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경력 아닌 작품성 중심 평가
올해 4명 선정…생애 첫 전시 지원
시작은 천아트 안미란 작가 '화담전'
"그동안 이타적인 인생을 살아왔다면 이제는 나에게도 무언가 좋은 것을 해주면서 살고 싶다 생각했는데 꽃이 그것을 이뤄줬네요. 꽃과의 밀애를 이어오다보니 개인전이라는 기쁜 소식까지 선물 받았습니다. 모든 것에 감사합니다."
학력이나 경력이 아닌 작품성과 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개인전 경력이 없는 여성들에게 첫 개인전을 지원하는 전남여성가족재단의 지원사업 '여신 나르샤'가 4년차를 맞는 가운데 올해 선정 작가 4명 중 첫 순서로 개인전을 갖게 된 안미란 작가는 전시를 앞두고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목포에서 채색화 개념인 천아트를 펼치고 있는 안미란 작가의 생애 첫 개인전 주제는 '화담전-꽃과 이야기하다'. 전시 주제처럼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40여점의 작품에는 모두 꽃이 활짝 폈다. 화사하지만 단아한, 또 화려한 형형색색의 다양한 꽃들이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꽃은 그의 인생 전반에 걸쳐 가까이 자리하고 있던 존재로 어쩌면 그의 작품 소재가 된 것은 당연한 일로 보이기도 한다.
안 작가와 꽃의 인연은 어린 시절부터 시작됐다. 꽃을 좋아하던 어머니를 위해 아버지가 집 반지하에 지은 유리 온실이 그 시작이다. 당시 보기 드문 여러 선인장과 예쁜 꽃들이 가득한 온실을 어머니와 함께 4남매가 번갈아 물을 주며 가꿨다. 마당과 뒤뜰에는 많은 유실수들이 자리했고 그에게 꽃은 그저 자연스러운 존재였다. 결혼 이후에도 장보러 가서는 반찬 값을 아껴 꽃다발을 사와 밥을 앉혀 놓고 꽃꽂이를 하는 나날들이 이어졌다. 환갑에 가까워졌을 무렵엔 천아트가 우연히 그에게 다가오면서 꽃과의 또다른 인연이 시작됐다.
안 작가는 "어느 날 지인이 자기가 배워 홍매화, 구절초를 그린 차 받침 세트를 선물해주는데 너무 신기했지만 목포에서는 배울 수 없을거라 단념하게 된 적이 있다"며 "그러다 남편과 평화광장을 걷고 있는데 불이 환한 갤러리가 눈에 들어왔다.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김미덕 선생의 화실이었고 그곳에서 천아트를 시작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52세 때는 늦깍이 대학생이 돼 악기와 사회복지를 공부하기도 했던 그는 전공을 바탕으로 자격증 공부를 할 때와는 다른 또다른 즐거움을 맛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스트레스도 다가오지만 신선한 자극이 즐거움으로 다가온다며 웃어보인다.
첫 작품인 구절초를 시작으로 지독히도 꽃에 미쳐 작업을 해온 안 작가는 꽃과 대화를 하는 즐거움으로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그는 "꽃을 천 위에 옮겨 앉히며 나는 창조의 기쁨을 맛본다. 그렇게 정성 다해 그린 꽃그림을 누군가와 나누고 향기 담아 보낼 때 더 없이 기쁘다"며 "이번 개인전을 통해 그 기쁨을 더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눌 수 있게 돼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꽃을 활용한 예술활동을 통해 인생 이모작을 하고 있으니 나는 너무나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성혜란 전남여성가족재단 원장은 "안미란 작가의 손끝에는 세월이 느껴질 만큼 자연의 다채로움이 농축돼 있어 자연 속에서 관람객들이 각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며 "매년 개최되는 여신 나르샤 공모전은 학력, 나이, 수상 여부 등에 상관 없이 오직 작품으로만 평가하기에 삶의 현장에서 예술을 쌓아가고 있는 많은 여성작가들이 이 기회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할 기회를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7월3일부터 9월6일까지 전남여성가족재단 전남여성문화박물관 내 '나르샤 미술관'에서 열린다. 또 전남여성가족재단 공식 유튜브 채널과 블로그에서도 온라인 관람이 가능하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 근현대 건축물서 읽는 우리 삶의 변화 개항 이후 일제 강점기 서양식 근대건축물. 전재홍 작 시간이 흐르며 변화한 사회, 문화, 산업구조에 따라 우리의 삶 또한 많은 부분이 변화했다. 특히 주거, 노동의 공간인 다양한 건축물은 한 시대의 요구와 흐름을 반영한다. 이처럼 시대에 따른 건축물의 변화를 근현대기를 중심으로 살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국립아시아문화전당(전당장 이강현, 이하 ACC)이 아시아문화박물관 기획전 '사진작가가 바라본 근현대 건축 풍경'을 20일부터 9월20일까지 ACC 아시아문화박물관 기획전시실2에서 진행한다.한국전쟁 이후 현대화·도시화로 생겨난 판잣집과 같은 공동주택. 김기찬 작이번 전시는 대한민국 근현대 건축의 변화 과정을 통해 우리 삶의 단면을 들여다본다. 앞서 ACC는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의 사진가'를 주제로 사진 작품을 수집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이번 전시에서는 아시아문화박물관 소장 사진자료 중 근현대 건축을 담은 전재홍, 김기찬, 이정록, 조춘만 사진작가의 작품을 선별해 선보인다.새마을운동으로 초가집·한옥집은 새마을주택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변화했다. 이정록 작우리나라 근현대 건축은 사회·문화와 산업구조의 영향을 받아 변해왔는데 개항 이후 일제 강점기에는 서양식 근대건축물이, 광복 후 한국전쟁 이후에는 현대화와 도시화로 인한 판잣집과 같은 공동주택이 생겨났다. 새마을운동으로 인해 농촌 생활 개선으로 초가집이나 한옥집이 새마을주택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변화했으며 국가 주도의 경제개발 계획으로 산업구조가 점차 농업에서 중공업으로 변화함에 따라 대규모 산업단지도 조성됐다.국가 주도 경제개발 계획으로 산업구조가 농업에서 중공업으로 변화함에 따라 조성된 대규모 산업단지. 조춘만 작이번 전시는 이같은 시대별 특징과 그 흐름을 담아낸다.이강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당장은 "네 명의 작가 사진을 통해 대한민국 근현대 건축의 변화를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며 "작품 안에 담긴 시대 사회상과 우리 삶의 흔적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전시 작품은 아시아문화박물관 아카이브 누리집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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