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향·광주시립발레단 무대
작품성·인지도 높아 관람객 '호평'
소극장은 '11시 음악산책' 등 인기
국악관현악단 무대 외면 아쉬움

올 상반기 광주예술의전당(이하 '광주예당')을 찾은 광주 시민들은 자체 기획공연과 광주시립교향악단(이하 '광주시향'), 광주시립발레단(이하 '시립발레단')의 무대에 가장 많은 호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체 기획공연 가운데 화제의 예술가를 초대해 꾸민 '포시즌(For Season)', '포커스(Focus)', '11시의 음악산책'이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광주예당의 '올 상반기(1~6월) 공연 관람객'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극장에서 진행된 광주예당·시립예술단 무대 중 가장 높은 객석 점유율을 기록한 작품은 지난달에 진행된 '기획공연 포시즌'의 세 번째와 네 번째 무대였다. 지난달 진행된 포시즌의 공연은 '조성진 피아노 리사이틀'과 '임윤찬 피아노 리사이틀'로, 대극장 1천517석(장애인석 포함) 중 각각 1천496석과 1천501석을 채우며 98%의 객석 점유율을 차지하는 등 만석에 가까운 기록을 세웠다. 지난 2020년부터 시작된 '기획공연 포시즌'은 국내·외에서 최고의 예술성으로 인정받고 작품성과 인지도에서 손색없는 공연을 엄선해 소개하는 프로그램으로, 동시대 음악계에서 가장 각광받는 무대를 만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광주시립예술단 가운데에는 광주시향과 시립발레단의 작품이 눈에 두드러진 성적을 기록했다. 광주시향이 지난 2월 이병욱 지휘자, 이진상 피아니스트 등과 진행한 '제381회 정기연주회-No.2', 지난 4월 개최한 '시립교향악단 제383회 정기연주회-교향악축제 프리뷰:Babi Yar', 홍석원 지휘자와의 마지막 무대였던 '제385회 정기연주회-헌정'은 1천명 이상의 관객을 맞았다. 지난 5월 총 3회차에 걸쳐 펼쳐진 시립발레단의 '제137회 정기공연-DIVINE'무대는 평균 686명이 관람했다. 앞서 공연 'DIVINE'은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발레라는 장르로 풀어내 지난해 월간 '몸' 주관 무용예술상 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발레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반면,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과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의 공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다소 아쉬웠다. 지난 3월 열린 시립국악관현악단 '제137회 정기연주회-새로운 30년, 그 서막을 열다' 무대와 지난달 펼쳐진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의 '제142회 정기연주회-모차르트 레퀴엠'은 각각 창단 30주년 맞이 공연과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해 준비한 작품임에도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와 함께 지난 상반기 광주예당 소극장에서 진행된 광주예당·시립예술단 공연은 음악회 기획공연이 높은 객석 점유율을 차지했다. 특히 '포커스'와 '11시 음악산책'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지난달 22일 진행된 '포커스 3-터치드'는 소극장 총 464석(장애인석 포함) 중 422석을 채워 9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앞서 4월 진행된 '포커스-너드커넥션 콘서트' 역시 87%에 달하는 점유율을 보였다. 관객들이 다양한 예술 장르를 접하고 친근하게 향유하도록 하는 데에 초점을 맞춰 기획된 '포커스'는 지난 2020년 기획돼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제 음악 콩쿠르의 최신 수상자 무대를 통해 연주 발전사와 경향을 알아보는 한편, 스토리와 음악이 함께하는 음악극을 통해 마음과 귀의 감수성을 키우는 기획공연으로 가족단위의 관람객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매월 마지막 주 오전 11시 진행되는 '11시의 음악산책'의 인기도 뜨거웠다. 올해 상반기에는 김영하 소설가와 배우 강석우가 진행했으며, 각각 404석(87%)과 372석(80%)을 채웠다. '11시 음악 산책'은 콘서트 가이드의 해설과 솔리스트, 앙상블의 연주로 관객들에게 클래식 감상의 길잡이가 돼주는 기획 공연이다.

시립예술단의 공연 중 주목할 만한 무대로 시립발레단을 꼽을 수 있다. 지난 3월 8일부터 9일까지 이틀간 3회에 걸쳐 펼쳐진 '기획공연 발레살롱 콘서트Ⅰ'은 18세기 유럽의 '살롱'을 콘셉트로, 관객이 발레 작품에 대해 친숙하게 느끼며 문화 예술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공연으로 눈길을 끌었다.
광주예당 관계자는 "현재 소규모로 진행 중인 공연들은 상대적으로 관객들이 적지만 기획공연의 경우 광주에서 쉽게 관람하기 어려운 화제의 공연으로 기획되고 있어 감사하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있다"며 "하반기에는 서울시립교향악단 공연, 광주시향 야외공연 등이 준비돼있고, 10월에는 '그라제 축제'가 나흘간 펼쳐져 김필 등의 유명 가수들이 출연할 예정이므로 지속적으로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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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 예술과 5월 광주의 교차 지점 바라보다
강수지·이하영 작 ‘독버섯’광주의 5월은 ‘너무 견고해 무너뜨릴 수 없을 것 같은’ 사회를 ‘보잘 것 없는 줄 알았던’ 목소리가 변화를 촉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희망이자 용기이다. 동시대 예술도 그렇다. ‘완전한 것들’로부터 틈을 발견하고 이를 이야기한다.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이하 G.MAP)은 이러한 예술의 저항정신, 참여의식에 초점을 맞추고 광주의 5월과 동시대 예술이 교차하는 지점을 조명하며 오월정신이 동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가치임을 보여준다.이번 전시 ‘완전한 것들의 틈’은 G.MAP이 개관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5·18민주화운동 특별전이다. 우리 지역 청년 작가팀부터 이란, 우크라이나 등 전쟁의 상흔을 안은 채 작업하고 있는 작가들까지 다양한 문화권의 작가들이 참여한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 근현대사 120년 서사시’라 볼 수 있는 첫 번째 섹션부터 역사성이 뚜렷한 두 번째 섹션, 동시대 시각이 더욱 드러나는 세 번째 섹션으로 구성됐다.그중 1층에 자리한 몰입형 미디어아트 작품 ‘민족해방운동사’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민중해방운동사’는 전국의 미술 집단, 대학 미술패가 모인 ‘민족민중미술운동 전국연합 건설준비위원회’가 1989년 3개월 동안 제작한 걸개그림으로 가로 77m의 초대형 작품이다. 동학농민운동부터 5·18민주화운동을 지나 1989년 통일운동까지 우리나라 근현대사 속 민중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던 장면들을 담았다. 서울, 광주, 부산 등 주요 도시에서 전국 순회 전시를 가졌으나 한양대에서 경찰과 백골단에 압수 당한 뒤 소각돼 사라졌다. 이것을 G.MAP이 몰입형 미디어아트 작품으로 복원시킨 것이다. 4개 벽면에서 77m의 초대형 작품이 살아 움직이며 에너지가 극대화된다. 당시의 민중 염원과 숨결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도 하다.G.MAP이 5·18민주화운동 특별기획전 ‘완전한 것들의 틈’을 오는 7월 15일까지 갖는다.2층에서 만나는 두 번째 섹션 전시는 ‘남아공의 피카소’로 불리는 윌리엄 켄트리지가 고국의 아파르트헤이트(유색인종 차별정책)를 러시아 소설로 은유하며 비판, 이같은 부조리함이 어디서든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시작된다. 또 양복을 입고 물물 속에서 걷는 인물을 통해 IMF시대 속 ‘숨 쉬기’ 조차 버겁고 무거운 걸음으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은유하는 이용백의 작품, 지금은 철거되고 사라졌으나 한때는 권력을 상징했던 국군기무사령부 건물을 이 건물 건축 도면을 바탕으로 3D 모델링하며 권력의 덧없음을 나타내는 문경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이념 대립으로 인해 민간인이 학살 당한 국군보도연맹이 일어난 광주·전남 지역의 숨겨진 학살지를 찾아나서는 권승찬의 작품, 기억되어야 할 4·3과 10·19, 5·18이 제거해야할 ‘독버섯’처럼 취급되는 사회적 이해관계의 폭력성을 보여주는 강수지·이하영의 작품은 우리 지역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보다 우리 시대 이야기를 전하는 세 번째 섹션 전시는 전시공간 자체를 광장처럼 꾸미기 위해 가벽을 최소화했다. 직접적으로 말하는 대신 절제해 더 많은 의미를 담고자 수화(手話)로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는 장민승의 작품, 아르헨티나 노동운동에 쓰이는 구호를 외치는 연극배우들의 모습을 매우 느리게 만들어 이들이 짓는 찰나의 표정이나 포즈를 통해 한순간의 집회로 보았던 노동운동자들의 연대를 가만히 지켜보게 만드는 가브리엘라 골더의 작품은 여운을 남긴다.G.MAP이 5·18민주화운동 특별기획전 ‘완전한 것들의 틈’을 기념해 ‘민족해방운동사’를 몰입형 미디어아트작품으로 복원했다.대만의 원시 신앙부터 네온사인 등 현대 문명까지를 포착하며 상이한 존재들이 대립하기 보다는 공존하고 있음을 전하는 처지엔취안의 작품, 40여 개의 서로 다른 국가의 말로 쓰인 ‘나’라는 글자가 결국엔 하나로 연결되는 이미지를 통해 언어와 문화, 국경을 넘어 하나가 되고 있는 현대사회를 보여주는 사하르 호마미의 작품은 우리의 오늘날을 마주할 수 있다.또 우크라이나 작가 올리아 페도로바는 러-우 전쟁으로 인한 상흔을 미처 수확하지 못한 아름다운 해바라기밭을 통해 대비적으로 보여준다. 중간의 짧고 수상한 움직임은 평범했던 풍경이 경계심을 일으키는 일상이 되어버렸음을 암시한다. 거센 강풍에 맞서 숨을 들이 쉬고 내뱉는 퍼포먼스를 담은 그의 또다른 작품은 이같은 행위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며 그럼에도 맞서 하나의 주체로 끝까지 존재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김허경 G.MAP센터장은 “이번 전시는 G.MAP의 첫 5·18 특별기획전으로 오월정신이 시대와 국경을 넘어 보편성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대의 예술가 혹은 다른 나라의 예술가들은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또 이를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살피며 오월정신을 예술적 관점에서 만나보길 바란다”고 말했다.전시는 지난 7일 오픈해 오는 7월15일까지 펼쳐진다.글·사진=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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