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빈 개인전 '깨지지 않는'
한강 '소년이 온다' 속 유리
깨져도 다시 붙는 물성 주목
스러져도 이어지는 정신 은유

‘그러니까 형, 영혼이란 건 아무것도 아닌 건가. 아니, 그건 무슨 유리 같은 건가.(중략) 예전에 우린 깨지지 않은 유리를 갖고 있었지. 그게 유린지 뭔지 확인도 안해본, 단단하고 투명한 진짜였지. 그러니까 우린, 부서지면서 우리가 영혼을 갖고 있었단 걸 보여준 거지. 진짜 유리로 만들어진 인간이었단 걸 증명한 거야.’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한 부분이다. 고문 후유증으로 세상을 등진 이(김진수), 그리고 살아남은 이들의 부채감이 담긴 장이다. 그날 이후 많은 유리는 부서졌고 흩어졌다. 그러나 유리는 부서졌을지언정 그 조각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양림동의 포도나무아트스페이스는 전시 ‘깨지지 않는’을 통해 유리의 변하지 않는 물성에 주목하고 80년 5월의 광주와 2024~2025년 광장의 기억을 잇는다.

이번 전시는 독일Art5예술협회의 유재현 기획자가 기획하고 김홍빈 작가가 작업해 이뤄졌다. 포도나무아트스페이스와 유 씨, 김 작가는 2023년과 지난해에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바탕으로 한 작업을 선보인바 있다. 문학적 서사를 빌려 항쟁의 기억을 예술적으로 재구성하며 80년 5월 광주를 ‘하나의 사건’이 아닌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 그리고 현재까지 이어지는 시간으로 마주하게 한다.
지난 전시에서 김 작가는 나경택 당시 옛 전남매일신문 기자가 촬영한 ‘민주대성회’ 대형 사진 위에 블루스크린 천을 덧씌운 ‘소년이 온다’라는 작품을 선보였다. 푸른 바탕에는 망월동 구묘역의 영정사진 형태를 떠낸 흰 타원들이 별처럼 떠있는데 이는 영정사진조차 없이 목숨을 잃은 많은 이들의 존재를 은유한다.
이번 전시에서 김 작가는 지난 전시에서 선보인 블루스크린 작업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이들의 희생이 지금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유리’로 표현했다.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에서 ‘유리’는 폭력 속에서 산산이 부서진 뒤에야 비로소 인간의 영혼과 존엄을 드러내는 존재로 그려진다. 전시는 여기서 더 나아가 유리의 물성 자체에 주목한다. 충격으로 깨지더라도 전기가마에서 열을 가하면 액체 형태가 되며 깨진 조각끼리 달라붙는 유리의 물성에 주목, 우리 사회가 ‘민주화’를 이뤄가는 과정을 은유한다.

유 기획자는 “전시의 제목인 ‘깨지지 않는’은 가장 쉽게 깨질 수 있는 유리의 성질로부터 가져온 역설로 유리는 깨지지만 깨지면서도 계속 이어진다”며 “우리가 서 있는 이 시간 역시 그렇게 이어져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유리의 물성을 활용해 작업한 메인 작품은 설치작업 ‘도청 앞 분수대를 위한 샹들리에’. 하늘을 향해 솟구치는 분수를 역전시킨 모양이 이 샹들리에이다. 도청 앞 분수대 모양을 한 이 샹들리에의 타원형 유리장식에는 ‘민주대성회’ 사진 속 군중의 모습이 담겼다. 이 샹들리에 맞은편에는 은박담요를 두른 시민 형상을 설치해 시간과 공간을 넘어 이어지는 연대를 시각화했다.

이 작품 뒷편으로는 ‘5월16일 분수대 광장’이 전시됐다. 나 전 기자가 찍은 민주대성회 사진 위로 깨진 유리를 배치함으로서 80년 5월 광장에 모였던 사람들은 계엄군의 폭력 앞에 산산이 부서지며 소설 속 ‘진짜 유리로 만들어진 인간’이었음을 이야기한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유리는 단순히 연약함을 상징하는 것이 아닌, 깨지고 흩어지는 순간에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다시 이어지며 남아 있는 정신을 의미한다”며 “한국의 민주주의 또한 유리처럼 국가폭력에 의해 깨지더라도 그 고통을 기억하고 서로 연결되며 연대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지금에 이르렀다. 광주의 5월이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전시에서 되짚어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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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섬박람회' 성공개최 전국 붐업 시동
여수섬박람회 D-50일 서울행사 참여형 이벤트에 시민및 외국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개막 50여일을 앞둔 지난 16~19일 대규모 시민참여 기념행사와 온·오프라인 홍보를 진행, 성공 개최를 향한 분위기 확산에 나섰다.특히 16일 서울 종로에서 참여형 현장 이벤트 ‘행운의 섬 타로’‘를 시작으로 17~19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비행선 홍보를 비롯해 전국 편의점과 영화관 607개 스크린에서도 섬박람회 영상 홍보를 준비하는 등 전국적인 붐업을 고조시키고 있다.이와 함께 오는 8월 6일 제7회 섬의 날 기념행사, 8월13일 나라사랑축제, 8월 16일 조수미 콘서트, 8월28일~9월5일 여수음악제 등 연계 행사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섬박람회 분위기를 한층 북돋울 것으로 보인다.여수섬박람회 포스터.전남광주통합특별시(이하 특별시), 여수시, 2026여수세계섬박람회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지난 17일 여수세계박람회장 디지털갤러리에서 시민·관광객 등 4천여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D-50 기념행사를 개최했다.이날 행사는 민형배 특별시장과 서영학 여수시장, 박수관 조직위 민간위원장, 김진표 명예위원장, 국회의원 및 지방의원, 관계자 등이 참석해 박람회의 성공 개최 의지를 다졌다.공식행사는 여수의 365개 섬이 하나로 연결되는 모습을 담은 오프닝 영상을 시작으로 여수시립합창단과 힙합댄스팀 공연, 박람회 추진 경과 영상 상영, 성공 개최 기원 퍼포먼스 순으로 진행했다. 김용빈, 염유리, 양파, 시크릿, 김다현 등 인기 가수들의 축하공연은 한여름밤의 행사장 분위기를 한층 달궜다.이에 앞서 조직위는 16일 서울 종로 하이커그라운드 야외광장에서 홍보부스 ‘행운의 섬 타로’를 운영했다. 이날 행사는 ‘50일 뒤, 나를 기다리는 행운의 섬은?’이라는 콘셉트로 관람객이 타로카드 한 장을 고르면 카드의 감정 키워드와 연결된 여수의 섬 콘텐츠(개도 섬캠핑, 금오도 비렁길 트레킹, 섬 힐링밥상 등)를 소개받는 참여형 이벤트를 열어, 참가자들의 깊은 관심을 끌었다.섬박람회, D-50일 기념행사.조직위는 또 홍보관, 홍보부스를 개관하고, 친근하고 가족친화적인 개그맨 이용식을 명예홍보대사로 위촉, 다양한 세대와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계기를 만드는 등 섬박람회의 대중적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또 보해양조에 이어 여수밤바다F&B와 공동 홍보·마케팅 업무협약을 체결, 소주·맥주 등 주류제품 패키지를 활용한 섬박람회 홍보를 통해 인지도를 높일 방침이다.여수섬박람회 주요 콘텐츠를 알리기 위한 온라인 홍보도 적극 활용중이다.섬박람회 공식 명예 홍보대사(서포터즈) ‘섬프렌즈 2026’는 악동뮤지션의 ‘소문의 낙원’ 챌린지를 활용한 ‘소문의 섬박람회’ 영상을 촬영, SNS 홍보로 온라인에서 눈길을 받고 있다. 섬박람회 명예홍보대사인 가수 김다현(다현TV), 방송인 윤택(윤택TV), 여수언니(여수맛집) 등도 SNS에서 여수콘텐츠를 홍보중이다.여수섬박람회 주행사장인 돌산 진모지구 랜드마크인 주제관 공사가 한창이다. 이곳은 이달말까지 공사를 완료하고, 8월 한달동안 시범운영을 거쳐 9월5일 문을 연다.김상기 조직위 사무총장은 ”이번 D-50 기념행사를 계기로 본격적인 붐 조성에 나선다“며 ”많은 관광객이 여수를 찾아 섬이 주는 힐링과 즐거움을 직접 느끼실 수 있도록 개막때까지 정성껏 준비하겠다“고 말했다.2026여수세계섬박람회는 세계 최초로 ‘섬’을 주제로 한 국제행사로, 9월 5일부터 11월 4일까지 61일간 여수 돌산 진모지구 주행사장과 금오도·개도 부행사장 일원에서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를 주제로 열린다.고공석기자 ksko1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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