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개최…내년 3월10일까지
상형토기·토우장식 토기 통해
고대 내세관·장례 문화 등 살펴
이건희 컬렉션 말모양 뿔잔
'국보' 토우 장식 장경호 등
미디어 활용 전시, 재미 선사

지난 3월, 해남에서는 독특한 유물이 발굴됐다. 읍호리 고분군에서 출토된 부뚜막 모양 토기이다. 이 무덤에서는 조리용 토기도 함께 발굴돼 눈길을 모았다. 음식을 만든다는 것은 삶을 이어간다는 의미이기에 고분군에서의 부뚜막 모양 토기의 발견은 고대 사회의 사후세계관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이처럼 무덤에 넣어진 토기들은 단순히 기물임을 떠나 역사와 문화, 당시의 생활상을 담는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상형토기와 토우장식 토기를 통해 우리 고대 사회의 내세관을 이해해보는 전시가 광주에서 열린다. 12일 개최하는 국립광주박물관 특별전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상형토기와 토우장식 토기'.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해 호응을 얻었던 전시이자 두 번째로 선보이는 순회전이다.
주요 전시품으로는 국보인 경주 계림로 출토 토우장식 항아리(장경호), 최근 발굴한 해남 읍호리 고분군 출토 부뚜막 모양 토기, 故이건희 회장 기증품인 말모양 뿔잔 등이 선보여져 눈길을 모은다.
전시는 상형토기와 토우장식 토기로 나누어 구성된다.

상형토기는 특정 사물이나 인물, 동물을 묘사해 만든 토기이다. 대부분 잔이나 주자와 같이 기능적으로 만들어져 제의에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새 모양. 하늘과 땅을 자유롭게 오가는 존재에 옛 사람들은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추측된다. 뿔 모양의 뿔잔도 대표적 상형토기이다. '삼국유사'에 담긴 탈해왕조 이야기를 통해 뿔잔은 영험한 힘을 가진 것으로 해석된다.
뿐만 아니라 집 모양 토기는 당시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으며 등잔 모양 토기와 해남 읍호리 출토 부뚜막 모양 토기 등은 고대 사회의 내세관을 엿볼 수 있다. 한 인물의 죽음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세계로 연결된다는 믿음이 있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이어지는 토우장식 토기 전시는 1926년 경주 황남동 유적에서 수습한 토우장식 토기를 다수 만날 수 있다. 토우장식 토기는 작은 흙인형인 토우를 토기 겉에 붙여 장식한 것을 의미한다. 앞서 만난 상형 토기가 주자나 잔에서 보통 발견됐다면 토우장식 토기로는 접시나 목이 긴 항아리, 굽다리 접시 뚜껑이 많이 발견된다. 특히 토우장식 토기는 고위층 무덤이 아닌 좀 더 작은 무덤에서 많이 확인되고 있어 최상위층의 물품이 아닌 일반적으로 사용된 의례용품으로 해석된다.

작디 작은 토우에서는 가면을 쓰고 춤을 추는 사람들, 관악기를 불고 있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당시의 복식 등도 확인할 수 있어 재미를 더한다.
특히 토우장식 토기 전시 파트에서 눈에 띄는 것은 미디어를 활용한 흥미로운 전시 방법이다. 토우 장식 토기를 각각의 이야기나 특성에 따라 9개의 쇼케이스에 나누어 전시해 집중도를 높였다. 더불어 세 개의 쇼케이스는 투명OLED디스플레이를 사용해 쇼케이스 안에 전시된 토우와 관련된 이야기를 그래픽으로 소개해 전시를 조금 더 쉽고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토기 모양을 본 뜬 요소를 활용해 해당 토기와 관련한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나보는 인터랙션 공간이나 직접 손으로 토기를 만져볼 수 있는 체험공간, 장식품을 점자로 만져볼 수 있는 점자 기기 등이 마련돼 모두가 전시를 가까이서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노형신 국립광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고대의 내세관과 장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전시이다"며 "국립광주박물관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전시품을 선보일 뿐만 아니라 미디어를 다채롭게 활용해 누구나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전시로 구성했으니 많은 분들의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3월 10일까지. 관람료는 무료.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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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주목받는 장애 미술, 광주에 펼쳐진다
정은혜 작 '은혜로운 명화_비너스의 탄생2'
세계적으로 장애예술은 새로운 예술 장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복지적으로 접근권을 보장하는 식이 아닌, 다양성 예술의 한 갈래로 인정 받고 주목받고 있는 추세. 그런 가운데 포용의 도시 광주에 전국의 장애 미술작가들이 모인다. 많은 이들에게 다소 생소한 이들의 작품 세계를 펼쳐 보이며 소통함과 동시에 미술 시장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발걸음이다.2025 광주에이블아트위크가 13일부터 16일까지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박경묵 작 'still rock0103'올해로 3회째인 이번 행사는 광주·전남 60여 명의 작가를 포함해 220명의 전국 장애 작가가 참여, 출품한 8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참여 작가 면면을 살펴보면 시각장애 벌룬룬아티스트 고홍석, 운보 김기창 이후 청각 장애를 딛고 자신만의 작업 세계를 펼치고 있는 허진·허욱·전동민, 사지마비에도 화폭에서만큼은 자유로이 나래를 펼치는 최지현 작가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작가들이 대거 작품을 선보인다.이미 미술시장에서 유명한 장애 작가 뿐만 아니라 꾸준히 자신만의 작업을 꾸려온 작가들이 참여하며 보다 많은 컬렉터의 유입을 위해 비장애 유명 작가도 뜻을 함께한다. 이를 통해 이번 행사가 작가들에게는 작가 간뿐만 아니라 관람객과의 교류 무대로, 관람객에게는 새로운 발견의 기회로 역할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전시 기회가 제한적이었던 환경 속에서도 꾸준히 작업해온 신진 작가들에게는 자신의 예술적 가능성을 재확인하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박정일 작 'Family(가족)'행사 첫날 열리는 개막식도 흥미롭다. 강원래 작가와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출연하기도 했던 정은혜 작가가 참여하는 것. 이들은 이날 '예술로 다시 걷는 삶'을 주제로 특별 아트토크를 갖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나누고 관객들과 소통한다.특별한 대형 퍼포먼스도 이어진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과 2018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인상적 퍼포먼스를 펼쳤던 석창우 화백이 장애예술인들과 함께 '경계 없는 예술'이란 메시지를 전할 계획이다.지난 행사와 이번 행사가 다른 점은 실질적 미술 시장으로 역할하기 위해 'ESG 아트 파트너십'을 기획, ESG 브랜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임직원 참여 프로그램을 패키지로 구성해 지역 기업 등이 동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세제 혜택 최적화 프로그램 또한 작품 구매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전동민 작 '광주전경'성공적인 행사 운영을 위한 지역 오피니언 리더들의 협업 또한 눈길을 모은다. 평소 지역 화단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관심을 기울여 온 이들이 조직위를 구성한 것. 구제길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이 조직위원장을 맡았으며 조직위는 사회복지 분야, 경제 산업 분야, 교육 전문 분야로 구성했다. 각 분야에는 이상철 광주아너소사이어티 회장·최명숙 현대병원 원장, 조덕선 SRB미디어그룹 회장·정찬권 신우신협 상임이사장·임철수 한성종합조경 대표이사, 김현철 학교법인 죽호학원 이사장·최정섭 광주광역시 의사회장·임선숙 변호사 등 총 8명의 위원이 활동한다. 이들은 지역 사회 내 각 분야에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행사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알리고 행사 운영을 지원하며 뜻을 함께한다.행사에 앞서 시민에게 에이블아트위크를 알리는 2회의 프리뷰전도 지난달과 이달 열린 바 있다. 예술에 관심이 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잦은 양림동과 시립미술관에서 열린 프리뷰전에서는 장애예술인들의 다양한 시선을 시민과 공유했다.허진 작 '유목동물+인간-문명'지난달에는 '인권과 예술포럼'을 열고 장애예술인 작품의 시장 진입 전략을 고민하기도 했다. 예술계, 미술시장 등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브랜딩부터 제도 개선까지 논의하며 광주에이블아트위크가 참여를 넘어 실질적 시장 진입로가 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이번 행사를 주최하는 전자광 ㈔광주장애인예술인협회 대표는 "광주는 일본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로 장애 예술에 있어서는 아시아에서 선도적인 도시이다"며 "광주에이블아트위크가 이러한 광주의 위상을 더욱 높이고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디딤돌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한편 개막식은 13일 오후 5시이며 아트토크는 오후 3시30분 열린다. 관람료는 무료.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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