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작, 기타와 아카펠라 하모니
거리로 행진하는 시민 풍경 그려

오월의 정신을 담아 노래하는 '오월창작가요제'에서 예람'의 '거리를 행진하는 소리'가 대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본선이 진행되는 동안 수많은 시민들이 5·18민주광장에서 발걸음을 멈춘 채 노래를 감상했으며, 본선에 오른 가수들은 이에 화답하듯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지난달 24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15회 전국 오월창작가요제 본선이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 가요제를 주관한 오월음악은 다양한 SNS 참여 이벤트를 통해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했으며, 인근의 지역 식당과 카페에서는 콜팝과 음료 300인분을 후원하기도 했다.
본선 무대에는 지난 4월 17일까지 접수된 154곡 중 심사를 통과한 14팀이 올랐으며 10분 동안 경연 참가곡과 자유곡을 선보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심사위원은 류의남 오월음악 이사장을 비롯해, 김도헌·김학선 음악평론가, 서정민갑 대중음악 의견가, 임은선 문화매거진 에디터 등 총 5명이 맡았다.
대상을 수상한 싱어송라이터 '예람'은 포크를 기반으로 모던록과 발라드 등 다채로운 사운드를 보여주는 가수로, 지난해 제25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창작곡 '거리를 행진하는 소리'는 새벽의 정적을 깨는 듯한 단단한 보컬과 기타 연주, 아카펠라 팀의 하모니를 통해, 투쟁하기 위해 거리로 향하는 이들의 풍경을 선명하게 표현했다. 예람에게는 대상 트로피와 함께 창작지원금 1천만원이 수여됐다.
금상은 자유를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자고 외친 '해비타트'의 '자유롭게'가, 은상은 80년 광주의 기억을 담은 '고명원 밴드'의 '그날 그 밤에'가, 동상은 세상의 향한 약속을 노래한 '시나 쓰는 앨리스'의 '비와 걷기'가 각각 수상했다.
장려상은 '언더독'의 '빛', '길몽'의 '푸른 봄 희망가', '소담'의 '봉천 3동 한울이에게', '페이퍼몬스터'의 '아침을 부른다' 등 4팀이 수상했다.
본선 14팀의 영상은 오월창작가요제 유튜브에, 입상 8곡의 음원은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에 6월 중 공개된다.
글·사진=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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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이른 폭염'...예술이 전하는 '기후위기'의 경고 김수진 작 'Figverse' 기후 위기가 사람들의 삶을 위축시키고 있다.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추운 것이 당연했던 일상이 이제는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의 재난'으로 변하고 있다.최근 지속되고 있는 '수상한 폭염' 역시 기후위기의 경고다. 지난 수년 동안 우리나라 주요 도시 폭염일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지속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평균 최고 기온 상승에 따른 폭염의 강도 역시 예외는 아니다.무등현대미술관이 지난 2013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환경미술제는 자연의 소중함과 보전의 필요성을 일깨우기 위한 기획전이다. 폭염과 폭우, 산불과 지진 등이 우연히 일어난 '재해'가 아니라 '인재'라는 사실을 깨닫고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관계를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데 뜻을 두고 있다.올해 11회를 맞는 환경미술제는 'Whispers of Nature-자연의 속삭임, 숨결부터 균열까지'를 주제로 지난 4일부터 8월 24일까지 개최한다. 전시회에서는 '숨결'과 '균열'이라는 두 개의 흐름을 중심으로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예술적 감각으로 환기시키고 있다.전반부 '숨결'에서는 김수진, 선민정, 송필용, 이석중 작가가 참여해 자연의 본질적 아름다움과 생명력, 일상의 평온함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인다.엄기준 작 '귀신고래'김수진은 무화과와 무화과말벌 사이의 공생 관계를 통해 생명과 순환, 그리고 존재 간의 필연적 연결성을 탐구하는 작가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무화과 시리즈의 초기부터 후기까지의 작업 흐름을 보여주는 세 작품을 내놓는다. 초기작 '어느날'은 일상 속 자연의 무심한 아름다움을 포착하고, 중기 '삶-하루'는 생명의 하루를 시간의 색으로 기록한다. 후기작 'Figverse'는 모든 생명이 하나의 우주로 연결돼 있음을 표현하고 있다.이석중 작가는 작품 '삶-동행'에서 메타세쿼이아의 푸른 생명력을 거침없는 붓질로 풀어내면서 그 위를 유유히 나는 백로를 통해 자연이 선사하는 평온과 치유의 순간을 보여준다. 특히 전시 공간은 은은한 어둠 속에서 새들의 지저귐이 퍼져나오는 사운드 연출을 더해 관람객이 오감으로 작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고요한 숲길을 거니는 듯한 몰입감은 자연의 '숨결'을 느끼게 하며 궁극적으로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를 극대화시킨다.송필용 작 '물의 서사-소쇄'.송필용 작가는 '물의 서사-소쇄'를 내놓는다. 그는 수직으로 떨어지는 폭포를 강렬한 색상대비와 물감이 흐르고 튀는 자취를 통해 물의 순환성과 자연의 에너지를 시각적으로 구현하면서 현대인의 정서적 치유와 내면의 정화를 드러낸다.선민정 작가는 동양화의 재료와 기법을 사용한 '곶자왈'에서 생명의 흐름과 생성-소멸의 리듬을 화면 위에 섬세하게 표현했다.후반부 '균열'에서는 문선희, 엄기준, 정송규, 조정태 작가가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환경 훼손에 대한 문제의식을 예술적 언어로 응시한다.문선희 작가는 구제역과 조류독감으로 인한 대규모 살처분 현장을 직접 찾아 사진으로 기록했다. 법정 발굴금지 기간이 해제된 매몰지들은 여전히 곰팡이가 피고 온전한 생명력을 갖지 못한다. 작품 '2654', '11800_02' 등은 땅속에 묻힌 생명과 변화된 토양, 썩지 않는 비닐을 사진에 담아 인간이 저지른 흔적을 생생하게 증언한다.조정태 작 '신천하도'.엄기준 작가는 선박사고로 인한 기름유출과 우리가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 등 해양 생태계의 붕괴에 대한 뚜렷한 문제의식을 드러낸다. 화려한 원색과 세밀한 묘사를 통해 아름다워 보이는 화면은 해양 생명들이 겪는 고통과 파괴의 현실을 직면하게 한다.조정태 작가가 불길에 휩싸인 산과 검게 그을린 땅을 형상화한 '신 천하도(新 天下圖)'는 자연을 파괴해온 인간의 책임을 물으면서도 회복과 재생의 여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정송규 작가는 최근 한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을 주제로 했다. 전체적으로 진한 갈색과 회색의 색조를 사용해 소실된 산림의 황폐함을 시각화하고, 중간 중간 남아 있는 불씨는 경각심을 일깨워준다.전시를 기획한 박우리 학예실장은 "환경미술제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예술적으로 환기하는 기획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자연과의 조화로운 공존과 지속 가능한 미래를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만선기자 geosigi2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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