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 있는 이야기 반영·수정
오월 바깥 세대 공감하도록
서울·광주 이어 세종 등 예정
11월 브로드웨이 쇼케이스도
5·18민주화운동의 전국화, 세계화를 위해 지난 2020년 선보인 뮤지컬 '광주'가 올해 시즌 3번째를 맞는다. 매해마다 크고 작은 개작과정을 거쳐 무대에 올랐던 '광주'. 올해는 오월 바깥 세대들이 좀 더 공감할 수 있도록 스토리를 보강했다. 특히 작품 오픈과 함께 팬데믹을 마주하면서 그동안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펼치기 어려웠던 '광주'는 올해 방역 규제 완화 국면을 맞아 전국화·세계화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 계획이라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에서 세번째 시즌 첫 무대를 마친 뮤지컬 '광주'가 오는 14~15일 광주 공연을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열린다.
뮤지컬 '광주'는 지난 2019년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추모하기 위해 제작됐다. 이 작품은 5·18민주화운동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광주를 평화의 땅으로 일궈낸 열사들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가슴 저린 서사와 '님을 위한 행진곡' '투쟁가' 등 웅장한 멜로디로 펼쳐지는 감동의 대서사시다.
올해 3번째 시즌을 맞은 '광주'는 저번 무대와 달리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반영했다. 작품에 그날 광주의 이야기가 깊이 있게 묻어날 수 있도록 내용을 수정했다. 민주화운동이 왜 일어나야 했으며, 혁명적인 운동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왜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지 미래 세대들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광주 시민들이 무기를 들 수밖에 없던 상황들을 관객들이 알기 쉽고 납득할 수 있도록 내용을 보강했다. 또 배우들은 가상의 인물이 아닌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만큼 개인적 해석을 최대한 배제했다.
특히 뮤지컬 '광주'는 5·18민주화운동의 세계화를 기치로 기획, 제작됐기에 광주만의 이야기가 아닌 대한민국 그리고 전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도록 무대를 확장하고 있다. 올해 경우 국내에서는 서울과 광주 외에도 9월 세종 공연이 예정돼있으며 지난해 일본 위성TV 방영으로 좋은 반응을 얻어 11월에는 브로드웨이에서 쇼케이스를 갖는다. 브로드웨이 쇼케이스는 현지 배우들과 각색하는 과정을 거쳐 무대에 올려진다.
야학교사 윤이건 역을 맡은 조휘 배우는 "뮤지컬 '광주'가 지역을 넘어 전세계로 확장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완성 단계에 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니 지자체 등에서도 계속해서 관심과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풍년 광주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문화는 시간의 축적과 숙성 없인 결코 성공을 이룰 수 없다"며 "이번 공연 또한 제작진이나 배우들이 작품을 발전시키면서 혼신을 다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뮤지컬 '광주' 광주 공연은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14일과 15일 오후 2시와 6시 30분에 관람할 수 있다. 사전 예매는 인터파크와 네이버예약을 통해 가능하고 현장발권도 가능하다.
한편 캐스팅은 14일 1회차 이지훈·신성민·문진아·최지혜, 2회차 이지훈·신성민·김나영·최지혜, 15일 1회차 조휘·신성민·문진아·효은, 2회차 조휘·신성민·문진아·효은이다.
이경원기자 ahk7550@mdilbo.com
- "광주정신 확장하는 기지국됐기를" 첫번째 광주파빌리온을 기획한 안미희 감독. "광주정신을 은유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동시에 광주의 지역성을 보여주는 키워드는 무엇일까 고민했는데 '무등' 밖엔 떠오르지 않더라구요. 이보다 더 적절한 키워드는 없다고 봤죠."제15회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광주관의 첫 감독으로 전시를 선보인 안미희 감독은 지난달 26일 이번 광주관의 주제로 '무등'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지난 1일 막을 내린 이번 광주관은 '무등: 고요한 긴장'이란 주제 아래 펼쳐졌다. 광주의 근간을 무등으로 보고 무등에 대한 이야기를 시간적, 공간적 개념을 넘어 펼쳐냈다. 무등산에서 온 무등을 안 감독은 평등이라 해석했다.그는 "무등이란 말이 말 그대로 '등급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여기서 나아가 '등급을 논할 수 없는 차원'의 경지를 뜻하는 것이 무등이라고 봤다"며 "사실 광주정신은 현 시대 전세계인들이 공감하는 보편적 가치인데 이것을 광주에만 한정해 바라보다 보니 확산이 어려웠던 것으로 봤다. 이러한 광주정신이 좀 더 미래를 향해 나아가길 바랬고 이를 전시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안 감독은 광주정신의 확산, 미래지향성을 위해 전시를 풀어나가는 방식에 신경 썼다.광주정신을 직관적으로 드러내기 보다는 '무등'이란 키워드를 통해 은유함과 동시에 미래 세대인 오월 바깥 세대의 의식과 시각을 담아냈다. 80년 5월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의 작가 뿐만 아니라 기획자 등과 함께 하며 전시를 풀어나갔다. 젊은 세대와의 협업은 이 자체만으로도 광주파빌리온의 레거시가 될 것으로 기대케 한다.또 안 감독은 다양한 영역의 지역 인물들과 협업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무등'에 접근했다. '무등'에 대한 자료 등을 수집하는 실증적 접근으로부터 출발해 이것이 광주의 역사와 문화 전반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보는 기초조사를 연구 콜렉티브인 무등스꼴라와 함께 했으며, 광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젊은 기획자들과 함께 '무등'에 대한 해석 가능성과 광주 5월에 대한 오해와 왜곡을 극복하기 위한 자세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집담회 '월간 무등'을 운영하기도 했다.지난 9월7일부터 12월1일까지 열린 제15회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광주관 전시 전경. '무등: 고요한 긴장'이란 타이틀로 열린 이번 전시는 첫 광주파빌리온이었다.이 과정에서 지역 언론인과의 협업도 이루어져 눈길을 끌었다. 홍보 등에 집중된, 관습적으로 행해져 온 언론과의 협업 양태를 떠나 언론 환경에서 가능한 '무등'에 대한 접근이 이뤄졌다.안 감독은 "현대미술은 동시대를 보여주는 것인데 미디어야말로 동시대 이슈를 다루는 영역이기에 이같은 방식을 진행하게 됐고 이번 전시에서 그 역할이 상당히 컸다"며 "사실 나에게도 생소한 선택이기도 했지만 처음 기획을 할 때부터 미디어와의 협업을 염두에 뒀다"고 설명했다.이렇게 탄생한 작품 '당신의 무등'은 '무등'을 상호로 사용하고 있는 시민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광주시민들에게 상징적인 단어로만 치부됐던 '무등'이란 키워드가 우리 삶 속에 얼마나 스며있는지를 살펴봤다. 이는 전시장의 작품으로도 만날 수 있었지만 무등일보 지면과 유튜브를 통해서도 시민과 교감, 무등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퍼뜨렸다. 광주 시민이 우리 주변에 광주 정신이 다양한 모습으로 생각보다 많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 광주 정신이 '어려운 것' '나와 동떨어진 것'이 아님을 인지하게 했다.그는 이번 광주파빌리온이 광주정신이 퍼져나가는 하나의 '기지국'이 됐기를 바랐다.안 감독은 "광주 정신이 다양한 주파수로 확산되기를 원했고 그래서 다양한 세대, 주체와의 협업을 가졌다. 멀게만 느껴졌던 '광주정신'이라는 것이 사실은 우리 일상 속에 있는 것이고 이것은 전세계적으로 보편적인 가치임을, 이러한 것이 광주의 정체성임을 말하고 싶었다"며 "이와 동시에 이처럼 중요한 광주 정신이 전세계로 확산이 되어야하고 이것이야말로 동시대적인 실천이라고 말한 자리였다. 많은 시민과 광주파빌리온 관람객이 이처럼 느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한편 안미희 감독은 지난 2005년부터 12년 동안 광주비엔날레 재단에서 전시팀장, 정책기획팀장으로 일하며 광주의 미술현장을 누볐다. 이후 한국국제교류재단 글로벌센터 사업부장을 거쳐 경기도립미술관 관장을 역임했다. 이번 광주파빌리온 기획은 공모를 통해 선정, 감독으로 참여하게 되며 이뤄졌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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