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여행으로 압축된 생을 바라보다

입력 2024.04.23. 17:36 김혜진 기자
정순이 개인전 '시간으로의 여행' 25일~내달 6일
구상 속 추상 언어 확장 '눈길'
청색조 그림 속 꽃·나비 등에
화려한 채색으로 존재감 부여

독특한 조형언어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펼쳐 온 중견 화가 정순이가 20년 만에 7번째 개인전을 연다. 그동안 천착했던 청색조 그림에 가미한 변화와 함께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작품에서는 그의 예술적 여정과 개인으로서의 삶이 엿보인다.

정순이 개인전 '시간으로의 여행'이 25일부터 내달 6일까지 동구 운림동 우제길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그동안 천착해 온 청색의 색감과 조형적 이미지를 독창적 표현으로 풀어낸 근작들을 위주로 꾸려진다. 그의 작업은 추상언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그의 추상언어는 작업 내용을 암시하고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그의 추상언어는 우연성 보다는 면 분할과 색면 구획 등을 통한 구상적 화면 구조를 통해 펼쳐지는데 현상으로 존재하는 이미지와 작가 내면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며 독특한 그의 세계를 이룬다. 작가는 이를 십분 활용해 다양한 이미지를 구현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기존 옴니버스 형식의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파노라마처럼 연결한 작품을 통해 새롭게 영역을 확장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저마다의 작품 속에는 작가가 걸어온 시간과 길, 예술 여정이 담겼다.

정순이 작 '네 안의 존재', 2006

정순이 작가는 "청색조로 그려낸 존재와 그 이면에 깔린 사유는 시간과 여행으로 압축되는 생에 대한 시선을 담아낸 것"이라며 "구상이면서도 추상성을 담보한 나만의 조형언어로 그림을 보는 이들과 사유와 공감을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영순 미술학박사는 평론을 통해 "예전 그림에서 꽃이 청색조로 도드라지지 않은 채 신비한 존재로 남아 있었다면 이젠 꽃이 화려한 채색으로 빛을 발하며 존재를 확연히 드러낸다. 나비도, 새도 마찬가지다"며 "그 대상이 어떠한 것이건 더 이상 사유의 덩어리로 남지 않고 거기서 빠져나와 자신의 고유한 색을 발하고 있다. 깊고 깊은 실존적 사유를 통하되 그 대상을 사유에서 듬쑥 건져 올린다"고 평했다.

한편 정순이 작가는 조선대 미술교육과와 조선대대학원 순수미술과를 졸업하고 광주미술협회 회장, 광주문화예술미래위원회 위원과 제40회 대한민국미술대전 운영위원장, 광주국제아트페어 집행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부이사장 및 고문, 광주비엔날레 이사, 조선대 겸임 및 외래교수, 광주·전남 여성작가회 회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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