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어 도움 받은 삶”...10년 나눔의 기록

입력 2026.04.18. 11:06 박소영 기자
국제NGO '세상을이어가는끈' 김성철 이사장
8명 출발해 후원자 300명 조직 성장
캄보디아·몽골서 의료·문화 등 봉사
"다른 이을 위한 일이자 나를 위한 시간"
김성철 국제NGO ‘세상을 이어가는 끈’ 이사장

“도움을 주러 갔다고 생각했는데 봉사활동을 하며 제가 더 많이 도움을 받았죠.”

국제NGO ‘세상을 이어가는 끈’(세끈)을 이끄는 김성철 이사장은 지난 10년을 이렇게 돌아봤다. 누군가를 돕기 위해 시작한 일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오히려 자신을 돌아보게 된 시간이었다는 것이다.

세끈은 2012년 김 이사장을 포함한 8명이 라오스로 떠난 봉사활동에서 출발해 2016년 법인을 설립하며 받으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의료인과 예술인, 공익활동가 등이 뜻을 모아 시작한 세끈은 현재 300명에 가까운 후원자가 참여하는 조직으로 성장했다. 인권·평화·나눔의 가치를 바탕으로 소외된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국제연대 활동을 이어왔으며 라오스를 시작으로 캄보디아, 미얀마, 몽골 등지를 오가며 의료·교육·문화 분야 자원활동을 펼쳐왔다.

정신과 의사이기도 한 김 이사장은 “TV에서 한 마을이 외부 기부로 지어진 사탕수수 공장 하나로 활기를 되찾는 모습을 보고 우리도 뜻을 모으면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몇몇 마음 맞는 사람을 모아 시작한 활동이 어느덧 10년을 넘어섰다. 돌이켜보면 후다닥 지나간 느낌”이라며 “처음에는 학교를 만들고, 나아가 병원과 공장까지 갖춰 한 지역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구조를 그리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세끈의 첫 해외 거점은 캄보디아였다. 캄보디아 ‘깹(Kep)’ 지역 초등학교 내 공간을 활용한 교육문화센터를 운영하며 영어·한글·컴퓨터 교육과 문화활동을 이어왔고 도서관 조성 등 교육 기반 확충에도 힘을 보태왔다. 이후 몽골에는 두 번째 거점을 마련해 직업기술 교육 중심의 사업을 진행하며 지역별 상황에 맞춘 활동으로 영역을 넓혀왔다.

김 이사장은 10년간 세끈 활동을 하며 가장 크게 체감한 변화로 ‘사람’을 꼽았다. 캄보디아 등지에서 처음 만났던 어린 학생들이 시간이 지나 성인이 돼 다시 지역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세월의 흐름을 실감하게 됐다는 것이다.

다만 ‘자립’이라는 목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김 이사장은 “현지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운영을 이어가는 구조를 만들어가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외부 지원과 지역 여건이 맞물리면서 변화의 속도도 다르게 나타난다. 당초 구상했던 공장 건설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았지만, 그 과정 자체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활동을 이어온 힘 역시 ‘사람’이었다. 김 이사장은 함께하는 자원봉사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나누며 조직을 지탱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일이 지속되려면 의미만으로는 부족하고, 참여하는 사람들이 계속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며 “계획한 대로 진행되지 않더라도 현장에서 함께 보고 느끼는 경험이 다시 다음 활동으로 이어지는 힘이 된다”고 말했다.

또 김 이사장은 지난 10년을 ‘자기 성찰의 과정’으로 표현했다. 도움을 주기 위해 시작한 활동이었지만 봉사 활동이 오히려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그는 “무언가를 해주러 간다는 생각보다 그곳에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더 많았다”며 “일상에 매몰돼 보지 못했던 것들을 다시 보게 되는 경험이었다. 결국 이 활동은 다른 사람을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를 위한 시간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뜻이 맞는 동료들과 함께할 수 있었으며 필요한 순간마다 그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후원자들부터 함께 캄보디아, 몽골을 누볐던 봉사자들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이어오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웃었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 연관뉴스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