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토리오·오페라 융복합
합창·관현악 반주 13곡 구성
문병란 선생 시를 작품으로
16일 ACC 예술극장 극장1

5·18민주화운동 42주년을 맞아 오월정신을 시와 선율로 만나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광주광역시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주최하고 사단법인 빛고을문화예술공연위원회가 주관하는 5·18 42주년 기념 융복합 창작오라토리오 '빛고을'이 그것.
빛고을은 광주 대표 민족문학가이자 시인인 고 문병란 선생의 시에 중견 작곡가 김성훈 호남신학대 교수가 곡을 붙여 창·제작한 작품이다.

광주지역 예술인들과 단체가 숭고한 오월정신을 지역을 넘어 전국,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힘과 뜻을 하나로 모아 기획했다.
공연은 합창과 관현악 반주를 붙여 만든 서곡을 비롯해 교성곡 13곡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무대에서는 첫 관현악 서곡에 이어 절규와 함성으로 터져나오는 합창단의 외침으로 죽임을 당한 영혼들을 꽃넋으로 표현하며 자유와 정의를 위해 싸운 5월의 영혼들을 노래한다.

이후 당시 희생됐던 꽃다운 영혼들의 곡인 '죽은 소년의 노래'와 '구두닦이의 노래' '죽은 청년의 노래'가 이어진다.
7번째 곡인 '부활의 노래'에서는 이제는 죽음을 넘어서, 시대의 어둠을 넘어서 부활의 노래로 다시 돌아온다는 합창곡이 울려 퍼진다.
어두웠던 역사에 밝고 희망찬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곡인 12번째 곡은 '무등을 향하여'라는 제목의 '신바람 광주'를 노래한다.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하는 13번째 곡인 '빛이여 빛이여 빛고을이여'는 빛고을은 평화의 깃발이고 새벽에 오시는 연인이고 그 빛들이 모여 민족통일의 찬란한 노래로 넘치게 된다는 내용으로 힘차게 마무리하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연주 시간은 60여분이다.
이들 곡 중 '빛이여 빛이여 빛고을이여'는 광주의 정신이 세계로 뻗어 나가길 바라는 문병란 시인의 마음이 담긴 시로, 광주정신이 지향할 바를 보여주는 작곡가의 염원을 느낄 수 있다.
곡 제목도 문병란 시인이 어린 소년의 죽음을 노래한 '저는 그냥 죽었어요'라는 작품에서 따왔다.
현장을 찾은 관객들은 오라토리오와 오페라 형식이 일부 가미돼 새롭고 웅장한 분위기의 무대를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출연진으로는 장윤성 서울대 교수가 지휘자로 나서며, 유형민 ACC 시민오케스트라 감독이 총감독을, 정수연 조선대 K-컬처공연·기획학과 외래교수가 연출 및 기획, 서영 조선대 공연예술무용학과 교수가 안무, 이당금 푸른연극마을 공동대표가 연극배우 등을 맡았다
광주시립합창단과 순천시립합창단, 광양시립합창단, 코리아쿱오케스트라, 솔리스트들도 무대를 함께 빛낼 예정이다.
예술계에서는 이번 작품을 두고 5·18을 특별하게 기억하게 해주는, 광주를 대표하는 대형 브랜드공연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형민 총감독은 기존 오라토리오 형식이 아닌 열린 형태의 무대로 새롭게 연출했다.
특히 연극인 이당금 대표가 맡은 어머니역을 통해 모든 오월 어머니의 아픈 마음을 담고자 무대의 경계를 이승과 저승으로 나누어 표현했다.
합창의 경우 광주시민을 상징하며 각각의 솔리스트(소년, 구두닦이, 아내, 남편)는 40여년전 오월 당시 죄없이, 힘없이 죽어간 이들을 대표한다.
티켓은 전석 무료이며, ACC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다.
공연은 16일 오후 7시 ACC 예술극장 극장1서.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
동시대 예술과 5월 광주의 교차 지점 바라보다
강수지·이하영 작 ‘독버섯’광주의 5월은 ‘너무 견고해 무너뜨릴 수 없을 것 같은’ 사회를 ‘보잘 것 없는 줄 알았던’ 목소리가 변화를 촉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희망이자 용기이다. 동시대 예술도 그렇다. ‘완전한 것들’로부터 틈을 발견하고 이를 이야기한다.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이하 G.MAP)은 이러한 예술의 저항정신, 참여의식에 초점을 맞추고 광주의 5월과 동시대 예술이 교차하는 지점을 조명하며 오월정신이 동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가치임을 보여준다.이번 전시 ‘완전한 것들의 틈’은 G.MAP이 개관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5·18민주화운동 특별전이다. 우리 지역 청년 작가팀부터 이란, 우크라이나 등 전쟁의 상흔을 안은 채 작업하고 있는 작가들까지 다양한 문화권의 작가들이 참여한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 근현대사 120년 서사시’라 볼 수 있는 첫 번째 섹션부터 역사성이 뚜렷한 두 번째 섹션, 동시대 시각이 더욱 드러나는 세 번째 섹션으로 구성됐다.그중 1층에 자리한 몰입형 미디어아트 작품 ‘민족해방운동사’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민중해방운동사’는 전국의 미술 집단, 대학 미술패가 모인 ‘민족민중미술운동 전국연합 건설준비위원회’가 1989년 3개월 동안 제작한 걸개그림으로 가로 77m의 초대형 작품이다. 동학농민운동부터 5·18민주화운동을 지나 1989년 통일운동까지 우리나라 근현대사 속 민중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던 장면들을 담았다. 서울, 광주, 부산 등 주요 도시에서 전국 순회 전시를 가졌으나 한양대에서 경찰과 백골단에 압수 당한 뒤 소각돼 사라졌다. 이것을 G.MAP이 몰입형 미디어아트 작품으로 복원시킨 것이다. 4개 벽면에서 77m의 초대형 작품이 살아 움직이며 에너지가 극대화된다. 당시의 민중 염원과 숨결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도 하다.G.MAP이 5·18민주화운동 특별기획전 ‘완전한 것들의 틈’을 오는 7월 15일까지 갖는다.2층에서 만나는 두 번째 섹션 전시는 ‘남아공의 피카소’로 불리는 윌리엄 켄트리지가 고국의 아파르트헤이트(유색인종 차별정책)를 러시아 소설로 은유하며 비판, 이같은 부조리함이 어디서든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시작된다. 또 양복을 입고 물물 속에서 걷는 인물을 통해 IMF시대 속 ‘숨 쉬기’ 조차 버겁고 무거운 걸음으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은유하는 이용백의 작품, 지금은 철거되고 사라졌으나 한때는 권력을 상징했던 국군기무사령부 건물을 이 건물 건축 도면을 바탕으로 3D 모델링하며 권력의 덧없음을 나타내는 문경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이념 대립으로 인해 민간인이 학살 당한 국군보도연맹이 일어난 광주·전남 지역의 숨겨진 학살지를 찾아나서는 권승찬의 작품, 기억되어야 할 4·3과 10·19, 5·18이 제거해야할 ‘독버섯’처럼 취급되는 사회적 이해관계의 폭력성을 보여주는 강수지·이하영의 작품은 우리 지역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보다 우리 시대 이야기를 전하는 세 번째 섹션 전시는 전시공간 자체를 광장처럼 꾸미기 위해 가벽을 최소화했다. 직접적으로 말하는 대신 절제해 더 많은 의미를 담고자 수화(手話)로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는 장민승의 작품, 아르헨티나 노동운동에 쓰이는 구호를 외치는 연극배우들의 모습을 매우 느리게 만들어 이들이 짓는 찰나의 표정이나 포즈를 통해 한순간의 집회로 보았던 노동운동자들의 연대를 가만히 지켜보게 만드는 가브리엘라 골더의 작품은 여운을 남긴다.G.MAP이 5·18민주화운동 특별기획전 ‘완전한 것들의 틈’을 기념해 ‘민족해방운동사’를 몰입형 미디어아트작품으로 복원했다.대만의 원시 신앙부터 네온사인 등 현대 문명까지를 포착하며 상이한 존재들이 대립하기 보다는 공존하고 있음을 전하는 처지엔취안의 작품, 40여 개의 서로 다른 국가의 말로 쓰인 ‘나’라는 글자가 결국엔 하나로 연결되는 이미지를 통해 언어와 문화, 국경을 넘어 하나가 되고 있는 현대사회를 보여주는 사하르 호마미의 작품은 우리의 오늘날을 마주할 수 있다.또 우크라이나 작가 올리아 페도로바는 러-우 전쟁으로 인한 상흔을 미처 수확하지 못한 아름다운 해바라기밭을 통해 대비적으로 보여준다. 중간의 짧고 수상한 움직임은 평범했던 풍경이 경계심을 일으키는 일상이 되어버렸음을 암시한다. 거센 강풍에 맞서 숨을 들이 쉬고 내뱉는 퍼포먼스를 담은 그의 또다른 작품은 이같은 행위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며 그럼에도 맞서 하나의 주체로 끝까지 존재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김허경 G.MAP센터장은 “이번 전시는 G.MAP의 첫 5·18 특별기획전으로 오월정신이 시대와 국경을 넘어 보편성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대의 예술가 혹은 다른 나라의 예술가들은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또 이를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살피며 오월정신을 예술적 관점에서 만나보길 바란다”고 말했다.전시는 지난 7일 오픈해 오는 7월15일까지 펼쳐진다.글·사진=김혜진기자 hj@mdilbo.com
- · 5월 광주 밝힌 들불야학, 오늘을 비추다
- · 일상 속 풍경이 캔버스에
- · 돌처럼 변하지 않는 당신의 가치
- · 공연시장 수도권 대도시 집중현상 여전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