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광주 중국집 '춘래원' 무대 배경
"5·18 기억하기 위해 지속공연" 약속
광주의 한 중국집 '춘래원', 중국집 주인 '신작로'는 10년 동안 고생해 마련한 '춘래원'에서 그저 식구들과 지금처럼 소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꿈이다. 그러던 1980년 5월 17일 저녁, 중국집으로 배달 전화 한 통이 걸려 온다. 짬뽕 둘, 짜장 하나, 탕수육 하나. 배달통을 들고 배달을 가던 '만식'은 국가의 명령이라며 공짜로 짬뽕을 내놓으라는 군인들과 마주쳤다. 총까지 겨누며 막무가내로 짬뽕을 뺏으려는 군인들! '만식'과 군인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고 총까지 발사된다. 그날 저녁 방송에서 폭도들이 군인들을 공격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광주 도심은 알 수 없는 일들로 소란스러워진다. 춘래원 밖, 광주의 혼란이 짬뽕으로 벌어진 만식과 군인들간의 싸움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춘래원 식구들은 점점 악화돼 가는 바깥 상황으로 인해 혼란에 빠져드는데…."
악착같이 살아온 중국집 주인 신작로와 춘래원 식구들의 허벌나게 웃기면서 찡한 감동이 동반된 '짬뽕' 같은 이야기가 시작된다.
극단 '산'은 1980년 5월 광주의 상황을 블랙코미디로 재해석한 작품인 연극 '짬뽕'을 오는 6월 2일까지 대학로 미마지아트센터 물빛극장에서 공연한다.
특히 올해 5·18 광주 민주화 운동 44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역사적 사건을 되새기며 공감하는 기회의 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극 '짬뽕'은 비극적 참상이 벌어진 1980년 광주의 상황을 블랙코미디 관점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연극 '짬뽕'의 주인공들은 중화요리 음식점 식구들로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 이들은 '짬뽕' 한 그릇 때문에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벌어졌다고 굳게 믿는다. 이처럼 연극 '짬뽕'의 주인공들은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지 않은 순수한 일반인들이다. 정확한 사건 내막을 알지 못하는 소시민의 일상을 그려내며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무거운 주제를 세밀하게 조명한 부분이 돋보인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기상천외한 상상력이다. 5·18 민주화운동을 주요 소재로 삼고 있으나 평범한 일반인들이 주인공으로 활약한다는 점, 계엄군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 등이 이색적이다. 영문도 모른 채 계엄 상황에 휘말린 광주 소시민들의 입장에서 5·18 민주화 운동을 표현하며 지난 2004년 초연 이후 20년째 사랑을 받고 있다.
연극 '짬뽕'은 매년 봄이 오면 보고싶은 공연으로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현재 대학로에서 성황리에 공연 중이다. 이번 20주년 기념공연에는 오랫동안 주인공 '신작로'로 많은 사랑을 받은 최재섭 배우와 '이병'역과 '만식'역을 거쳐 '신작로'에 도전하는 이원장 배우, '범죄도시 1·2', '더 글로리'의 넝담쌤으로 유명한 허동원 배우가 주인공 '신작로'로 열연한다.
"한편, 극단 산은 아픈 우리 현대사를 기억하는 노력으로 세월호 10주년을 맞아 22일 개봉하는 영화 '목화솜 피는 날'의 영화 티켓을 소지한 관람객에 한해서 50%로 할인 행사(전화예약 후 현장에서 티켓 제시)를 진행하고 짬뽕 공연장 내 설치된 영화 '목화솜 피는 날' 포스터와 '짬뽕' 포스터가 함께 찍힌 사진을 SNS에 업로드 후 제시할 경우에도 50% 할인을 적용한다.
또 대학로 소재 '중국집 만리성'에서 식사를 한 뒤 영수증을 제시할 경우 3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연극 배경이 중화요리 식당 '춘래원'이라는 점에 기인해 기획된 이벤트다. 연극 짬뽕 공연 20주년을 맞아 함께 한 배우들의 인터뷰를 담은 '연극 짬뽕 20주년 기념 프로그램'도 공개된다.
극단 '산' 관계자는 "5·18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이들의 희생은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의 토대가 되었는데 이들의 용기와 희생을 기억함으로써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도록 연극 '짬뽕'을 20년에 걸쳐 선보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5·18 민주화 운동을 오래 기억하고 아픈 역사의 중심에 서 있던 소시민들의 삶을 어루만지기 위해 지속적인 공연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연극 '짬뽕'은 인터파크 티켓과 네이버 등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3·7시, 일요일 오후 3시에 공연이 예정돼 있으며, 월요일 공연은 없다. 가격은 4만원이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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