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광주예당 소극장에서
흥보가 등 대표 눈대목 선봬

흥보가·춘향가·심청가 등 구수한 판소리의 대표적인 눈대목을 감상할 수 있는 무대가 펼쳐진다.
광주시립창극단이 오는 27일 오후 7시 30분 기획공연 판소리 감상회를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선보인다.
판소리 감상회는 지난 202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지정된 판소리의 명맥을 잇기 위해 선보이는 기획공연이다. 창극단 창악부 단원들의 시원한 소리와 고수의 북장단 가락을 통해 대표적인 눈대목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공연은 이은비 소리꾼의 흥보가 중 '첫째 박 타는 대목'으로 막을 올린다. 흥보가 다리를 다친 제비를 돕고, 제비가 물어온 박씨를 심으니 자란 박에서 온갖 금은보화가 쏟아지는 장면을 담고 있다. 동초제 소리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정확한 사설과 부침새를 바탕으로 짜임새 있게 구성된 소리에 소리꾼의 개성 있는 재담을 더해 구수한 입담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어 김연옥 소리꾼의 춘향가 중 '이별가 대목'이 펼쳐진다. 춘향가의 '눈대목'이라 불릴 만큼 가장 있기 있는 대목 중 하나다. 백년가약을 맺은 춘향과 이몽룡이 몽룡의 이사로 헤어지게 되는 장면으로, 정자 '오리정'에서 서로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이별하는 애처로운 대목이다. 극중 인물의 비애를 담은 계면조로 짜여있으며, 몽룡에 대한 춘향의 애틋함이 담겨있다.
마지막으로 장영한 소리꾼의 심청가 중 '심봉사 눈 뜨는 대목'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황후가 된 심청이가 홀로 남은 부친을 보고픈 애절한 마음에 마련한 황성 맹인잔치에 심봉사가 참석하고, 황후가 돼 나타난 심청이를 보고 싶은 간절함에 눈을 뜨게 되는 장면이다. 심청가의 대미를 장식하는 필수불가결한 대목으로, 심봉사의 감정선에 따라 느린 장단인 중모리장단부터 박진감 넘치는 자진모리장단까지의 다채로운 빠르기로 구성됐다.
이날 공연은 도경한 고수의 북장단으로 감상할 수 있다.
판소리 감상회는 전체관람가로 티켓 가격은 전석 1만원이다. 예매는 광주예술의전당 누리집 또는 티켓링크를 통해 가능하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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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이른 폭염'...예술이 전하는 '기후위기'의 경고 김수진 작 'Figverse' 기후 위기가 사람들의 삶을 위축시키고 있다.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추운 것이 당연했던 일상이 이제는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의 재난'으로 변하고 있다.최근 지속되고 있는 '수상한 폭염' 역시 기후위기의 경고다. 지난 수년 동안 우리나라 주요 도시 폭염일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지속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평균 최고 기온 상승에 따른 폭염의 강도 역시 예외는 아니다.무등현대미술관이 지난 2013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환경미술제는 자연의 소중함과 보전의 필요성을 일깨우기 위한 기획전이다. 폭염과 폭우, 산불과 지진 등이 우연히 일어난 '재해'가 아니라 '인재'라는 사실을 깨닫고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관계를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데 뜻을 두고 있다.올해 11회를 맞는 환경미술제는 'Whispers of Nature-자연의 속삭임, 숨결부터 균열까지'를 주제로 지난 4일부터 8월 24일까지 개최한다. 전시회에서는 '숨결'과 '균열'이라는 두 개의 흐름을 중심으로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예술적 감각으로 환기시키고 있다.전반부 '숨결'에서는 김수진, 선민정, 송필용, 이석중 작가가 참여해 자연의 본질적 아름다움과 생명력, 일상의 평온함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인다.엄기준 작 '귀신고래'김수진은 무화과와 무화과말벌 사이의 공생 관계를 통해 생명과 순환, 그리고 존재 간의 필연적 연결성을 탐구하는 작가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무화과 시리즈의 초기부터 후기까지의 작업 흐름을 보여주는 세 작품을 내놓는다. 초기작 '어느날'은 일상 속 자연의 무심한 아름다움을 포착하고, 중기 '삶-하루'는 생명의 하루를 시간의 색으로 기록한다. 후기작 'Figverse'는 모든 생명이 하나의 우주로 연결돼 있음을 표현하고 있다.이석중 작가는 작품 '삶-동행'에서 메타세쿼이아의 푸른 생명력을 거침없는 붓질로 풀어내면서 그 위를 유유히 나는 백로를 통해 자연이 선사하는 평온과 치유의 순간을 보여준다. 특히 전시 공간은 은은한 어둠 속에서 새들의 지저귐이 퍼져나오는 사운드 연출을 더해 관람객이 오감으로 작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고요한 숲길을 거니는 듯한 몰입감은 자연의 '숨결'을 느끼게 하며 궁극적으로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를 극대화시킨다.송필용 작 '물의 서사-소쇄'.송필용 작가는 '물의 서사-소쇄'를 내놓는다. 그는 수직으로 떨어지는 폭포를 강렬한 색상대비와 물감이 흐르고 튀는 자취를 통해 물의 순환성과 자연의 에너지를 시각적으로 구현하면서 현대인의 정서적 치유와 내면의 정화를 드러낸다.선민정 작가는 동양화의 재료와 기법을 사용한 '곶자왈'에서 생명의 흐름과 생성-소멸의 리듬을 화면 위에 섬세하게 표현했다.후반부 '균열'에서는 문선희, 엄기준, 정송규, 조정태 작가가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환경 훼손에 대한 문제의식을 예술적 언어로 응시한다.문선희 작가는 구제역과 조류독감으로 인한 대규모 살처분 현장을 직접 찾아 사진으로 기록했다. 법정 발굴금지 기간이 해제된 매몰지들은 여전히 곰팡이가 피고 온전한 생명력을 갖지 못한다. 작품 '2654', '11800_02' 등은 땅속에 묻힌 생명과 변화된 토양, 썩지 않는 비닐을 사진에 담아 인간이 저지른 흔적을 생생하게 증언한다.조정태 작 '신천하도'.엄기준 작가는 선박사고로 인한 기름유출과 우리가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 등 해양 생태계의 붕괴에 대한 뚜렷한 문제의식을 드러낸다. 화려한 원색과 세밀한 묘사를 통해 아름다워 보이는 화면은 해양 생명들이 겪는 고통과 파괴의 현실을 직면하게 한다.조정태 작가가 불길에 휩싸인 산과 검게 그을린 땅을 형상화한 '신 천하도(新 天下圖)'는 자연을 파괴해온 인간의 책임을 물으면서도 회복과 재생의 여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정송규 작가는 최근 한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을 주제로 했다. 전체적으로 진한 갈색과 회색의 색조를 사용해 소실된 산림의 황폐함을 시각화하고, 중간 중간 남아 있는 불씨는 경각심을 일깨워준다.전시를 기획한 박우리 학예실장은 "환경미술제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예술적으로 환기하는 기획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자연과의 조화로운 공존과 지속 가능한 미래를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만선기자 geosigi2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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