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4일 서울 대학로·24~28일 광주
과거와 현재 잇고 오월 의미 되새겨

"아빠, 만약 1980년 5월 그 도시의 거리에 내가 있었다면 날 찔렀을까 날 쏘았을까? 나도 폭도가 되어 대한민국 군인들의 적이 되었을까? 그래서 내가 죽고 아빠가 살아남았다면 아빠의 삶은 평안했을까?"
80년 5월 당시 두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계엄군 딸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연극이 서울과 광주에서 열린다.
연극 '고백_나는 광주에 있었습니다'가 12~14일 서울 대학로 스타시티 후암씨어터에서 열린다.

이번 서울 공연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관이 제작한 작품이 아닌 민이 만든 연극 무대가 서울 무대에 오른다는 점에서다. 특히 이번 연극은 42년 동안 제대로 된 진실규명 없이 폄훼와 왜곡에 시달리고 있는 5·18민주화운동을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작품은 이번 무대의 초연 격이라고 할 수 있는 지난 2019년 선보인 '고백_얼굴 뒤의 얼굴'을 새로운 방향으로 각색해 선보이는 자리다. '고백_얼굴 뒤의 얼굴'이 계엄군과 시민군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계엄군 딸의 이야기가 작품을 이끌어간다. 아버지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것. 이를 통해 작품은 잊지 말아야할, 기억해야 할 80년 오월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무대는 세 배우가 꾸린다. 박상규 배우가 1980년대 계엄군으로 차출된 이정하 역할로, 오성완 배우가 5·18을 온몸으로 겪어야 했던 만호반점 주인 역할로, 오새희 배우가 계엄군 딸 이영은 역할로 열연하며 극을 이끌어간다.
이당금 푸른연극마을 대표는 "5·18이 특정 지역의 사건이 아닌 우리 삶에 있어서 민주주의의 바탕이 된 것을 많은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며 "연극을 관람하면서 광주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ㅍ들의 이야기라는 것을 같이 공감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공연은 서울에 이어 광주에서도 진행된다. 광주 공연은 24~28일 씨어터연바람서 열린다.
이경원기자 ahk755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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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남도 풍경 담아낸 4인 4색 화면 고화흠 작 '백안' 지난 2020년 10월 故이건희 삼성 회장이 소장하고 있는 수만 여점의 컬렉션이 국가와 국공립미술관에 기증되며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국가와 시대를 막론하고 동서양의 이름 있는 작가들의 작품이 대거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미술 뿐만 아니라 기증 문화는 조명 받기 시작했고 점차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미술계는 이러한 분위기를 반겼지만 기증 문화의 지속성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부족하다. 여전히 기증자나 기증작품에 대한 예우는 부족하고 수장고로 들어간 작품은 언제 세상 밖으로 나올지 모르는 상태인 것들이 많다.이같은 분위기 속 전남도립미술관은 지난 2021년 기증전용관을 오픈, 기증작을 중심으로 한 전시를 1년마다 선보이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기증자에 대한 예우를 갖추고 기증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기 위한 것으로 기증작품에 대한 재조명까지 이뤄지고 있다.올해는 남도의 풍경을 다양하게 표현한 4명의 지역 출신 작가들의 작품을 조명하는 전시를 열고 있다. 지난 7일 오픈한 2025 기증작품전 '바람 빛 물결'이다.양계남 작 '오월은 여름일레라'지난해 기증작품전 '시적추상'에 이어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전남 출신의 고화흠, 양계남, 윤재우, 천경자 네 작가의 작품 11점으로 꾸려졌다. 작품은 남도의 자연과 풍경을 주제로 한 것들로 그대로 재현하기 보다는 자신만의 언어로 재해석해 표현, 네 작가의 각기 다른 작품 세계 속 남도를 확인할 수 있다.구례 출신의 고화흠의 작품은 '무제' '백안' 등이 관람객과 만난다. 고화흠은 부서지는 파도의 물결과 모래사장을 은백색으로 표현한 '백안' 시리즈 등으로 남도의 자연에서 시작해 서정적 추상 작품을 선보여온 인물로 남도 풍경에 대한 인상, 색채에 집중할 수 있다.보성 출신으로 전남권 최초 한국화 전공 여성 교수라는 타이틀을 지니고 있는 양계남은 자수에서 모티브를 얻어 세필로 자연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독특한 준법의 작품이 대표적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같은 그의 독특한 표현법을 계절과 함께 느낄 수 있는 '넉넉한 겨울' '오월은 여름일레라'가 선보여진다.윤재우 작 '추경'대상을 단순화한 대신 화려한 색채로 물들이며 새로운 시선을 담아내는 강진 출신의 윤재우의 작품은 '추경' '탐라철쭉'등이 전시장으로 나와 봄, 가을을 물들이는 아름다운 계절 색감을 선사한다.고흥 출신의 천경자는 전통 채색화를 기반으로 화려한 색채를 사용해 환상적 분위기를 풍기는 작품을 작업해왔다. 전시에서는 그가 고흥에서 자라던 어린 시절, 항구에서 물고기를 가득 잡아온 만선을 보고 느낀 기쁨을 화려하게 표현한 '만선'을 비롯해 '화혼' 등 이건희 컬렉션을 통해 고향의 품으로 안긴 작품 등을 만날 수 있다.이번 전시는 지역 출신의 작가 작품을 통해 남도의 아름다움과 우리 지역 미술을 확인하는 자리로도 의미가 크지만 기증 작품을 함께 향유하며 기증의 의미를 조명하고 활성화하며 기증자에 대한 예우를 갖춘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전시가 이뤄지는 상설기증전시관 또한 이같은 맥락에서 운영, 도립미술관은 작품을 나열하는 것에서 벗어나 전시를 기획해 다양한 관점에서 해당 작품들의 의미를 조명하고 있다.도립미술관은 현재 566점의 소장품 중 27.9%인 158점이 기증작품으로 이 중 120여점은 전남 지역 출신 작가의 작품으로 남도 미술의 흐름을 조망하고 연구하는 중요 컬렉션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처럼 작품기증은 단순히 작품을 많은 사람과 향유한다는 것에서 나아가 지역사를 연구하는 주요 자원을 공유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천경자 작 '만선'이지호 도립미술관 관장은 "이번 전시가 작품의 문화적 가치를 널리 알림과 동시에 기증 문화의 활성화, 문화 자산의 사회적 환원 확산을 이루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며 "또 관람하는 분들은 지역 미술사의 흐름을 한눈에 조망하고 자연을 주제로 한 이 지역 작가들의 예술적 탐구를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전시는 무료이며 내년 2월 9일까지 이어진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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