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재산 사회에 환원을”···평생 나눔 실천하는 외과의사 최명숙

입력 2026.07.01. 15:56 김종찬 기자
근로소득 3분의 1 꾸준히 기부…‘최명숙 생명숲재단’ 설립
복지 사각지대 등 지원…“한 사람이라도 살피는 것이 내 역할”
광주 첫 여성 외과 전문의…“생명을 살리는 일이 가장 큰 사명”
최명숙 광주현대병원 외과원장이 무등일보와의 인터뷰를 끝마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 m

“제 눈앞에 보이는 한 사람, 그 한 사람을 도울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광주·전남 첫 여성 외과 전문의인 최명숙(사진) 광주현대병원 외과원장은 요즘 의사보다 재단 이사장이라는 이름으로 더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평생 의사로 일하며 실천해 온 나눔을 자신의 삶 이후에도 이어가기 위해 올해 3월 ‘재단법인 최명숙·생명숲’을 출범시켰다.

최 원장은 평생 자신의 월급의 3분의 1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사용해왔다.

가난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를 도왔고, 형편이 어려운 의대생 학비를 지원했으며, 생활이 어려운 이웃들을 꾸준히 후원했다. 이제는 개인의 선행에 머무르지 않고 재단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를 돕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다는 것이 그의 꿈이다.

그는 “우리나라는 보편적 복지는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제도 밖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며 “독거노인뿐 아니라 보호 종료 아동, 생활고를 겪는 사람들, 문화예술인 등은 여전히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단의 첫 사업도 이런 철학을 담았다. 무료급식 단체에 쌀과 후원금을 전달했고, 복지단체와 문화예술 분야 지원도 시작했다. 최근에는 저렴한 가격으로 식사를 제공하는 ‘천원밥집’을 후원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최 원장이 재단을 설립한 이유를 ‘사회 환원’이다. 그는 “내가 세상을 떠난 뒤 재산이 가족에게만 남는 것보다 사회에 환원되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앞으로도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꾸준히 지원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의료 현장에서도 치열한 삶을 살아왔다. 1983년 전남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전남대병원에서 수련을 거쳐 광주·전남 최초의 여성 외과 전문의가 된 그는 당시 전국 여성 외과 전문의가 10명도 되지 않았던 시절을 기억했다.

그는 “외과는 남성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저는 그냥 외과를 하고 싶었다”면서 “외과는 수술도 할 수 있고, 내과처럼 약도 처방할 수 있어 더 욕심이 났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외과 지원 자체가 쉽지 않았지만 결국 수련을 마치고 전문의가 됐다. 응급환자를 수없이 살려낸 그는 외과의사의 본질은 ‘두려움’이 아니라 ‘사명감’이라고 말했다.

최근 의료사고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모든 사건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면서도 “명백한 과실은 책임져야 하지만 결과만으로 의사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사고는 환자와 의사 모두 상처를 받는 만큼 법적 판단뿐 아니라 서로 간 충분한 대화와 신뢰 회복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환자는 치료를 받는 기계가 아니다. 의사는 환자의 몸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마음도 함께 보듬어야 한다”며 “의사는 환자를 이해하고, 환자는 의사를 믿어줄 때 가장 좋은 치료가 이뤄진다고 믿는다. 결국 인간 대 인간의 관계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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