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베카갤러리 내달 15일까지
남종화 화풍 현대적 계승 '눈길'
남종화의 산실인 운림산방의 화맥을 계승하며 새로운 조형성을 모색해 온 허진 작가가 2년 만에 개인전을 서울서 펼치고 있다. 화면에 인간에 대한 성찰을 담아온 그는 이번엔 생태적 시선에서 인간에 대해 성찰했다.
허진 개인전 '뫼비우스적 노마드'가 서울 삼청동 베카갤러리에서 다음달 15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그의 32번째 개인전으로 지난 2020년 광화문 아트포럼 선정 '올해의 작가상' 수상기념전을 서울서 가진 이후 2년 만이다.
허진 작가는 소치 허련의 고조손으로 남농 허건의 장손이다. 운림산방의 화맥을 5대째 이어오고 있는 그는 독창적 화풍으로 현대적 한국화를 작업하고 있다. 그의 주된 소재는 '인간'과 '자연'. 그는 이번 전시에서 근작 20여점을 선보인다. 인간과 자연이 서로 화합하는 순환적 자연생태를 테마로 '유목동물인간문명' '이종융합동물+유토피아' 시리즈를 전시 중이다.
'유목동물인간문명' 시리즈는 동물의 역동적 모습을 담아낸다. 이를 통해 기계적 삶에 젖은 현대의 문명에서 벗어나 자연 본성에 가까운 세계로 관람객을 인도한다. 강렬한 색채 위에 부유하는 흑백의 군상은 현대 문명 속 인간의 피폐함을 강조한다.
'이종융합동물+유토피아' 시리즈는 유전자 조작과 가공이 가능해진 생명공학기술의 발전이 자연 생태계의 균형을 교란시킬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서로 다른 종의 동물을 붙여 기이함을 보여주며 생태적 재앙을 부각한다.
허진 작가는 "이번 전시는 결국 모든 것은 순환한다는 의미를 담은 자리로 자연과의 상생과 조화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냈다"며 "순환적 자연생태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허진은 어린 시절부터 할아버지인 남농 선생의 화실을 드나들며 어깨 너머로 운림산방의 화맥을 보고 자랐다. 이후 서울대 미술대학 회화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친 그는 철저히 익힌 서화의 기본 필묵법을 바탕으로 다양한 실험을 펼쳐왔다. 32회의 개인전과 550여차례의 그룹전시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동시에 전남대 미술대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 "광주미술상 30년, 선후배 작가 열정 덕" 강연균 작 '동물의 왕국' "어려운 환경에서 작업하는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만든 상이 벌써 3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선배들의 후배에 대한 사랑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입니다. 이 상을 제정한 선배들에게 존경을, 계속해서 멋진 작업을 펼쳐온 후배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11일 만난 오건탁 사단법인 광주미술상운영위원회 이사장은 광주미술상의 30주년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광주미술상은 지난 1995년 2월 제정됐다. 23명의 발기인을 포함한 28명의 창립 위원이 참여해 시작된 이 상은 광주에서 미술 작업을 펼치며 꾸준한 활동을 보이고 있으나 상황이 어려운 젊은 미술인들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시작은 1992년 금호문화상을 받은 강연균 화백의 제안으로부터였다. 당시 상금으로 500만원을 받게 된 강 화백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작업하고 있는 후배들을 떠올리면서다.강 화백은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도움만 받는 것 같아 어려운 상황에서도 작업열을 올리고 있는 후배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며 "마침 광주미술인공동체 지도위원도 했고 창립도 같이 해 그 친구들에게 맡겨 놓게 됐는데 많은 화가들의 동의로 상을 만들게 됐다"고 떠올렸다.이어 그는 "그렇게 창립전을 열었으나 작품이 많이 팔리지 못해 고민하던 때 이정일 당시 전남일보 사장이 그림을 모두 구매하고 1억을 쾌척하며 우리를 도왔다"며 "거기에 작가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더했고 1억5천500만원의 종잣돈이 만들어져 꽤 오랜 기간 동안 그 이자로 우리 후배들을 도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오건탁 작 '비어가는 인생길'이같은 과정을 거쳐 제정된 광주미술상에 선정된 수상자는 시상금과 전시지원을 받게 된다.지금까지도 선배 미술인들이 사비를 모아 상을 제정하는 사례는 우리나라에서 유일무이하다시피하다. 이율 하락으로 시상금이 줄어들 때부터는 선배들이 돈을 보태 상금을 보전하는 등의 노력이 이어져왔다.선배들의 관심과 애정으로 30회 동안 배출된 수상자는 33명에 달한다. 이들 중 박소빈, 이매리, 이이남, 진시영 등은 어려운 시기를 거쳐 광주 뿐만 아니라 전국을 넘어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작가로 성장하기도 했다.오 이사장은 "상 받은 후배 작가들이 이제는 세계적 작가로 발돋움하기도 했는데 이는 우리 지역 젊은 작가들은 물론 우리 운영위에게도 대단히 큰 희망이다"며 "어려운 환경에서도 묵묵하게 자신의 작업을 계속 펼쳐와 큰 성장을 이룬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우리로서는 뿌듯하기도 하다. 오래오래 이 상이 존재할 수 있도록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처럼 뜻깊은 30주년을 맞이한 광주미술상운영위원회는 이를 기념하는 전시를 갖는다. 지금까지의 수상자들은 물론 십시일반 기금을 조성한 운영위원이 한자리에 모여 대규모 전시를 연다.조유나 작 'face'오는 18일부터 내년 2월 1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복합6관에서 여는 '청류탁세(淸流濯世)'전이 그것이다. 65명의 작가들이 서양화, 한국화에 이르는 회화 작품과 조각, 판화, 미디어, 서예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선보인다.오 이사장은 "이번 전시는 원로 작가와 청년 작가를 아우르는 전시로 광주미술을 만날 수 있는 자리나 마찬가지이다"며"광주미술이, 광주미술상이 더 나은 미래를 만날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한편 광주미술상은 광주와 전남에 연고를 둔 28세 이상 45세 이하 청년미술인을 대상으로 운영한다. 1차 포트폴리오 심사와 2차 PT심사를 거쳐 선정, 창작지원금 1천만원과 초대전 전시공간 등을 지원한다. 제30회를 맞이한 올해 수상자로는 조유나 작가가 선정된 바 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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