이는 인천 23.8%를 비롯해 세종 23%, 대구 12.1% 등 전국 8개 특·광역시를 통틀어 최고 수치다.

이와 함께 우울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면서 광주자살예방센터 이용자도 지속적 증가하고 있다.

센터에서 운영 중인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 실 이용자 수를 살펴보면 2018년 1천932명에서 2019년 1천933명, 2020년 3천276명, 2021년 3천988명, 2022년 4천228명으로 5년간 2.18배가량 증가했다.

연평균 자살상담 이용 건수 역시 1만4천100건에 달하고, 사이버상담 건수 역시 2018년 61건, 2019년 63건, 2020년 89건, 2021년 99건, 2022년 141건으로 5년간 2.3배 늘었다.

센터에서는 의료비 지원과 치료 연계 등 다양한 조치를 펼치고 있음에도 올해 1분기에만 연평균 자살률의 38%를 웃도는 증가율을 보인다.

실제로 지난달 18일 오전, 광주 북구 문화대교에서 승용차를 몰던 남성 A씨가 중앙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 직후 16m 높이의 교량 아래로 뛰어내려 숨졌다.

지난 6월에는 광주 서구의 한 음식점 내에서 30대 업주 부부가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남편이 숨졌다.

음식점을 운영해온 이들 부부는 최근 경영난에 힘들어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외국인 유학생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B씨는 과거 우울증 치료를 받은 적이 있었고, 생전에 학업으로 인한 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유명인의 자살에 따른 모방효과와, 광주시 내 경제문제가 겹쳐 발생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광주자살예방센터 김도연 상임팀장은 "2024년 1분기 전국적으로 자살자가 증가했는데, 지난해 말 배우 이선균씨의 비극과 관련된 베르테르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이에 광주시 내 대유위니아 사태가 발생하고 직·간접적 효과가 겹치면서 자살자가 폭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자살상담센터의 유족서비스 분석 결과, 2024년 광주시 자살원인 1위는 경제적 문제로 인한 자살로 확인됐다. 소비도시에 속하는 광주는 경기침체의 영향을 강하게 받기 때문에 파급효과가 컸던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상임팀장은 "경제적 원인으로 인한 문제가 민·관의 개입이 힘든 만큼, 24시 상담전화 홍보를 늘리고, 자살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케이스들을 집중사례관리하는 등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민·관 협력을 통해 자살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과 빠른 대응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24시간 자살위기대응시스템을 구축하고, 응급실을 기반으로 사후관리 및 상담을 통해 재발을 방지하고, 유족서비스 사업도 현재 추진 중이다"고 말했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 우울감이나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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