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위한 화면해설 영화 제작...상영작 7편
18일 광주독립영화관

눈으로 듣고, 귀로 보는 특별한 영화상영회가 열린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배리어프리 화면해설 영화로, 지역 교류를 통해 부산에서 제작했고 광주에서 상영한다.
배리어프리 문화예술단체 '꿈꾸는베프'와 광주영상영화인연대는 오는 18일 광주독립영화관에서 배리어프리 화면해설 영화상영회를 개최한다.
이번 영화상영회는 경쟁력 있지만 소외받고 있는 지역 콘텐츠와 예산 등 이유로 좀처럼 활성화 되지 않는 배리어프리 화면해설 제작의 협업으로 추진됐다.

이를 통해 지역 간 문화 교류 확대와 배리어프리 활성화 등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이들 단체는 지역 배리어프리 및 영상 산업 발전을 위한 협약을 기반으로 광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감독들의 단편 영화 7편을 배리어프리 화면해설 영화로 제작했다. 화면해설 작업은 지난 6월부터 부산지역 배리어프리 화면해설 작가와 시각장애인 배리어프리 감수자들의 참여로 이뤄졌다.
상업 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시선과 이야기가 신선하고 수준 높다는 평가다.
상영작은 5·18 40주년 특별전 상영작인 '괜찮아', 제9회 인천독립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고마운 사람'을 비롯해 '당신은 안드로이드입니까', '맛의 기억', '악몽의 원리', '흔한이름' 등 7편이다.
윤수안 감독의 '괜찮아'는 80년 5월 광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광주 근교 시골마을에서 광주로 유학을 간 대학생 아들의 소식이 끊겨 걱정하는 촌부와 아낙을 통해 5·18의 참상을 고발한다.
이경호·허지은 감독의 '고마운 사람'은 여성 퀴어 서사를 그린 작품이다. 학창 시절 담임 교사였던 '서인'에게 못다한 고백을 하려는 '진아'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들 감독의 또 다른 작품 '행인'은 행인에 대한 시적 사유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유명상 감독의 '당신은 안드로이드입니까'는 가까운 미래에 인간의 일자리를 안드로이드들이 대체하기 시작할 때, 감정노동의 스트레스가 쌓인 '안다'는 휴식시간에 식당을 찾아가고 그곳에서 안드로이드를 만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조재형 감독의 '맛의 기억'은 대구에서 음식기자로 활동하는 '혜진'의 홍어 취재를 하다 아버지를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송원재 감독의 '악몽의 원리'는 존스 홉킨스 대학의 에드워드 프리토리우스 박사의 저서 'From Beyond'와 뇌 과학 논문들을 바탕으로 인간이 꿈을 꿀 때 발생하는 뇌세포들의 다양한 변화를 극화한 작품이다.
송 감독의 대구단편영화제 상영작 '흔한이름'은 가난을 수치화하고 가난한 자들에 대한 배려가 없는 복지제도를 다룬 작품이다.
배리어프리 화면해설 제작에 참여한 부산지역 시각장애인 배리어프리 감수자 6명은 광주를 방문해 영화를 관람한 뒤 조재형 감독과 대화를 나누는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간담회에서는 배리어프리 화면해설 영화에 대한 의견 전달 등을 통해 지역 영화 산업과 배리어프리 콘텐츠 제작 확산을 위한 심도 깊은 이야기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꿈꾸는베프'는 2022장애인문화예술지원 사업 '귀로 보는 영화 제작소'를 통해 부산지역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배리어프리 영화를 비평·제작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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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 예술과 5월 광주의 교차 지점 바라보다
강수지·이하영 작 ‘독버섯’광주의 5월은 ‘너무 견고해 무너뜨릴 수 없을 것 같은’ 사회를 ‘보잘 것 없는 줄 알았던’ 목소리가 변화를 촉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희망이자 용기이다. 동시대 예술도 그렇다. ‘완전한 것들’로부터 틈을 발견하고 이를 이야기한다.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이하 G.MAP)은 이러한 예술의 저항정신, 참여의식에 초점을 맞추고 광주의 5월과 동시대 예술이 교차하는 지점을 조명하며 오월정신이 동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가치임을 보여준다.이번 전시 ‘완전한 것들의 틈’은 G.MAP이 개관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5·18민주화운동 특별전이다. 우리 지역 청년 작가팀부터 이란, 우크라이나 등 전쟁의 상흔을 안은 채 작업하고 있는 작가들까지 다양한 문화권의 작가들이 참여한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 근현대사 120년 서사시’라 볼 수 있는 첫 번째 섹션부터 역사성이 뚜렷한 두 번째 섹션, 동시대 시각이 더욱 드러나는 세 번째 섹션으로 구성됐다.그중 1층에 자리한 몰입형 미디어아트 작품 ‘민족해방운동사’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민중해방운동사’는 전국의 미술 집단, 대학 미술패가 모인 ‘민족민중미술운동 전국연합 건설준비위원회’가 1989년 3개월 동안 제작한 걸개그림으로 가로 77m의 초대형 작품이다. 동학농민운동부터 5·18민주화운동을 지나 1989년 통일운동까지 우리나라 근현대사 속 민중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던 장면들을 담았다. 서울, 광주, 부산 등 주요 도시에서 전국 순회 전시를 가졌으나 한양대에서 경찰과 백골단에 압수 당한 뒤 소각돼 사라졌다. 이것을 G.MAP이 몰입형 미디어아트 작품으로 복원시킨 것이다. 4개 벽면에서 77m의 초대형 작품이 살아 움직이며 에너지가 극대화된다. 당시의 민중 염원과 숨결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도 하다.G.MAP이 5·18민주화운동 특별기획전 ‘완전한 것들의 틈’을 오는 7월 15일까지 갖는다.2층에서 만나는 두 번째 섹션 전시는 ‘남아공의 피카소’로 불리는 윌리엄 켄트리지가 고국의 아파르트헤이트(유색인종 차별정책)를 러시아 소설로 은유하며 비판, 이같은 부조리함이 어디서든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시작된다. 또 양복을 입고 물물 속에서 걷는 인물을 통해 IMF시대 속 ‘숨 쉬기’ 조차 버겁고 무거운 걸음으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은유하는 이용백의 작품, 지금은 철거되고 사라졌으나 한때는 권력을 상징했던 국군기무사령부 건물을 이 건물 건축 도면을 바탕으로 3D 모델링하며 권력의 덧없음을 나타내는 문경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이념 대립으로 인해 민간인이 학살 당한 국군보도연맹이 일어난 광주·전남 지역의 숨겨진 학살지를 찾아나서는 권승찬의 작품, 기억되어야 할 4·3과 10·19, 5·18이 제거해야할 ‘독버섯’처럼 취급되는 사회적 이해관계의 폭력성을 보여주는 강수지·이하영의 작품은 우리 지역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보다 우리 시대 이야기를 전하는 세 번째 섹션 전시는 전시공간 자체를 광장처럼 꾸미기 위해 가벽을 최소화했다. 직접적으로 말하는 대신 절제해 더 많은 의미를 담고자 수화(手話)로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는 장민승의 작품, 아르헨티나 노동운동에 쓰이는 구호를 외치는 연극배우들의 모습을 매우 느리게 만들어 이들이 짓는 찰나의 표정이나 포즈를 통해 한순간의 집회로 보았던 노동운동자들의 연대를 가만히 지켜보게 만드는 가브리엘라 골더의 작품은 여운을 남긴다.G.MAP이 5·18민주화운동 특별기획전 ‘완전한 것들의 틈’을 기념해 ‘민족해방운동사’를 몰입형 미디어아트작품으로 복원했다.대만의 원시 신앙부터 네온사인 등 현대 문명까지를 포착하며 상이한 존재들이 대립하기 보다는 공존하고 있음을 전하는 처지엔취안의 작품, 40여 개의 서로 다른 국가의 말로 쓰인 ‘나’라는 글자가 결국엔 하나로 연결되는 이미지를 통해 언어와 문화, 국경을 넘어 하나가 되고 있는 현대사회를 보여주는 사하르 호마미의 작품은 우리의 오늘날을 마주할 수 있다.또 우크라이나 작가 올리아 페도로바는 러-우 전쟁으로 인한 상흔을 미처 수확하지 못한 아름다운 해바라기밭을 통해 대비적으로 보여준다. 중간의 짧고 수상한 움직임은 평범했던 풍경이 경계심을 일으키는 일상이 되어버렸음을 암시한다. 거센 강풍에 맞서 숨을 들이 쉬고 내뱉는 퍼포먼스를 담은 그의 또다른 작품은 이같은 행위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며 그럼에도 맞서 하나의 주체로 끝까지 존재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김허경 G.MAP센터장은 “이번 전시는 G.MAP의 첫 5·18 특별기획전으로 오월정신이 시대와 국경을 넘어 보편성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대의 예술가 혹은 다른 나라의 예술가들은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또 이를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살피며 오월정신을 예술적 관점에서 만나보길 바란다”고 말했다.전시는 지난 7일 오픈해 오는 7월15일까지 펼쳐진다.글·사진=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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