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중심 선 '광주 민중미술' 현지 '관심'

입력 2024.06.27. 16:51 김혜진 기자
지난 15일 개막 이상호·전정호
2인전 '저항으로서 민중미술'
'아트인 베를린' 등 언론 주목
"한국 동시대예술서 중요성
과소평가되어서는 안돼" 평가
독일 베를린에서 2인전을 열고 있는 이상호(왼쪽), 전정호 작가가 '백두의 산자락 아래, 밝아오는 통일의 새날이여' 앞에 서 있다.

독일 베를린에서 광주의 민중미술을 선보이고 있는 '국가보안법 구속 1호 미술인' 이상호, 전정호의 2인전이 현지에서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상호, 전정호 2인전 '저항으로서 민중미술'이 독일 베를린 마인블라우 프로젝트라움에서 지난 15일부터 열리고 있는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베를린 미술웹매거진으로 베를린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를 두고 있는 '아트 인 베를린'이 이번 전시를 다룬 기사를 지난 25일 게재해 이목을 이끌었다.

'아트 인 베를린'은 기사를 통해 1970~1980년대 한국의 상황을 설명하며 '백두의 산자락 아래, 밝아오는 통일의 새날이여'를 주목하며 '1987년 제작된 대형 작품이다. 당시 학생이었던 이상호, 전정호가 공동으로 제작한 이 걸개그림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두 학생이 구속되는 사건으로 이어졌다. 이번 전시에서는 1987년 원본이 소각되어 2005년 복제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1990년대 민주주의가 확립되면서 민중미술 운동은 정치적 필요성을 잃은 시대에 이 작품이 다시 제작됐기는 하지만 민중미술 시대의 유일한 작품으로 한국의 동시대예술에서 그 중요성이 과소평가되어서는 안 될 작품이다'고 작품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전시에 참여한 두 작가와 그들이 선보이는 작품에 대해 각각 소개하며 '민중미술은 변화는 가능하며 예술도 그 변화의 일부가 될 수 있음을 확실히 한다'고 전시를 추천했다.

앞서 개막을 하루 앞두고는 현지 신문인 베를리너 모르겐 포스트와 타게스피에겔, 개막일에는 타게스슈피겔지에 전시를 소개하는 기사가 실리는 등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두 작가가 현지에서 선보이고 있는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사의 기념비적 작품인 '백두의 산자락 아래, 밝아오는 통일의 새날이여'를 비롯해 신작을 포함, 20여점으로 채워졌다. 신작은 광주의 5월 뿐만 아니라 통일,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과 국가폭력, 환경·기후 문제 등 다양한 시대 정신이 담겼다.

한국 측 기획자인 독립 큐레이터 정현주 갤러리 포도나무 대표는 "이번 전시가 베를린에서 열리면서 역설적이게도 서구의 기존 예술의 관념이자 규범에 저항하는 민중미술의 전위적인 역할이 다시금 현재적으로 표면화되며 주목을 이끌고 있다"며 "시대의 소명에 대한 두 사람의 헌신적인 예술적 궤적을 따라, 이 전시가 우파의 정치적 성장과 이에 비례하는 전쟁위기의 시대를 마주한 독일과 유럽에 한국 민주화운동의 한 축을 담당했던 '민중미술'의 격렬한 시대정신을 알리고 현재의 정치적 담론과 자유의 기본권에 대한 명확한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현지서 내달 7일까지 이어진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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