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자집 본업 취미로 사진 입문
아이들 크는 모습 찍으며 확장
존재의 탐구·잊혀진 풍경 담아

“살아온 시간 속에 잊혀진 시간과 기억을 담았습니다. 사진을 보는 이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삶의 시간들이지만 묻힌 서사와 추억을 떠올리며 잠시나마 휴식과 위안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는 17∼ 26일까지 ‘창’(WINDOW)를 주제로 광주 동구 남동 아크갤러리에서 다섯번째 개인전을 여는 사진작가 김창호(72·원 아트 대표)씨는 자신의 작품에 담긴 철학과 메시지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광주 화단에서 사진작가보다 화가들의 작품을 디자인하는 액자집 사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 13일 만나 광주 북구 북동에 자리한 작업실에서 한희원 작가의 그림 액자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는 자식들 모두 키워내고 온전하고 평온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1980년 광주를 몸으로 겪은 5·18 시민군 출신이다.
비슷한 세대 사람들이 버텨온 시간과 질곡은 선한 인상으로 가늠할 수 없을만큼 순탄치 않은 고비를 헤쳐왔다.
그가 카메라를 잡은 것은 1982년 무렵이다. 생계에 치여 숨가쁜 날들을 지나며 한창 커 가는 아이들 모습과 가족들 추억을 담기 위해 셔터를 누른 것이 사진과 인연을 맺은 계기였다.
벌이가 많지 않았지만 큰 마음 먹고 일본제 미놀타 카메라를 구입한 후 가족 사진을 포함, 이곳저곳 풍경과 모습을 앵글에 담아냈다.
화가들의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액자 작업이 본업인지라 이들의 작품과 전시회에서도 사진을 찍으며 작품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며 어느새 ‘사진작가’라는 이름도 들을 수 있게 됐다.
그는 그렇게 국내외를 오가며 전시회를 여는 등 취미의 범주를 벗어나 2016년 첫 개인전 후 사진작가로 자신만의 독창적 세계를 구축해가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프랑스 남부 로제르예술가마을에서 블루아 그리프 단체 후원을 받아 ‘여행자의 시선’을 주제로 총 37점을 출품, 전시회를 열어 호평을 받았다.
그는 프랑스 남부 세벤느 국립공원 안의 모습과 풍경들을 독특한 시선으로 포착한 사진들로 주목받았다.
이번 광주 전시회도 프랑스 전시의 연장선상이다.
그는 창(窓)을 통해 존재의 발현과 탐구, 시간 속에 잊혀진 애환을 추억을 되살려냈다.
그 속에는 작고 사소한 것들이지 우리 모두가 잊고 지낸 소중한 서사와 삶의 모습들이 살아숨쉰다.
35점의 사진 속에는 프랑스 르앙과 블루아, 아를, 광주와 나주 남평 등 오래된 도시의 풍광과 흔적들이 들어 있다.
김창호 사진작가는 “나에게 사진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존재의 심연으로 향하는 출입문”이라며 “뿌연 창 너머로 나의 진짜 모습과 마주하는 것, 그것이 이 사진들이 바라는 진정한 대화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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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에서 5·18로” 한일 시민사회, 주말 광주서 ‘평화·인권 연대’ 불씨 지펴
한일 시민사회가 함께한 ‘광주 한일평화시민교류회’가 지난 주말 광주 비움박물관에서 양국 관계자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성황리에 개최됐다. 사진은 오수성 전남대 명예교수의 518 트라우마 강연 모습. 사진 참배움터 제공.
한국 민주주의의 뿌리와, 국경을 넘어선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 광주·전남을 찾은 일본 시민사회 탐방단과 광주시민들이 함께한 ‘제4회 광주 한일평화시민교류회’가 광주 비움박물관에서 양국 관계자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성황리에 개최됐다.올해로 4회째를 맞은 한일평화시민교류회는 일본의 역사학자·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로 구성된 탐방단이 5·18 민주화운동 기념 기간에 맞춰 진행하는 남도 역사 탐방의 첫 번째 공식 여정이자, 양국 시민사회의 결속을 다지는 핵심 고리다.이번 자리는 문학과 예술과, 심리학으로 역사적 트라우마를 마주하고, 동학에서 5·18로 이어지는 역사의 숨결을 되짚어 보는 깊이있는 학술 교류의 무대이기도 하다. 한국 근현대사의 도도한 흐름을 짚어보고, 역사적 상처를 함께 치유하기 위한 심도 있는 학술 성찰의 장으로 진행됐다.한국 동학연구의 최고 권위자인 박맹수 전 원광대 총장(명예교수)의 일본에서의 동학연구에서 연원한, 학술연구모임으로 출발해, 양국의 과거사를 민간차원에서 복원하고, 사죄하는 심도깊은 연대의 장으로 확장됐다.이들은 박 전 총장의 ‘동학농민혁명 연구의 현재 - 130주년에 즈음하여 발표를 시작으로’와 기타지마 기신의 ‘동학에서 5·18로 : 비폭력평화구축과 토착적근대’, 탐방단의 참고 도서이기도 한 한강 작가의 소설을 분석한 ‘‘소년이 온다’에서의 생자(生者)와 사자(死者) - 분단을 넘어서 연대로‘ 등의 논문을 통해 양국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오수성 전남대 명예교수는 ‘5·18과 트라우마’라는 강연을 통해 국가폭력의 참상과, 연장선에서 1920년대 관동대지진 후 조선인에 대한 폭력과 이후 조선인들이 겪었을 트라우마에 대한 연구상황을 전해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이날 교류회는 국가폭력이 개인과 공동체에 남긴 고통을 문학적·심리학적 시선으로 바라보고, 이를 국경을 넘어선 연대로 어떻게 승화할 것인가에 대한 실천적 과제를 공유하는 자리가 되었다.탐방단은 사비를 들여 동학과 5·18 들 한국민주주의의 뿌리를 찾아나서면서 한국에 대해, 광주에 대해 감사를 잊지 않았다.이날 자리에는 후쿠오카에서 유멘탈클리닉을 운영하며 트라우마 치료를 전담하고 있는 유수양 원장은 “1980년 광주에서 참상을 목도한 후 46년만에 첫 정식 기념식을 찾아왔다”며 “너무 큰 고통에 트라우마에 시달렸는데 그때 일본에서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며 감회와 고통이 뒤섞인 회환을 토로했다.이번 행사는 불이학당, 시민자유대학, 비움박물관, 참 배움터, 일본 ‘광주민주화운동답사단’과 화순사람들 협동조합 동학공부모임, 북카페 별밭, 장흥 문화공간 에옴 등 지역의 시민사회와 문화 예술인들이 함께했다. .박맹수 명예교수는“동학의 비폭력 평화 정신이 어떻게 오월 광주의 대동 세상으로 이어졌는지 학술적으로 짚어보고, 일본 시민들과 함께 평화를 노래할 수 있어 뜻깊다”며 “교류회가 광주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며 한일 관계의 새로운 미래를 고민하는 소중한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덕진기자 mdeun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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