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등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7일 2023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개막하며 62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이번 디자인비엔날레 본 전시는 'Meet Design(디자인을 만나다)'을 주제로 펼쳐지며 오롯이 디자인에 집중하며 정체성을 확고히한다.
본 전시와 함께 광주, 전남 곳곳에서는 다양한 특별전과 기념전이 열리고 시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특히 이들 전시와 프로그램은 무료 진행돼 디자인의 즐거움과 가치를 더욱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특별전과 기념전,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광주·전남 곳곳 특별·기념전
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특별전 '생태미술프로젝트'는 자연 생태와 인간 공존의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는 자리로 작가, 디자이너, 시민, 학생 등이 '생태'를 주제로 한 프로젝트를 갖고 만들어낸 결과물을 선보인다. 중외공원의 사계 밤낮을 동화적으로 담아낸 미디어아트부터 토종 곡물의 가능성 등을 알아보는 작품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관객들을 만난다.
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 특별전 '국제 포스터디자인초대전'은 본 전시관 사이사이 복도를 가득 채운다. 지역 디자이너와 대학생이 참여한 특별전 '디자인 넥서스'는 광주디자인진흥원에서 14일부터 10월14일까지 열린다.
지역 곳곳을 디자인 스팟으로 탈바꿈하게 한 기념전도 눈길을 사로 잡는다.
광주인쇄비즈니스센터에서는 'Design Meet 활자활짝'을 주제로 서남동 인쇄 집적지 소공인들이 수집하고 제작한 2000년대 이전 인쇄·출판물 100여점과 시립도서관 협조로 광주·전남 지역 출판 작가 도서 100여점이 전시된다. 다양한 해외 서적들의 커버 디자인을 살펴볼 수 있는 관련 서적 100여점과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역대 도록·포스터도 눈길을 모은다. 특히 인쇄기반 상품과 굿즈 등 다양한 콘텐츠도 만날 수 있어 흥미를 더한다.
광주 동구미로센터에서는 '순수의 결합_공예 인연을 만나다', 조선대 장황남정보통신박물관에서는 'Re : 제3의 물결', 광주과학기술원 오룡아트홀에서는 '사이언-사피엔스', 나주 한국천연염색박물관에서는 '대지의 소리를 귀담아 듣다'가 열리며 양림동 역사문화마을 일대에서는 '양림 예술 정원 여행'이 펼쳐지며 가을 양림동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누구나 즐기는 시민 프로그램
본 전시관 3관에서는 10일부터 멸종 위기 동물 스티커 컬러링 아트웍과 대형 페이퍼 토이 등 디자인 체험이 메타버스 플랫폼과 동시에 진행된다.
5전시관에서는 '만남과 놀이' 시민 참여형 전시체험이 펼쳐지고 매주 토요일 이벤트홀에서는 '나만이 머그컵 디자인' 체험을 할 수 있다. 주말과 공휴일에 진행되는 전문 강사와 함께 전시를 관람하고 아트 팝업북을 만들어보는 어린이 교육프로그램 '더 리틀 큐레이터', 광주디자인비엔날레 홈페이지에서 참여할 수 있는 어린이 디자인 교육 프로그램 '모모모'도 운영된다.
이달 중순에는 명예홍보대사로 위촉된 EBS 인기 크리에이터 펭수가 관람객과의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 "광주정신 확장하는 기지국됐기를" 첫번째 광주파빌리온을 기획한 안미희 감독. "광주정신을 은유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동시에 광주의 지역성을 보여주는 키워드는 무엇일까 고민했는데 '무등' 밖엔 떠오르지 않더라구요. 이보다 더 적절한 키워드는 없다고 봤죠."제15회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광주관의 첫 감독으로 전시를 선보인 안미희 감독은 지난달 26일 이번 광주관의 주제로 '무등'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지난 1일 막을 내린 이번 광주관은 '무등: 고요한 긴장'이란 주제 아래 펼쳐졌다. 광주의 근간을 무등으로 보고 무등에 대한 이야기를 시간적, 공간적 개념을 넘어 펼쳐냈다. 무등산에서 온 무등을 안 감독은 평등이라 해석했다.그는 "무등이란 말이 말 그대로 '등급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여기서 나아가 '등급을 논할 수 없는 차원'의 경지를 뜻하는 것이 무등이라고 봤다"며 "사실 광주정신은 현 시대 전세계인들이 공감하는 보편적 가치인데 이것을 광주에만 한정해 바라보다 보니 확산이 어려웠던 것으로 봤다. 이러한 광주정신이 좀 더 미래를 향해 나아가길 바랬고 이를 전시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안 감독은 광주정신의 확산, 미래지향성을 위해 전시를 풀어나가는 방식에 신경 썼다.광주정신을 직관적으로 드러내기 보다는 '무등'이란 키워드를 통해 은유함과 동시에 미래 세대인 오월 바깥 세대의 의식과 시각을 담아냈다. 80년 5월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의 작가 뿐만 아니라 기획자 등과 함께 하며 전시를 풀어나갔다. 젊은 세대와의 협업은 이 자체만으로도 광주파빌리온의 레거시가 될 것으로 기대케 한다.또 안 감독은 다양한 영역의 지역 인물들과 협업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무등'에 접근했다. '무등'에 대한 자료 등을 수집하는 실증적 접근으로부터 출발해 이것이 광주의 역사와 문화 전반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보는 기초조사를 연구 콜렉티브인 무등스꼴라와 함께 했으며, 광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젊은 기획자들과 함께 '무등'에 대한 해석 가능성과 광주 5월에 대한 오해와 왜곡을 극복하기 위한 자세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집담회 '월간 무등'을 운영하기도 했다.지난 9월7일부터 12월1일까지 열린 제15회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광주관 전시 전경. '무등: 고요한 긴장'이란 타이틀로 열린 이번 전시는 첫 광주파빌리온이었다.이 과정에서 지역 언론인과의 협업도 이루어져 눈길을 끌었다. 홍보 등에 집중된, 관습적으로 행해져 온 언론과의 협업 양태를 떠나 언론 환경에서 가능한 '무등'에 대한 접근이 이뤄졌다.안 감독은 "현대미술은 동시대를 보여주는 것인데 미디어야말로 동시대 이슈를 다루는 영역이기에 이같은 방식을 진행하게 됐고 이번 전시에서 그 역할이 상당히 컸다"며 "사실 나에게도 생소한 선택이기도 했지만 처음 기획을 할 때부터 미디어와의 협업을 염두에 뒀다"고 설명했다.이렇게 탄생한 작품 '당신의 무등'은 '무등'을 상호로 사용하고 있는 시민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광주시민들에게 상징적인 단어로만 치부됐던 '무등'이란 키워드가 우리 삶 속에 얼마나 스며있는지를 살펴봤다. 이는 전시장의 작품으로도 만날 수 있었지만 무등일보 지면과 유튜브를 통해서도 시민과 교감, 무등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퍼뜨렸다. 광주 시민이 우리 주변에 광주 정신이 다양한 모습으로 생각보다 많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 광주 정신이 '어려운 것' '나와 동떨어진 것'이 아님을 인지하게 했다.그는 이번 광주파빌리온이 광주정신이 퍼져나가는 하나의 '기지국'이 됐기를 바랐다.안 감독은 "광주 정신이 다양한 주파수로 확산되기를 원했고 그래서 다양한 세대, 주체와의 협업을 가졌다. 멀게만 느껴졌던 '광주정신'이라는 것이 사실은 우리 일상 속에 있는 것이고 이것은 전세계적으로 보편적인 가치임을, 이러한 것이 광주의 정체성임을 말하고 싶었다"며 "이와 동시에 이처럼 중요한 광주 정신이 전세계로 확산이 되어야하고 이것이야말로 동시대적인 실천이라고 말한 자리였다. 많은 시민과 광주파빌리온 관람객이 이처럼 느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한편 안미희 감독은 지난 2005년부터 12년 동안 광주비엔날레 재단에서 전시팀장, 정책기획팀장으로 일하며 광주의 미술현장을 누볐다. 이후 한국국제교류재단 글로벌센터 사업부장을 거쳐 경기도립미술관 관장을 역임했다. 이번 광주파빌리온 기획은 공모를 통해 선정, 감독으로 참여하게 되며 이뤄졌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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