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지친 이들에 '힐링'
오케스트라 연주·다양한 춤 접목
발레 뿐만 아니라 영상·음악 등
다양한 예술가들 노력 모여 '눈길'

누구나 한 번쯤 읽어봤을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가 발레 공연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어린이에게는 상상의 날개를 펼칠 기회와 어른에겐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달랠 수 있는 힐링의 시간을 선사한다.
5월 가정의달과 어린이날을 맞아 창작발레 '어린 왕자'가 14일 오후 7시 광산문화예술회관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초연 이후 올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발레 '호두까기 인형'처럼 아이들과 어른들이 힐링하고 함께 감상할 수 있는 동화 발레다.
이번 '어린 왕자'는 초연 때와 달리 오케스트라 라이브가 추가돼 더욱 생생한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또 발레 뿐만 아니라 폴 댄스, 왈츠, 현대무용, 마임 등도 접목했다. '장미의 춤'은 폴 댄스를, 어린왕자의 여정은 현대무용을 접목했으며 발레 특유의 형식미를 보여주는 장미 왈츠도 눈길을 사로 잡을 예정이다.

또 어린 왕자가 여정 중 만나는 사업가의 별, 권위적인 왕이 사는 별, 가로등지기의 별, 술꾼의 별 등 다양한 군상의 삶을 춤으로 풀어나간다.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어린 왕자와 여우가 친구가 돼가는 과정은 다양한 장치로 다채롭게 채워진다. 따뜻한 음악과 함께 황금색 밀밭의 영상은 따스한 마음을 표현하고 어린왕자와 여우의 설렘은 마임과 춤으로 즐겁게 표현된다.
인도 전통악기인 타블라의 매력도 느껴볼 수 있다. 타블라 전문 연주가가 직접 참여해 사막에서 만난 뱀과 여우의 몸짓을 신비롭게 꾸며낸다.

특히 이번 공연은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의 노력이 모여 이뤄진 작품이다. 예술감독인 조가영 그린발레단 대표 안무를 맡고 극의 다양함을 더하는 영상은 진시영 미디어아트 작가가 만들었다. 여기에 허동혁 작곡가는 음악을 통해 따뜻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더했으며 나레이션까지 맡았다. 오케스트라는 박승유 K아트필하모닉오케스트라 예술감독 겸 양주시시립교향악단 지휘자가 지휘한다.
조가영 그린발레단 대표는 "작년에는 코로나19 때문에 공연 좌석이 별로 없어서 많은 분들에게 보여드리지 못해 아쉬웠다"며 "공연 전에 '어린 왕자'를 읽어보고 이것이 춤과 음악, 영상으로 어떻게 표현됐는지 상상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공연을 즐기고 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티켓은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문화소외계층은 무료.
이경원기자 ahk755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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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남도 풍경 담아낸 4인 4색 화면 고화흠 작 '백안' 지난 2020년 10월 故이건희 삼성 회장이 소장하고 있는 수만 여점의 컬렉션이 국가와 국공립미술관에 기증되며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국가와 시대를 막론하고 동서양의 이름 있는 작가들의 작품이 대거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미술 뿐만 아니라 기증 문화는 조명 받기 시작했고 점차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미술계는 이러한 분위기를 반겼지만 기증 문화의 지속성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부족하다. 여전히 기증자나 기증작품에 대한 예우는 부족하고 수장고로 들어간 작품은 언제 세상 밖으로 나올지 모르는 상태인 것들이 많다.이같은 분위기 속 전남도립미술관은 지난 2021년 기증전용관을 오픈, 기증작을 중심으로 한 전시를 1년마다 선보이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기증자에 대한 예우를 갖추고 기증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기 위한 것으로 기증작품에 대한 재조명까지 이뤄지고 있다.올해는 남도의 풍경을 다양하게 표현한 4명의 지역 출신 작가들의 작품을 조명하는 전시를 열고 있다. 지난 7일 오픈한 2025 기증작품전 '바람 빛 물결'이다.양계남 작 '오월은 여름일레라'지난해 기증작품전 '시적추상'에 이어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전남 출신의 고화흠, 양계남, 윤재우, 천경자 네 작가의 작품 11점으로 꾸려졌다. 작품은 남도의 자연과 풍경을 주제로 한 것들로 그대로 재현하기 보다는 자신만의 언어로 재해석해 표현, 네 작가의 각기 다른 작품 세계 속 남도를 확인할 수 있다.구례 출신의 고화흠의 작품은 '무제' '백안' 등이 관람객과 만난다. 고화흠은 부서지는 파도의 물결과 모래사장을 은백색으로 표현한 '백안' 시리즈 등으로 남도의 자연에서 시작해 서정적 추상 작품을 선보여온 인물로 남도 풍경에 대한 인상, 색채에 집중할 수 있다.보성 출신으로 전남권 최초 한국화 전공 여성 교수라는 타이틀을 지니고 있는 양계남은 자수에서 모티브를 얻어 세필로 자연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독특한 준법의 작품이 대표적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같은 그의 독특한 표현법을 계절과 함께 느낄 수 있는 '넉넉한 겨울' '오월은 여름일레라'가 선보여진다.윤재우 작 '추경'대상을 단순화한 대신 화려한 색채로 물들이며 새로운 시선을 담아내는 강진 출신의 윤재우의 작품은 '추경' '탐라철쭉'등이 전시장으로 나와 봄, 가을을 물들이는 아름다운 계절 색감을 선사한다.고흥 출신의 천경자는 전통 채색화를 기반으로 화려한 색채를 사용해 환상적 분위기를 풍기는 작품을 작업해왔다. 전시에서는 그가 고흥에서 자라던 어린 시절, 항구에서 물고기를 가득 잡아온 만선을 보고 느낀 기쁨을 화려하게 표현한 '만선'을 비롯해 '화혼' 등 이건희 컬렉션을 통해 고향의 품으로 안긴 작품 등을 만날 수 있다.이번 전시는 지역 출신의 작가 작품을 통해 남도의 아름다움과 우리 지역 미술을 확인하는 자리로도 의미가 크지만 기증 작품을 함께 향유하며 기증의 의미를 조명하고 활성화하며 기증자에 대한 예우를 갖춘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전시가 이뤄지는 상설기증전시관 또한 이같은 맥락에서 운영, 도립미술관은 작품을 나열하는 것에서 벗어나 전시를 기획해 다양한 관점에서 해당 작품들의 의미를 조명하고 있다.도립미술관은 현재 566점의 소장품 중 27.9%인 158점이 기증작품으로 이 중 120여점은 전남 지역 출신 작가의 작품으로 남도 미술의 흐름을 조망하고 연구하는 중요 컬렉션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처럼 작품기증은 단순히 작품을 많은 사람과 향유한다는 것에서 나아가 지역사를 연구하는 주요 자원을 공유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천경자 작 '만선'이지호 도립미술관 관장은 "이번 전시가 작품의 문화적 가치를 널리 알림과 동시에 기증 문화의 활성화, 문화 자산의 사회적 환원 확산을 이루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며 "또 관람하는 분들은 지역 미술사의 흐름을 한눈에 조망하고 자연을 주제로 한 이 지역 작가들의 예술적 탐구를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전시는 무료이며 내년 2월 9일까지 이어진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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