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8~19일 광주예당 대극장
아기자기한 프랑스 발레의 묘미
폴란드·헝가리 민속무용 '눈길'

19세기 후반 낭만발레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코펠리아'의 무대가 20여 년 만에 펼쳐진다.
광주시립발레단은 1997년 초연, 2002년 재공연으로 선보였던 희극발레의 대표작 '코펠리아' 전막 공연을 내달 18일 오후 7시30분과 19일 오후 3시, 오후 7시 30분 총 3회에 걸쳐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선보인다.
19세기 낭만발레 걸작 중 희극 발레의 대표작인 '코펠리아'는 연금술을 즐기는 괴짜 과학자 '코펠리우스'가 만든 인형인 '코펠리아'를 마을 사람들이 살아있는 사람으로 착각하면서 일어나는 유쾌한 이야기이다. 낭만발레의 마지막 작품으로 아기자기한 프랑스 발레의 묘미를 느낄 수 있으며, 뛰어난 음악과 다채로운 춤, 화려한 의상과 장치, 연극적인 이야기 전개와 19세기의 유행했던 자동인형에 대한 당대 사람들의 로망을 엿볼 수 있다.

이 작품은 폴란드 민속무용인 '마주르카'와 헝가리 민속무용인 '차르다쉬'를 역사상 최초로 발레에 등장시켰다. 효과적으로 사용된 '차르디쉬'는 그 이후의 거의 모든 전막발레 작품에는 디베르티스망(여흥 또는 오락성을 고조시킨 장면)이라는 새로운 형태가 덧붙여져 각국의 민속무용을 발레에 접목해 무대화하는데 시초가 됐다.
'코펠리아'는 음악과 무용이 밀접하게 얽혀 있다. 특히, 음악을 들으면 발레의 동작 하나하나가 연상될 만큼 혼연일체를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음악으로 유명하다. 또한 무용수에게 고도의 연기력을 요구하는 작품으로 연극적 요소가 뛰어난 작품이다. 코펠리우스와 스와닐다, 프란츠의 마임 장면은 관객들의 흥미와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번 공연은 박승유 지휘자의 지휘와 카메라타전남의 오케스트라 연주로 안무, 음악, 무대까지 3박자를 모두 갖출 예정이다.
티켓은 R석 3만원 S석 2만원 A석 만원으로 7세 이상 관람(초등학생 이상) 가능하며, 선예매는 23일, 일반 예매는 24일 광주예술의전당 누리집과 티켓링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한편, 광주시립발레단은 차기 정기공연으로 제139회 정기공연으로 성탄 발레 '호두까기 인형'을 오는 12월 20일부터 22일까지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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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이른 폭염'...예술이 전하는 '기후위기'의 경고 김수진 작 'Figverse' 기후 위기가 사람들의 삶을 위축시키고 있다.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추운 것이 당연했던 일상이 이제는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의 재난'으로 변하고 있다.최근 지속되고 있는 '수상한 폭염' 역시 기후위기의 경고다. 지난 수년 동안 우리나라 주요 도시 폭염일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지속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평균 최고 기온 상승에 따른 폭염의 강도 역시 예외는 아니다.무등현대미술관이 지난 2013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환경미술제는 자연의 소중함과 보전의 필요성을 일깨우기 위한 기획전이다. 폭염과 폭우, 산불과 지진 등이 우연히 일어난 '재해'가 아니라 '인재'라는 사실을 깨닫고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관계를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데 뜻을 두고 있다.올해 11회를 맞는 환경미술제는 'Whispers of Nature-자연의 속삭임, 숨결부터 균열까지'를 주제로 지난 4일부터 8월 24일까지 개최한다. 전시회에서는 '숨결'과 '균열'이라는 두 개의 흐름을 중심으로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예술적 감각으로 환기시키고 있다.전반부 '숨결'에서는 김수진, 선민정, 송필용, 이석중 작가가 참여해 자연의 본질적 아름다움과 생명력, 일상의 평온함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인다.엄기준 작 '귀신고래'김수진은 무화과와 무화과말벌 사이의 공생 관계를 통해 생명과 순환, 그리고 존재 간의 필연적 연결성을 탐구하는 작가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무화과 시리즈의 초기부터 후기까지의 작업 흐름을 보여주는 세 작품을 내놓는다. 초기작 '어느날'은 일상 속 자연의 무심한 아름다움을 포착하고, 중기 '삶-하루'는 생명의 하루를 시간의 색으로 기록한다. 후기작 'Figverse'는 모든 생명이 하나의 우주로 연결돼 있음을 표현하고 있다.이석중 작가는 작품 '삶-동행'에서 메타세쿼이아의 푸른 생명력을 거침없는 붓질로 풀어내면서 그 위를 유유히 나는 백로를 통해 자연이 선사하는 평온과 치유의 순간을 보여준다. 특히 전시 공간은 은은한 어둠 속에서 새들의 지저귐이 퍼져나오는 사운드 연출을 더해 관람객이 오감으로 작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고요한 숲길을 거니는 듯한 몰입감은 자연의 '숨결'을 느끼게 하며 궁극적으로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를 극대화시킨다.송필용 작 '물의 서사-소쇄'.송필용 작가는 '물의 서사-소쇄'를 내놓는다. 그는 수직으로 떨어지는 폭포를 강렬한 색상대비와 물감이 흐르고 튀는 자취를 통해 물의 순환성과 자연의 에너지를 시각적으로 구현하면서 현대인의 정서적 치유와 내면의 정화를 드러낸다.선민정 작가는 동양화의 재료와 기법을 사용한 '곶자왈'에서 생명의 흐름과 생성-소멸의 리듬을 화면 위에 섬세하게 표현했다.후반부 '균열'에서는 문선희, 엄기준, 정송규, 조정태 작가가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환경 훼손에 대한 문제의식을 예술적 언어로 응시한다.문선희 작가는 구제역과 조류독감으로 인한 대규모 살처분 현장을 직접 찾아 사진으로 기록했다. 법정 발굴금지 기간이 해제된 매몰지들은 여전히 곰팡이가 피고 온전한 생명력을 갖지 못한다. 작품 '2654', '11800_02' 등은 땅속에 묻힌 생명과 변화된 토양, 썩지 않는 비닐을 사진에 담아 인간이 저지른 흔적을 생생하게 증언한다.조정태 작 '신천하도'.엄기준 작가는 선박사고로 인한 기름유출과 우리가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 등 해양 생태계의 붕괴에 대한 뚜렷한 문제의식을 드러낸다. 화려한 원색과 세밀한 묘사를 통해 아름다워 보이는 화면은 해양 생명들이 겪는 고통과 파괴의 현실을 직면하게 한다.조정태 작가가 불길에 휩싸인 산과 검게 그을린 땅을 형상화한 '신 천하도(新 天下圖)'는 자연을 파괴해온 인간의 책임을 물으면서도 회복과 재생의 여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정송규 작가는 최근 한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을 주제로 했다. 전체적으로 진한 갈색과 회색의 색조를 사용해 소실된 산림의 황폐함을 시각화하고, 중간 중간 남아 있는 불씨는 경각심을 일깨워준다.전시를 기획한 박우리 학예실장은 "환경미술제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예술적으로 환기하는 기획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자연과의 조화로운 공존과 지속 가능한 미래를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만선기자 geosigi2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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