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3시 대극장 진악당에서
남도아리랑·창과 관현악 등 '다채'
작곡상 최우수상 수상작도 선봬

국악의 선율을 바탕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며 가정의 화목과 평온을 비는 풍성한 무대가 찾아온다.
국립남도국악원은 오는 30일 오후 3시 대극장 진악당(전남 진도)에서 상설공연 '국악의 향연-악화민성'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의 주제 '악화민성(樂和民聲)'은 '음악은 사람의 소리를 화평하게 한다'는 뜻이다. 노부영 국립남도국악원 예술감독의 지휘로 국악연주단의 국악관현악 연주와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갑진년 마지막 상설공연의 막을 내린다.
이날 무대의 막을 여는 '남도아리랑'은 진도아리랑과 밀양아리랑을 테마로 작곡한 곡이다. 지역색이 뚜렷한 호남과 영남의 아리랑 선율을 조화롭게 엮어, 중반 이후 6박으로 진행되는 활기찬 리듬이 특징이다.
이어 창과 관현악 '심봉사 황성 올라가는 대목'을 선보인다. 창과 관현악은 국악관현악 연주를 배경으로 판소리의 눈대목을 편곡한 곡이다. 이날 선보이는 대목은 심봉사가 뺑덕어미와 함께 맹인잔치에 참석하기 위해 황성길을 가는 여정을 그린 것이다. '황성길 출발'부터 '방아타령'까지의 장면을 판소리만 들을 때보다 더욱 실감 나고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한일섭류 아쟁산조 협주곡'은 판소리 가락을 아쟁에 얹어 아쟁산조를 창안한 한일섭의 산조를 바탕으로, 김희조가 편곡한 첫 번째 아쟁 협주곡이다. 국악관현악 연주를 배경으로 아쟁의 낮은 음과 어두운 음향, 허스키한 음색이 돋보이는 곡이다. 다른 아쟁산조가 주는 느낌보다 원초적인 슬픔이 배어있으며 격렬한 농현(본래의 음 이외에 여러 가지 음을 내는 수법)이 특징이다.
진도에서 전승된 향토민요를 편곡한 '오곡타령'은 관현악 반주로 선보인다. '매화타령', '방아타령', '도화타령' 등 노동요를 중심으로 일상생활과 전통문화예술의 정수가 고스란히 녹아있어 진도의 흥을 엿볼 수 있다.
이날 공연은 '사물놀이를 위한 합주곡-신모듬'으로 장식한다. '신모듬'은 경기 이남지방의 무속음악에서 비롯돼 '신을 모은다'라는 뜻으로 쓰인 이름이다. 이 곡에서는 '신난다'라는 의미로 사용됐으며, 총 3악장으로 구성돼 풍장, 국태민안, 놀이 등을 주제로 신명 난 사물놀이 한마당을 펼칠 예정이다. 1987년 김덕수 사물놀이패를 위해 박범훈이 작곡한 곡이며 1988년 대한민국 작곡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곡이기도 하다.
노부영 예술감독은 "열심히 달려온 올 한 해 이번 공연을 통해 모든 가정이 화목하고 평온하길 바라며 을사년을 힘차게 시작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공연은 전석 무료이며 공연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국립남도국악원 누리집 또는 전화로 안내받을 수 있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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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불구불 고매···강인한 힘에 푹 빠졌죠"
황순칠 작 ‘독수매’
“매화 중에서도 고매 나무는 구불구불해요. 일반 잡목은 하늘로 퍼져서 올라가는데 매화나무는 그렇지 않죠. 그 나무에서 느껴지는 강인함과 힘찬 기운에 매료돼 고매 만을 오랜 시간 그렸어요.”9일 만난 황순칠 작가는 이번 24번째 개인전에서 선보이는 ‘고매(古梅)’ 작품에 천착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황 작가는 제24회 개인전 ‘고매화전’을 지난 5일 예술의거리 무등갤러리에서 열었다.이번 전시가 특별한 점은 광주에서는 23년 만에 갖는 전시장에서의 개인전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작업실에서 전시를 열고 지인들을 초청해 그림과 음악을 함께 즐기며 ‘예술을 함께 즐기는’ 시간으로 개인전을 진행해왔다. 23년 만의 전시장 나들이인만큼 전시에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그린 작품 중 엄선한 32점이 관람객들에게 선보여진다.“좋은 그림을 그려서 의도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그동안 힘을 비축했어요. 1년에 고매 작업은 몇 점 하지 못하는 데다 정말 좋은 작품을 한 번에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감동스러운 작업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린다는게 너무 설레고 그동안 내가 열심히 해왔다는 것에 스스로 감사한 자리네요.”황순칠 작 ‘화엄홍매’그가 엄선한 작품에는 400호 크기의 ‘화엄홍매’를 비롯해 담양의 ‘독수매’ ‘미암매’ ‘와룡매’, 장성 ‘고불매’ 등 전남의 이름난 고매들이 담겼다.꽃을 활짝 피운 모습의 고매들도 있지만 대부분 꽃을 활짝 피우기 전의 모습으로 담겼다. 여린 꽃을 이제 피워낸 것부터 하얀 눈을 가득 이고 진 모습 등으로 담겼다.황순칠 작 ‘고불설 홍매’“고매에 빠지게 된 것은 고매의 꽃도 아닌 나무 때문이었어요. 여름의 비바람에 가지가 부러지면 또 가지가 나서 자라는 과정을 거친 고매의 나무를 보면 왜 매화가 선비의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지 알 수 있어요. 구불구불한 나무에서 강인함과 남성적 기운이 느껴지거든요. 그게 참 좋더라고요. 그래서 고매의 강인한 힘을 보여주기 위해 꽃이 활짝 피었을 때 보다는 그렇지 않은 때의 모습을 더 많이 담게 됐어요.”그 중에서도 가장 작가가 좋아하는 고매는 담양 독수정의 ‘독수매’이다. 독수정은 고려 말 전신민 장군이 지은 정자로 조선이 건국됨에 따라 두 나라를 섬기지 않겠다는 뜻에서 개경을 향해 지었다. 작가는 독수정이 가진 이야기와 매화의 상징적 의미가 맞닿아 있다며 이곳을 자주 찾았다고 한다.황순칠 작 ‘와룡매’그의 작품 하나하나에는 긴 시간이 담겨있다. 짧게는 2년, 길게는 6년. 그의 작업 스타일 때문이다. 스케치부터 채색까지 모든 작업 과정을 현장에서 갖는다. 매화가 질 무렵이 되면 계절에 따른 빛, 색감 등이 달라져 철수하고 다음 해에 찾기를 반복했다. 설매를 그릴 때면 꽁꽁 언 손을 불어가며, 매화가 필 무렵에는 언제 매화가 질까 노심초사하며 그려낸 작품들이다.“매화 나무도 강한 힘을 보여주지만 그 작은 꽃도 얼마나 강인한 지 몰라요. 매화가 높이 평가되는 이유도 꽃에 있죠. 곡물 중에 조 있잖아요? 조만했던 것이 녹두알처럼 커지다가 점점 커져 노란 콩만해지는데 그 이후 빨갛게 되며 꽃이 쫙 벌어지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참 작은 것이 대단하다’ 싶어요. 그 추운 계절을 작은 꽃이 이겨내고 핀다는 것이. 향기는 또 얼마나 기가 막힌지요. 현장에서 고매를 오랜 시간 붙들고 있다보면 이런 모습들을 볼 수 있어요. 그러다보면 고매에 더 푹 빠지게 되죠.”황순칠 작가가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무등갤러리에서 24번째 개인전 ‘고매화’를 연다. 사진은 처음 그린 고매 작품 앞에 선 황순칠 작가. 김혜진기자 hj@mdilbo.com황 작가는 이번 고매전 이후, 올해 서울에서의 개인전을 논의 중이다. 이곳에서는 그가 고매만큼이나 푹 빠져 있는 운주사 천불천탑 작품을 선보이게 될 예정이다.“미암매, 독수매 등 옛 선비들의 훌륭한 이야기를 담은 고매들을 많이 담아냇습니다. 이곳에서 봄의 기운과, 고매의 강인함을 만나고 가시면 좋겠습니다.”전시는 11일까지.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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