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에서 예술로 피어오른 광주의 오월

입력 2024.05.12. 17:04 김혜진 기자
■5·18기념전 '다채'
89년부터 이어온 오월미술제
오월전·세미나·광장 토론 등
시립미술관, 소장목판화 선봬
기록관, 그날 금남로 기록한
예술가들 작업 한자리에 펼쳐
문학 모티브로 오월 애도하고
사진·캘리그라피에 담아내기도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기억지도_금남로의 예술가들'

광주의 오월은 그 어느때보다도 뜨겁다. 오월정신을 이어가려는 저마다의 다양한 움직임이 역동적으로 살아움직이는 시간이다. 문화예술계도 매년 5월이면 오월정신을 문화예술로 승화하고 계승하려는 다양한 시도들을 펼친다. 5·18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기록해 온 민중미술을 필두로 다양한 전시들이 도심 곳곳에서 전개되며 시민의 관심을 환기하고 있다.

◆36년 전통의 오월미술제

매년 5월 광주의 오월을 시각예술로 펼쳐온 오월미술제는 이달 한 달 동안 열린다. 민족미술인협회 광주지회가 주관하는 이번 오월미술제는 오월 정신의 근간이 되는 민주주의 초석 동학농민혁명 발발 130주년을 맞아 함께 기념한다.

올해 주제는 'Weave a story From Dot To Dot 1_Reboot'로 지금까지 이어온 시간들을 되돌아보고 새롭게하겠다는 의미다. 주요 행사는 오월전, 기념 학술세미나, 시민과 작가가 함께하는 광장토론, 연대전 등이다.

전일빌딩245 시민갤러리와 은암미술관, 갤러리 Hyun에서 열리는 오월전은 1~16일 진행된다. 이번 오월미술전은 거대 국가권력에 저항했던 혁명의 시발점이자 이후 이어진 여러 항쟁의 초석이 된 동학 정신을 오월미술제의 새로운 경계를 확장하는 시작점으로 잡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한진수 작 '옛 전남도청 전경'

1관인 전일빌딩245 시민갤러리에서 펼쳐지는 전시는 '(願) : 간절히-원하다/ 사람과 만물이 평등하고 존엄한'을, 2관인 은암미술관에서의 전시는 '(結) : 서로-잇다/ 어울렁 더울렁 함께 사는 세상을'주제로 열린다. 3관인 갤러리 Hyun에서의 전시는 2024 오월미술제 여성작가 특별전으로 펼쳐지며 'Harmonious_지극히 조화로운'을 테마로 한다.

오월미술제 부대행사로 준비된 기념 학술세미나는 지난 11일 시립미술관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동시대 새로운 담론으로서 오월미술제의 방향성 찾기'를 관련 전문가들과 오월미술제의 방향성을 함께 고민했다.

시민과 작가가 함께하는 광장 토론은 18일 오전 10시20분부터 5·18민주광장에서 열린다. 오월미술제 참여작가와 시민이 참여하는 자리로 '아직오지 않은 대동세상! 우리가 꿈꾸는 진정한 대동세상은?'을 주제로 이야기 나눈다. 한진수 작가는 '해파 윤상원 518 더하기 1', 박성완 작가는 '062518', 자코모 작가는 '광주 5·18과 이탈리아 볼로냐 학살'에 대해 발제하며 박철우 작가 등이 함께 토론을 펼친다.

한진수 작 '광천동 시민아파트 전경'

◆예술이 기록한 오월 만난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지난 1일부터 '기억지도_금남로의 예술가들'을 기획전시실에서 열고 있다. 이 전시는 5·18 이후 광주 예술가들이 금남로에 펼쳐낸 그날의 기억을 살펴보는 자리다.

시인 김남주, 화가 강연균, 연극연출가 박효선, 사진작가 나경택, 민중음악가 정세현, 천주교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조각설치작가 박정용의 오월이 담긴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김남주의 주요시집과 감옥에서 아내에게 쓴 편지, 육필시, 김호석과 김경주 등 미술인들이 그의 정신을 형상화해 그린 시집 표지 원화 등이 전시되며 80년 오월의 참상을 담아낸 강연균의 회화 작품, 연극 무대를 통해 80년 광주를 드러낸 박효선의 연극 작품 '금희의 오월' '모란꽃' '청실홍실' 아카이브 등도 만날 수 있다. 또 당시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한 나경택의 현장 사진, 인쇄물과 영상을 통해 5·18의 진실을 국내외로 알렸던 천주교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의 자료와 44년에 걸친 시간을 예술로 담아낸 박정용의 조각설치 작품 등이 전시됐다.

전시는 8월 25일까지.

광주전남미술인공동체창작단 작 '횃불시위'

광주시립미술관은 '오월예술 2024 : 목판화_새겨찍은 시대 정신'전을 지난달 19일부터 선보이기 시작해 오는 19일까지 진행한다.

이 전시는 미술관 소장품 중 목판화 작품 75점을 선별해 선보이는 자리로 주요 민중미술 작가인 김봉준, 김억, 김진수, 안한수, 이상호, 이준석, 전정호, 조진호, 홍선웅, 홍성담, 홍성민, 광주전남미술인공동체 창작단의 작품이 전시장을 채운다.

전시는 '형상을 새기다1: 그날'과 '형상을 새기다2: 삶' 등 두 가지 소주제로 구성돼 각각 5·18민주와운동을 소재로 한 작품들과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다룬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김성태 작 '5월'

◆도시 곳곳서 피어나는 오월예술

양림동에 자리한 포도나무 아트스페이스는 기획전 '우리: 「소년이 온다」를 읽다'를 지난 11일부터 펼치고 있다.

기슬기, 신영희, 안향희, 오은미, 정승원 작가가 참여해 이들은 문학을 차용해 각각 자신이 다루는 매체를 통해 각자의 키워드를 배열하고 사유의 시간을 선사한다.

다섯 명의 여성 아티스트는 광주의 오월을 직접 마주친 세대부터 그 바깥세대까지 다양한 세대를 아우른다. 광주에서 나고 자란 이부터 연고가 없는 이까지 저마다 삶의 배경이 다르나 이들은 '애도'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모여 타자의 고통을 껴안으려는 표상을 보여준다.

전시는 7월13일까지.

북구 자미갤러리에서는 한진수 개인전 '5·18+1'이 지난 7일 시작해 17일까지 이어진다.

한진수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지난 10년 동안 5·18 시민군 대변인인 윤상원 열사를 주제로 작업해 온 사진 가운데 주요 사진 60여점을 선보인다. 외국인이나 광주 관광객을 위한 5·18택시운전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한씨는 이번 전시를 통해 80년 5월의 기억과 역사를 사진을 통해 전한다.

또 작가는 윤상원 열사의 발자취를 따라 그가 태어난 천둥마을, 광천동 시민아파트,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 등 광주 오월을 상징하는 곳에서 그 시대에 살았지만 광주의 오월을 알지 못했던 추현경, 5·18유공자의 딸 정민수, 교육을 통해 5·18을 알게 된 유다은과 함께 서로 인터뷰를 하고 각각 다른 세대가 각각 다른 시선으로 담아낸 5·18을 영상으로 제작해 전시한다.

갤러리생각상자가 14일부터 내달 12일까지 진행하는 박성완 작가 초대전 '촛불광장에서 만난 사람들'

갤러리생각상자는 14일부터 내달 12일까지 박성완 작가 초대전 '촛불광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진행한다.

첫 개인전에서 518 최후의 항쟁지가 파헤쳐지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공사현장을 유화의 투박한 질감과 거친 붓질로 담아낸 연작을 선보였던 박성완은 우리 삶의 터전에서 사라지는 것들과 역사적으로 기억하고자 하는 인물 동시대 사람들을 그리는 작가다.

2024 오월미술제 중 36회 오월전 제1전시관 전일빌딩245

이번 전시는 그가 촛불광장에서 만난 시민들의 얼굴을 캐리커처로 1년 반 동안 매달 그린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다.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모였다가 흩어지는 시민들을 기록해 당대의 시대정신과 광주정신을 마주하는 작품들이다.

전시 오픈날인 14일 오후 5시 30분에는 박성완 작가와 김화순 작가의 작가와의 대화가 열려 순간을 기록하는 그의 작업과 광주 정신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예술의거리에 자리한 갤러리 관선재는 캘리그라피스트 장천 김성태 작가 초대전 '광주의 봄'을 갖는다. 14~19일 열리는 이번 전시는 영화 '서울의 봄' 등 영화와 방송 타이틀을 쓰는 작업을 해온 김 작가가 5·18민주화운동 44주년에 맞춰 광주의 봄을 피워내보려는 마음을 담은 3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18일 오후 4시에는 작가 글씨 쓰기 퍼포먼스와 오픈식이 열릴 예정이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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