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렴·씻김굿 祭 등 희생자 위로
앞서 4일·11일 공연 일정 취소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추모하는 국가애도기간으로 취소됐던 공연이 추모의 의미를 더해 관객들을 다시 맞이한다.
전남도립국악단의 토요 가무악희 '그린국악'이 오는 18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 관객들의 발걸음을 이끌 예정이다.
전남도립국악단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지난 4일 첫 공연 예정이었던 '그린국악'은 지난달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인해 지정된 국가애도기간으로 취소돼 차주인 11일 진행하는 일정으로 변경됐다. 하지만 공연장이 무안군에 위치해있는 등 11일 공연 역시 시기적으로 섣부르다는 판단에 18일 첫 공연을 올리는 것으로 조정됐다.
공연 일정이 변경됨에 따라 구성 프로그램에도 변화가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대금 산조 병주', '김병호류 가야금 산조', '서한우류 버꾸춤' 등 5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일부 공연 내용을 변경해 추모 무대도 함께 올릴 예정이다.
18일 공연은 '대금 산조 병주', '보렴', '컨템포러리 아쟁 산조', '씻김굿-祭(제)' 순서로 진행된다. 이 중 '보렴'과 '씻김굿-祭(제)' 무대는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된 시간이다.
'보렴'은 '보시염불(報施念佛)'의 줄임말로, 왕실과 국가의 안녕을 축원하는 남도잡가 중 하나이다. 이날은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영원한 평안을 축원하는 마음을 담아 노래한다.
씻김굿은 죽은 자의 넋을 위로하고 그 영혼이 해탈하기를 기원하며, 살아남은 이들에 대한 위로와 그 삶의 터에 평안이 가득하길 기원하는 의미의 굿이다. 이번 참사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마음을 담아 제(祭)를 행한다.
전남도립국악단의 '그린국악'은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무안 남도소리울림터에서 펼쳐진다. 전통 가무악희(歌舞樂戱) 작품들을 집약해 선보이는 무대로, 이번 시즌에는 부서별 무대를 강화한 시리즈 공연을 다수 선보일 예정이다.
전남도립국악단 관계자는 "비통한 참사의 희생자들을 함께 애도하는 마음으로 2주간 공연을 취소하게 됐다"며 "추모 무대를 급하게 준비하다보니 일부 무대만 올리게 됐지만, '보렴'과 '씻김굿' 공연을 통해 유가족과 희생자들이 조금이라도 위로받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관람료는 1만원이며 예매는 전남도립국악단 누리집 혹은 티켓링크를 통해 가능하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 푸른 뱀 기운으로 일어서는 새해 정순아 작"다뤄본 적 없는 뱀으로 작업하려니 쉽지만은 않았죠. 9명 각자 개성만큼이나 모두 다른 뱀 작품이 나왔는데 보기만 해도 재밌네요."7일 정정임 작가는 오는 9일 대인동 예술이빽그라운드에서 여는 세화전 '을사청사-푸른 뱀을 부적하라'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전시 주제는 새해에 전하는 위로와 희망이다. 세화가 새해 복을 바라고 액을 막는 의미의 그림인만큼 새해와 함께 국가적 재난 등으로 우울감을 느끼는 시민에 푸른 뱀의 기운을 빌어 위로와 위안을 나누겠다는 메시지다.정정임 작전시 기획에 참여한 정 작가는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은 아니지만 뱀은 예로부터 지혜와 변화, 영생, 치유, 풍요를 상징하는 존재로 여겨졌다"며 "모두가 우울한 이 때 이번 전시가 작게나마 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이번 전시에는 재치 넘치는 드로잉 뿐만 아니라 회화, 도자 작품 등 다양한 작품 60여점이 걸리게 된다. 동화와 같은 아기자기한 작품, 세태를 풍자하는 그림까지 뱀을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보는 즐거움 뿐만 아니라 사유의 기회를 선사한다.참여 작가는 정정임 작가 뿐만 아니라 박성휘, 박해경, 이호국, 임수영, 정순아, 아순정진허, 최근일, 한갑수 등 9명이다. 이들은 2~3년 전 한 서울 갤러리 초대전을 통해 한자리에 모인 것을 계기로 함께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아트그룹 구미호 멤버들이기도 하다.모임의 연장자인 정 작가는 "2~3년 전에 전시를 통해 만났는데 아홉명 다 개성은 다르지만 작업에 대한 열정이라는 공통 분모로 구미호를 결성하게 됐고 이후로 목포, 영암 등에서 초대전을 가지며 계속해서 예술적 교류를 이어왔다"며 "이번 전시는 예술이빽그라운드 관장이자 연극배우인 이당금 배우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발전된 것으로 푸른뱀의 해를 맞아 좋은 에너지를 함께 하고자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지혜와 풍요 등을 상징하는 존재로 여겨지기는 하지만 뱀 자체는 우리와 친숙한 존재는 아니다. 무섭게도 느껴지기도 하는 존재이기에 미술 작품에서 많이 다뤄지는 소재는 아니다. 다른 동물에 비해 움직임이 크지도 않을 뿐더러 형상도 단순하기 때문이다. 이번 참여작가들 또한 뱀을 다뤄본 적이 없기에 이번 작업은 낯설었다. 이런 분위기 속 뱀띠해 세화전에 힘을 실은 것은 정 작가의 경험이었다.정 작가는 "내 경우는 17년째 자연 속 작업실을 이용하다보니 뱀이 너무 많아 힘든 적도 있었다. 그래서 뱀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뱀 드로잉을 시작했다"며 "막상 해보니 재미를 느끼게 됐고 이 드로잉을 가지고 전시를 했는데 의외로 관람객이 뱀을 징그러워하지 않고 재밌어했다. 뱀이 재물을 의미하기도 하니 호감을 갖는 분들도 있어 이번 세화전에 용기를 가질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이호국 작용기를 갖고 시작한 뱀 작업은 참여 작가 각자 개성이 뚜렷한 만큼 서로 다른 매력의 작품이 됐다. 화려한 색을 입고 신비로움을 뿜어내는 모습부터 우리의 일상에서 이질감 없이 친구처럼 함께 노는 장면, 세상의 위태로움을 끌어안은 것처럼 고슴도치를 품고 있는 형상까지. 다뤄본 적 없던 뱀을 그리며 작가들 또한 새로운 이야기, 확장된 이야기를 담는 지점을 만났다.이번 전시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돼 눈길을 끈다. 시민 누구나 어렵지 않게 전시에 다가왔으면 하는 바람에서 마련한 자리다. 11일 오후 2시에는 아홉작가의 푸른뱀 부적과 먹거리, 뮤지션 공연이 어우러지는 개막식이 열린다. 14일에는 전시장 오픈 시간 동안 어린이를 위한 특별한 드로잉 체험이 마련된다. 작가들이 직접 준비한 캔버스와 물감, 크레파스 등으로 신청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만의 뱀을 드로잉할 수 있다. 18일 오후 12시부터 2시까지는 '화가 요리사'가 진행된다. 참여작가들이 직접 끓인 오방색 떡국을 선사하는 자리로 에피타이저로는 그림 이야기가 준비된다.진허 작또 전시 기간 동안에는 전시장에 작가가 상주하고 있어 전시 설명을 언제든 들을 수 있다.정 작가는 "신비로운 매력을 가진 푸른 뱀의 지혜로운 정신을 빌어 쉽고 재미있게 기획한 자리이다"며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어렵지 않은 자리로 새해 위로와 위안, 희망이 되는 자리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전시는 오는 22일까지.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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