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일 갤러리 관선재
운주사 불상·탑 담은 작품
"크고 유명한 불상 보다는 투박하지만 민초들의 신앙심과 소망이 간절하게 담긴 불상이나 탑을 그렸지요. 조형미는 떨어질지 모르나 그 간절함이 크게 다가오더라구요."
오는 20일 궁동 예술의 거리에 자리한 갤러리 관선재에서 23번째 개인전 '돌부처 드로잉'을 갖는 김준호 화백은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가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돌부처와 소나무를 드로잉한 것들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제작한 신작 50여점이다. 주로 콩테로 그렸던 것을 이번에는 먹을 사용해 그린 것이 특징이다.
김 화백은 "드로잉이 쉬운 것 같아도 종이와 연필의 궁합을 맞춰야 완성도 있는 드로잉이 완성되는데 이번에는 먹을 처음으로 사용해봤다"며 "화선지에 먹을 사용하면 먹이 너무 번져 수채화 종이를 사용했고 붓은 양모가 아닌 유화에 사용되는 돼지털 붓을 사용해 특유의 느낌을 살렸다"고 말했다.
그가 운주사 불상을 찾게 된건 1990년대이다. 1986년 발병한 대장암으로 인해 생업과 작품 활동을 접고 5년 동안 항암에 전념할 때였다. 유홍준의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를 읽고서 운주사의 특별함에 말 그대로 '꽂히게' 됐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불상이며 탑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단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이같은 운주사의 모습에 반해 그는 운전면허를 취득, 운주사를 수시로 다니며 경내 곳곳의 불상과 탑 등을 현장에서 그렸다.
김 화백은 "종교적 이념으로 접근했다면 조형적으로 타고난 조각들에 심취했을 테지만 나는 아니다"며 "조각에 담긴 우리 민초들의 간절함이 완성도나 조형미 보다 내게는 중요했고 더욱 와닿았다"고 설명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드로잉에는 운주사의 상징이나 다름 없는 와불은 찾아볼 수 없다. 윗부분이 깨져있는 '불두' 조각이나 돌덩이를 다듬지 않고 그대로 얹어 만든 '거지탑' 등이 주인공이다.
당시 큰 병을 이겨냈던 그이기에 이같은 민초들의 마음이 더욱 크게 다가왔을 테다. 30여년이 지나 여든 중반을 넘긴 지금은 언제까지 가능할 지 모르는 회화작업에 대한 소중함과 간절함이 투박한 불상에 투영됐다.
"제 회화의 특징은 남도의 서양화 화풍과는 달리 한국적 서정을 표현한 것에 있습니다. 이번 드로잉 또한 먹의 사용이나 소재 표현에서 이같은 특징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당시 민초들이 간절함으로 불상과 탑을 남겼던 것처럼 저 또한 언제까지 가능할지 모를 회화에 대한 열정과 간절함을 작품에 담았습니다."
전시는 오는 20일부터 26일까지.
김혜진기자 hj@mdilbo.com
- 전통과 현재가 이어가는 무형유산의 생명 국립남도국악원 '국악이 좋다' 웹포스터 달빛아래 가야금과 춤의 어울림으로 인연과 화합의 장을 선물하는 공연이 펼쳐진다.국립남도국악원은 오는 14일 오후 3시 대극장 진악당(전남 진도)에서 국립무형유산원 예능풍류방 레지던시 작품 초청공연 ‘월하금무(月下琴舞)’를 개최한다.이번 공연은 국가무형유산 전승자를 대상으로 기획된 무대다. ‘월하금무’는 ‘달빛 아래 삶을 비추듯 가야금과 춤의 어울림’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무대는 국가무형유산 가야금산조·병창 이수자 오경희 명인과 국가무형유산 승무 이수자 김연정 명무를 중심으로 가야금과 한국무용을 선보인다.국립남도국악원 '월하금무' 공연 모습가야금과 춤의 만남을 보여주는 영상으로 막이 오른다. 이어 서공철 산조 중 단절된 가락을 복원한 ‘13현 가야금산조’를 연주한다. 서공철 산조가 가지고 있는 리듬 운영의 화려한 특징을 되살려 오경희의 해석을 담아 13현 가야금에 새로운 가락으로 구성한 음악이다. 50년 동안 가야금으로 터득한 삶의 희로애락의 깊이 있는 무게를 가야금 선율로 느낄 수 있다.다양한 장단에 추는 춤과 북놀음까지 담고 있는 ‘승무’는 전통춤의 법무이자 백미로 꼽힌다. 한영숙류 이애주맥으로 이어진 승무는 단아하고 기품 있는 정중동 미학과 역동적인 신명의 정수를 담고 있어, 생명이 나고 자라며 기운을 쌓아가고 다시 무의 세계로 돌아가는 순환의 과정을 다채로운 장단 변화를 춤으로 풀어낸다.잇따라 서공철류 가야금산조의 휘모리를 25현 가야금과 퍼커션으로 편곡한 ‘휘모리 주제에 의한 상상’을 선보인다. 서공철류 가야금산조의 특징인 즉흥성이 잘 나타나는 곡으로, 가야금이 솔로로 협연한다.국립남도국악원 '월하금무' 공연 모습함께 펼쳐지는 입춤 형식의 살풀이 기본 춤 ‘본살풀이’는 한영숙류 춤 중 핵심이 되는 춤사위들로 구성, 담백하고 절제된 특징을 가지고 있다.이어 ‘상주아리랑’, ‘밀양아리랑’, ‘진도아리랑’을 연결해 편곡한 ‘아리랑연곡’,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태평춤’으로 무대의 막을 내린다. 공연은 무료이며, 공연 전후 진도읍사무소와 국악원, 오산초등학교(고군면)를 거쳐 회동(신비의 바닷길) 등 국악원을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를 제공한다. 또한,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을 위해 11월까지 공연 스탬프 쿠폰 이벤트를 진행하여 참여한 관람객들에게 소정의 기념품을 제공한다. 공연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국립남도국악원 누리집(https://jindo.gugak.go.kr), 또는 전화(061-540-4042, 장악과)로 안내받을 수 있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 · 클래식으로 전해 듣는 건축물의 빛과 그림자
- · 광주비엔날레-무등일보 협업 '당신의 무등' 선보인다
- · 아시아를 사로잡은 아름다운 선율
- · 유네스코 등재된 전통 예술 만나보자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