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피리·세피리·대피리 등 연주

박해민 전주시립국악단 상임단원이 광주에서 피리 독주회를 연다.
박 상임단원은 오는 23일 오후 3시 빛고을 국악전수관에서 '박혜민의 피리 독주회Ⅱ' 무대를 선보인다.
'피리소리'라는 타이틀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에서 박 단원은 총 5곡을 선보인다. 특히 향피리와 세피리, 대피리 등 다양한 종류의 피리 소리를 관객들이 들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첫 곡은 '서용석류 피리산조'로 서용석 명인이 어린 시절부터 평생 배우고 즐겼던 남도 음악의 맛을 피리 선율로 옮긴 산조며 오늘 공연에는 짧은 산조로 연주된다.
두 번째 곡은 '천년만세 주제에 의한 영원'으로 세피리로 연주되는 곡이다. 천년만세는 궁중에서 사용되던 음악으로 수명이 천년만년 이어지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계면가락도드리, 양청도드리, 우조가락도드리 세 개의 곡이 하나로 연주되는 모음곡 형식이며 세피리와 거문고, 건반으로 편성됐다.
세 번째 곡은 '저묾'으로 대피리와 건반의 아름다운 조화를 느낄 수 있는 곡으로 준비했다. 창작곡인 '저묾'은 지나가는 여러 가지의 것들을 되짚어 보며 저물어가는 것들을 대피리의 따뜻한 음역과 피아노의 아름다운 음색으로 함께 조화를 이룬다.
네 번째 곡은 오늘 공연을 위해 작곡가 강솔잎에게 위촉된 초연곡 '여희재'다. 광주 광산구에 전해 내려오는 왕건과 장화왕후에 관한 전설을 소재로 작곡된 이 곡은 연인들의 애절한 사랑 그 이상으로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들, 함께라서 고마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풀어나간다. 향피리와 거문고, 해금, 건반, 퍼커션이 함께 연주된다.
마지막 곡은 '박종선류 태평소 시나위'다. 태평소는 국악기 중 관악기로 분류되는 악기로 궁중음악과 민속음악 등에 폭넓게 쓰이는 악기다. 태평소 시나위와 함께 하는 악기는 건반과 징, 장단Ⅰ, 장단Ⅱ, 퍼커션으로 모든 출연진이 함께 나선다.
이번 공연에는 박선영 광주예술고 교사, 박준호 진도 국악고 교사, 박선호 국립민속국악원 연주단 총무, 정민조 국악무형유산 거문고산조 이수자, 이영미 청암 전국 고수대회 일반부 최우수상 수상자, 강솔잎 대한민국 작곡상 수상자와 함께 한다.
관람료는 무료다. 자세한 사항은 광주 빛고을 국악 전수관로 문의하면 된다.
한편 해남 출신인 박혜민은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국악학과를 졸업 후, 우석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를 졸업하고 전주시립 국악단의 상임단원으로 역임하고 있다. 박혜민은 국가 무형 유산 피리정악 및 대취타 이수자이며 전주교육대학교 전통음악과정 및 황학 국악 관현악단 피리 강사를 비롯해 광주예술고등학교 강사, 순창 청소년 무지개 오케스트라 피리 강사로 국악 교육에 이바지하고 있으며 피리를 주제로 한 협연과 다수의 해외 공연, 국내외 콘서트 등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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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이른 폭염'...예술이 전하는 '기후위기'의 경고 김수진 작 'Figverse' 기후 위기가 사람들의 삶을 위축시키고 있다.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추운 것이 당연했던 일상이 이제는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의 재난'으로 변하고 있다.최근 지속되고 있는 '수상한 폭염' 역시 기후위기의 경고다. 지난 수년 동안 우리나라 주요 도시 폭염일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지속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평균 최고 기온 상승에 따른 폭염의 강도 역시 예외는 아니다.무등현대미술관이 지난 2013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환경미술제는 자연의 소중함과 보전의 필요성을 일깨우기 위한 기획전이다. 폭염과 폭우, 산불과 지진 등이 우연히 일어난 '재해'가 아니라 '인재'라는 사실을 깨닫고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관계를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데 뜻을 두고 있다.올해 11회를 맞는 환경미술제는 'Whispers of Nature-자연의 속삭임, 숨결부터 균열까지'를 주제로 지난 4일부터 8월 24일까지 개최한다. 전시회에서는 '숨결'과 '균열'이라는 두 개의 흐름을 중심으로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예술적 감각으로 환기시키고 있다.전반부 '숨결'에서는 김수진, 선민정, 송필용, 이석중 작가가 참여해 자연의 본질적 아름다움과 생명력, 일상의 평온함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인다.엄기준 작 '귀신고래'김수진은 무화과와 무화과말벌 사이의 공생 관계를 통해 생명과 순환, 그리고 존재 간의 필연적 연결성을 탐구하는 작가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무화과 시리즈의 초기부터 후기까지의 작업 흐름을 보여주는 세 작품을 내놓는다. 초기작 '어느날'은 일상 속 자연의 무심한 아름다움을 포착하고, 중기 '삶-하루'는 생명의 하루를 시간의 색으로 기록한다. 후기작 'Figverse'는 모든 생명이 하나의 우주로 연결돼 있음을 표현하고 있다.이석중 작가는 작품 '삶-동행'에서 메타세쿼이아의 푸른 생명력을 거침없는 붓질로 풀어내면서 그 위를 유유히 나는 백로를 통해 자연이 선사하는 평온과 치유의 순간을 보여준다. 특히 전시 공간은 은은한 어둠 속에서 새들의 지저귐이 퍼져나오는 사운드 연출을 더해 관람객이 오감으로 작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고요한 숲길을 거니는 듯한 몰입감은 자연의 '숨결'을 느끼게 하며 궁극적으로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를 극대화시킨다.송필용 작 '물의 서사-소쇄'.송필용 작가는 '물의 서사-소쇄'를 내놓는다. 그는 수직으로 떨어지는 폭포를 강렬한 색상대비와 물감이 흐르고 튀는 자취를 통해 물의 순환성과 자연의 에너지를 시각적으로 구현하면서 현대인의 정서적 치유와 내면의 정화를 드러낸다.선민정 작가는 동양화의 재료와 기법을 사용한 '곶자왈'에서 생명의 흐름과 생성-소멸의 리듬을 화면 위에 섬세하게 표현했다.후반부 '균열'에서는 문선희, 엄기준, 정송규, 조정태 작가가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환경 훼손에 대한 문제의식을 예술적 언어로 응시한다.문선희 작가는 구제역과 조류독감으로 인한 대규모 살처분 현장을 직접 찾아 사진으로 기록했다. 법정 발굴금지 기간이 해제된 매몰지들은 여전히 곰팡이가 피고 온전한 생명력을 갖지 못한다. 작품 '2654', '11800_02' 등은 땅속에 묻힌 생명과 변화된 토양, 썩지 않는 비닐을 사진에 담아 인간이 저지른 흔적을 생생하게 증언한다.조정태 작 '신천하도'.엄기준 작가는 선박사고로 인한 기름유출과 우리가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 등 해양 생태계의 붕괴에 대한 뚜렷한 문제의식을 드러낸다. 화려한 원색과 세밀한 묘사를 통해 아름다워 보이는 화면은 해양 생명들이 겪는 고통과 파괴의 현실을 직면하게 한다.조정태 작가가 불길에 휩싸인 산과 검게 그을린 땅을 형상화한 '신 천하도(新 天下圖)'는 자연을 파괴해온 인간의 책임을 물으면서도 회복과 재생의 여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정송규 작가는 최근 한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을 주제로 했다. 전체적으로 진한 갈색과 회색의 색조를 사용해 소실된 산림의 황폐함을 시각화하고, 중간 중간 남아 있는 불씨는 경각심을 일깨워준다.전시를 기획한 박우리 학예실장은 "환경미술제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예술적으로 환기하는 기획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자연과의 조화로운 공존과 지속 가능한 미래를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만선기자 geosigi2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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