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기약하며, 5·18 기념식 참석, 동학 역사찾아 남도로

한국 민주주의의 뿌리와, 국경을 넘어선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 광주·전남을 찾은 일본 시민사회 탐방단과 광주시민들이 함께한 ‘제4회 광주 한일평화시민교류회’가 광주 비움박물관에서 양국 관계자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성황리에 개최됐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한일평화시민교류회는 일본의 역사학자·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로 구성된 탐방단이 5·18 민주화운동 기념 기간에 맞춰 진행하는 남도 역사 탐방의 첫 번째 공식 여정이자, 양국 시민사회의 결속을 다지는 핵심 고리다.
이번 자리는 문학과 예술과, 심리학으로 역사적 트라우마를 마주하고, 동학에서 5·18로 이어지는 역사의 숨결을 되짚어 보는 깊이있는 학술 교류의 무대이기도 하다. 한국 근현대사의 도도한 흐름을 짚어보고, 역사적 상처를 함께 치유하기 위한 심도 있는 학술 성찰의 장으로 진행됐다.
한국 동학연구의 최고 권위자인 박맹수 전 원광대 총장(명예교수)의 일본에서의 동학연구에서 연원한, 학술연구모임으로 출발해, 양국의 과거사를 민간차원에서 복원하고, 사죄하는 심도깊은 연대의 장으로 확장됐다.
이들은 박 전 총장의 ‘동학농민혁명 연구의 현재 - 130주년에 즈음하여 발표를 시작으로’와 기타지마 기신의 ‘동학에서 5·18로 : 비폭력평화구축과 토착적근대’, 탐방단의 참고 도서이기도 한 한강 작가의 소설을 분석한 ‘‘소년이 온다’에서의 생자(生者)와 사자(死者) - 분단을 넘어서 연대로‘ 등의 논문을 통해 양국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오수성 전남대 명예교수는 ‘5·18과 트라우마’라는 강연을 통해 국가폭력의 참상과, 연장선에서 1920년대 관동대지진 후 조선인에 대한 폭력과 이후 조선인들이 겪었을 트라우마에 대한 연구상황을 전해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이날 교류회는 국가폭력이 개인과 공동체에 남긴 고통을 문학적·심리학적 시선으로 바라보고, 이를 국경을 넘어선 연대로 어떻게 승화할 것인가에 대한 실천적 과제를 공유하는 자리가 되었다.
탐방단은 사비를 들여 동학과 5·18 들 한국민주주의의 뿌리를 찾아나서면서 한국에 대해, 광주에 대해 감사를 잊지 않았다.
이날 자리에는 후쿠오카에서 유멘탈클리닉을 운영하며 트라우마 치료를 전담하고 있는 유수양 원장은 “1980년 광주에서 참상을 목도한 후 46년만에 첫 정식 기념식을 찾아왔다”며 “너무 큰 고통에 트라우마에 시달렸는데 그때 일본에서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며 감회와 고통이 뒤섞인 회환을 토로했다.
이번 행사는 불이학당, 시민자유대학, 비움박물관, 참 배움터, 일본 ‘광주민주화운동답사단’과 화순사람들 협동조합 동학공부모임, 북카페 별밭, 장흥 문화공간 에옴 등 지역의 시민사회와 문화 예술인들이 함께했다. .
박맹수 명예교수는“동학의 비폭력 평화 정신이 어떻게 오월 광주의 대동 세상으로 이어졌는지 학술적으로 짚어보고, 일본 시민들과 함께 평화를 노래할 수 있어 뜻깊다”며 “교류회가 광주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며 한일 관계의 새로운 미래를 고민하는 소중한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덕진기자 mdeun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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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은 식물과 사람을 치유해요"
광주특별시 서구 도시텃밭에서 한 어린이가 ‘어린이 도시농부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모습.
“식물은 혼자 자라지 않아요. 메리골드는 해충을 막아주고, 바질은 토마토의 성장을 돕죠. 사람도 마찬가지예요. 텃밭에서 흙을 함께 일구며 서로를 보듬을 때 공동체도 다시 살아나요.”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구 유촌동 도시텃밭정원에서 만난 김순정(58·여)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 광주시지회 회장은 도시농업을 단순히 채소를 기르는 활동이 아니라 사람을 치유하고 공동체를 회복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광주특별시가 조성한 약 900평 규모의 도시텃밭정원에서는 올해부터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 광주시지회가 도시농업 활성화 프로그램을 주관해 운영하고 있다. 기존에도 도시농업 프로그램은 운영됐지만, 올해부터는 원예치료를 접목해 치유 기능을 강화하고 참여 대상을 더욱 넓혔다.광주특별시 서구 도시텃밭에서 진행한 ‘치유텃밭정원’ 프로그램.김 회장은 “도시농업은 우울감을 줄이고 가족 간 유대와 지역 공동체를 회복하는 사회적 역할을 한다”며 “탄소중립 실천은 물론 시민들의 마음 건강까지 함께 돌보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이를 위해 도시텃밭정원에서는 올해 세 가지 핵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기후농부학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어린이 도시농부학교’, 장애인과 비장애인, 어르신 등이 함께하는 ‘치유텃밭정원’이다.김순정(58)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 광주시지회 회장.기후농부학교는 지난 4월부터 오는 12월까지 격주 토요일마다 운영되고 있다. 기관과 동아리 등 15개 팀이 참여해 친환경 농법과 탄소중립 실천 방법을 배우며 직접 텃밭을 가꾼다. 김 회장은 “도시에서 흙을 일구고 식물을 키우는 일 자체가 탄소를 흡수하고 환경을 살리는 실천”이라며 “도시농업이 창출하는 환경적 가치도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어린이 도시농부학교도 호응을 얻고 있다. 상반기에만 유치원과 어린이집 원생 500여 명이 참여해 흙을 만지고 작물을 심으며 생태 감수성을 키웠다. 광주특별시에는 어린이들이 체계적으로 생태농업을 체험할 공간이 많지 않은 만큼 교육적 의미도 크다는 평가다.김 회장은 “아이들은 흙을 직접 만져보며 먹거리가 어떻게 자라는지 배우고 생명의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익힌다”며 “창의성과 인성교육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광주특별시 서구 도시텃밭에서 한 어린이가 ‘어린이 도시농부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모습.치유텃밭정원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어르신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식물을 가꾸며 정서적 안정을 얻고 서로 교류하는 것이 목표다. 참가자들에게는 집에서도 식물과 함께 일상을 이어갈 수 있도록 반려식물을 나눠주기도 한다.도시텃밭정원에는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농법도 적용하고 있다. 토마토와 바질처럼 서로의 성장을 돕는 동반식물을 함께 심어 병해충을 줄이고 자연의 순환을 활용한다.오는 10월 23일부터 25일까지는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한 ‘광주도시농부축제’도 개최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광주특별시에는 도시농업관리사 자격을 취득한 시민들이 많지만 활동할 기회는 부족했다”며 “도시농업이 시민들의 제2의 인생이자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새로운 일자리로도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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