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등일보 제18기 독자권익위원회 회의가 지난달 30일 무등일보 커뮤니케이션룸에서 열렸다. 이번 회의에는 박정열 위원장(치과의사·대동고 이사장)을 비롯한 김유빈·김정희·김허경·김현성·박광구·박홍근·한은미 등 8명의 위원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은 AI컴퓨팅센터 유치 결과와 지역 산업 전략, 무등산 모노레일과 관광 인프라, 도시 쓰레기 문제, 문화예술 생태계 활성화, 지방선거 공천 구조 등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박정열 위원장=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등일보의 정치면 기사를 보면서 광주·전남 시민들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특정 정당이 후보를 정하고 시민에게 통보하는 방식이 수십 년간 관행으로 이어졌다. 시민은 민주화를 위해 양보해왔지만, 지역 정치인들은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결과를 만들어왔다. 이제는 공천 구조 자체를 바꿔 시민이 참여하고 후보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공천 비민주성이 지역 정치 질을 떨어뜨리고 정치인은 권리당원 눈치만 보는 현실은 지방정치 발전을 막는다. 내년 선거를 계기로 광주·전남이 먼저 변해야 하며 시민 주권 시대를 열기 위해 무등일보가 관심 있는 보도를 이어가야 한다.
▲김유빈=9월11일자 '골목마다 쓰레기 넘치는데…' 기사는 도시의 구조적 문제를 잘 짚었다. 재개발 지대뿐 아니라 문흥동 등 원도심 전역에서도 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인구는 줄지만 쓰레기는 늘어나는 도시의 역설을 사람이 아닌 '도시'의 시각에서 다뤄볼 필요가 있다. 도시가 스스로 감당하지 못하는 폐기물 문제는 미관 훼손을 넘어 지속 가능한 도시의 근간을 흔드는 사안이다.
AI컴퓨팅센터 유치 무산 이후 광주가 지나치게 격양된 반응을 보인 점은 아쉬웠다. 공동체가 위기처럼 받아들이기보다 해남 이전을 포함해 현실적 대안을 모색하는 냉정한 시각이 필요하다. 10월22일과 23일 이삼섭 기자의 연속 보도는 지역 의제를 선도한 좋은 사례였다. 또한 9월24일자 '전남 13개 연륙섬 교통은 육지, 택배는 섬…배송비 불공정' 기사처럼 중앙언론이 다루지 않는 생활밀착형 지역 보도를 계속 이어가길 바란다.
▲김정희=무등일보 누리집을 오랜만에 들어가 보니 지방선거·광주경제·이상기후 등 주제별 섹션이 잘 정리돼 있었다. 각 섹션을 통해 무등일보가 광주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알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 다만 AI컴퓨팅센터 섹션은 이제 생명력을 다한 만큼 새로운 지역 의제로 확장해 나가길 바란다. 한편 AI컴퓨팅센터 유치 무산 이후 처음으로 차분한 시각을 담은 10월 22일자 '희비는 뒤로…광주·전남 '상생형 AI 수도' 함께 그리자'기사는 균형감이 돋보였다. 광주와 전남을 경쟁 구도가 아닌 공동체로 바라본 점이 의미 있었다. 기술적 판단보다 중요한 건 지역이 함께 가는 방향이라는 점을 짚은 것이다.
끝으로 가을야구 시즌, 기아타이거즈 부진은 아쉬움이 크다. 이범호 감독이 새로운 전략으로 팀을 환골탈태시키지 못한다면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야구를 보다 심층적으로 ㄷ뤄 주면 좋겠다.
▲김허경=유네스코 창의도시 국가회의가 벨기에 나뮈르에서 있었는데, 작은 도시임에도 관광객과 페스티벌이 활발하게 열리는 걸 보며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에 대해 사고를 전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무등일복 이런 부분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주면 좋겠다.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G.MAP)에서 신진 청년 작가를 지원하는 '뉴웨이브상'을 만들었는데 벌써 1천 건 넘는 문의가 들어왔다. 이를테면 등일보가 신진 예술인을 홍보하고 후원하는 역할을 한다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으로기대된다.
▲김현성=AI컴퓨팅센터 유치 결과는 광주가 한뜻으로 추진했던 만큼 안타까운 부분이 크다. 정부의 전략산업이 민간기업의 경제논리에 따라 결정된 점은 석연치 않은 점도 있어 결정 과정의 투명한 정리도 필요하다. 무등일보가 이번 사안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광주는 제조업 기반의 '피지컬 AI', 전남은 하드웨어 중심 산업을 담당하는 등 역할 분담 등을 점검하는데 나서주면 좋겠다. AI 산업의 현실을 짚고, 정책 결정 과정의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뤄야 한다. 광주가 다시 AI산업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해법 마련과 함께 언론의 의제 설정과 대안 제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박광구=베트남 푸꾸옥이라는 도시를 다녀왔는데 광주의 문화 현실을 돌아보게 됐다. 광주는 수십억을 들여 비엔날레와 ACC를 세웠지만 여전히 볼거리·놀거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반복된다. 푸꾸옥은 제주도의 3분의 1 규모인데 해안 공연장과 조형물, 다리 등을 조성해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고 있다. 광주도 자연을 보존하면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무등일보 '아트플러스'처럼 지역 예술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조명하고 유명 작가 중심의 보도에서 벗어나 청년작가·예술동호회 등 창작 현장의 이야기를 깊이 다룰 필요가 있다.
▲박홍근=10월14일자 '반복되는 지산유원지 모노레일 멈춤사고…' 기사를 보며 과거 지산유원지 모노레일을 탔던 기억이 떠올랐다. 쇼핑센터·문화시설·교육뿐 아니라 '놀거리'와 '볼거리'가 정주여건의 핵심이다. 무등산의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안이 필요하다. 케이블카처럼 접근성을 높이고 산속에서도 머물며 즐길 수 있는 관광 인프라를 고민해야 한다. 광주가 가진 자산, 무등산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활용할지 무등일보가 관심 있게 다뤄주길 바란다.
10월16일자 '요양병원에서 '살던 집'으로 옮긴 사람들…' 기사를 통해 고령사회 돌봄 시스템의 방향을 생각했다. 일본처럼 가정 중심 돌봄 체계를 확대하면 의료비를 절감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무등일보가 자연과 돌봄, 두 영역의 새로운 해법을 심층적으로 제시해주길 바란다.
▲한은미=트럼프 대통령 관련 뉴스를 보며 전국 이슈를 지역 시각으로 풀어내는 보도의 필요성을 느꼈다. 경주처럼 잠재력 있는 지역은 조금만 주목해도 전국적 관심을 끌 수 있다. 무등일보가 지역 이슈를 센스 있게 확장해 나가길 바란다.
환경 문제에도 꾸준히 관심이 있다. 개발이 곧 파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자연을 보호하면서도 사람을 머무르게 하는 개발이 필요하다. 광주가 인권의 도시라면, 이제는 '자연의 권리'를 조명하는 도시로 나아가야 한다. 지구법학처럼 자연의 권리를 제도적으로 고민하는 시각이 지역 언론에도 필요하다. 쓰레기, 복개하천, 갯벌 훼손 등 지역 환경 문제를 장기적 관점에서 추적·심층보도하고, 시민이 참여하는 해결 사례를 발굴하는 데 무등일보가 앞장서주길 기대한다.
■참석 독자위원(※가나다 순)
김유빈 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 상임연구원
김정희 민변광주전남지부 전 지부장
김허경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센터장
김현성 전 광주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 대표
박광구 광주미술협회 회장
박정열 치과의사(대동고 이사장)
박홍근 나무심는건축인 공동대표
한은미 전남대 교수
정리=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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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받고 갑니다"···공지영 작가 만난 광주 시민들
11일 오후 광주 광산구청 1층 모두의쉼터에서 공지영 작가가 카페홀더 명예점장으로 분해 사인회를 진행하고 있다.
소설 '도가니'의 작가 공지영이 11일 광주 광산구청 1층 장애인 일자리지원 카페 '카페홀더'를 찾았다. 이곳은 인화학교 성폭력 피해자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설립된 사회적기업으로 청각·지체장애인이 바리스타로 일하는 일터다.공 작가는 이날 명예점장으로 시민들을 맞았고 하동 귀촌 이후 문화 활동을 함께 이어온 하동책방도 동행해 자리를 따뜻하게 채웠다. 장애인 고용 현장을 응원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사인회에서 준비된 신작 에세이 50권은 한 시간 만에 모두 소진되며 시민들의 큰 호응을 이끌었다.카페홀더 앞은 행사 시작 전부터 신간을 구매하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서가를 살피며 "작가를 직접 만나는 건 처음"이라며 설렘을 나누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고, 공 작가가 앞치마와 명예점장 배지를 달고 등장하자 반가움을 담은 인사와 휴대전화 카메라 셔터 소리가 이어졌다.사인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공 작가를 만나려는 줄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 "작가님 글로 제 삶이 달라졌다", "광주에 와줘서 고맙다"는 말과 함께 작은 선물을 건네는 시민도 있었고, 서로 휴대전화를 맞바꿔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11일 오후 광주 광산구청 1층 모두의쉼터에서 공지역 작가가 카페홀더 명예점장으로 나선 가운데 시민들이 공 작가의 신간을 구매했다.독일에서 생활하다 고향 나주를 찾았다는 김무진(77)씨는 "광주에서 사인회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왔다"며 "'도가니'를 읽고 사회문제가 더는 남의 일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약자 곁에 있으려는 작가를 꼭 한번 만나고 싶었다. 이 카페가 피해자 자립을 위해 시작된 공간이라고 들었다. 그런 곳에서 작가를 직접 만나는 일이 더 깊게 와 닿는다"고 했다.고등학생 시절 공 작가의 '의자놀이'를 읽고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서은아(30)씨는 "학창 시절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를 다룬 글을 읽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 생겼다"며 "카페홀더 설립에 작가가 기부했다는 이야기를 오늘 들었는데, 책 속 메시지가 공간으로 이어진 느낌이었다. 마지막 50번째 책을 구매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이날 행사장에는 장애인 시민들도 자연스럽게 자리했다. 조용히 줄을 서 있다 작가와 눈이 마주치자 환하게 웃는 등 서로 다른 배경의 시민들이 한 공간에서 어울리는 풍경이 자연스럽게 펼쳐졌다.11일 오후 광주 광산구청 1층 모두의쉼터에서 카페홀더 명예점장으로 나선 공지영 작가가 카페홀더 지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문경양 광주장애인미술협회장은 "여성폭력·가정폭력·장애인 인권 문제는 쉽게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주제인데, 공 작가가 오래 꾸준히 이야기해줘서 많은 장애여성들이 큰 용기를 얻었다"며 "협회 회원 150명이 미술로 자립을 꿈꾸고 있다. 카페홀더처럼 장애인이 능력으로 일할 수 있는 공간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이날 행사장 한쪽에서는 드립백·원두·머그컵·쿠키·'도가니' 음반CD 등을 판매하는 부스가 운영됐다. 시민들은 대기 시간을 활용해 기념품을 골랐고, "수익이 장애인 일자리를 유지하는 데 쓰인다"는 설명에 가방에 하나씩 더 담는 이들도 있었다. 제품을 고르는 손길마다 행사 의미를 함께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배어 있었다.이날 행사에는 약 100여 명이 다녀갔고, 현장에서 책을 받지 못한 50여 명은 추가 주문을 신청했다. 추가분은 공 작가의 사인이 모두 완료된 뒤 개별 배송될 예정이다.11일 오후 광주 광산구청 1층 모두의쉼터에서 공지역 작가가 카페홀더 명예점장으로 나선 가운데 시민들이 공 작가의 신간을 구매했다.카페홀더의 역사는 이날 현장의 의미를 더했다. 2011년 도시철도공사 1층에 1호점이 문을 열며 인화학교 피해자들의 자립을 지원하기 시작했고, 2013년 광산구청점(2호점)이 뒤를 이었다. '홀로 삶을 세우되 더불어 산다'는 뜻을 담은 이름처럼 바리스타 교육·직무체험·작은 음악회 등 다양한 활동으로 장애인 고용 모델을 확장해 왔다.김용목 카페홀더 대표는 "작가님과는 20년을 이어온 인연이다"며 "광산구청점이 문을 열 때 작가님과 출판사 창비가 약 1억원씩 후원해준 덕에 지금처럼 안정적으로 운영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오늘처럼 시민들이 공간의 의미를 함께 느껴주는 자리가 직원들에게도 큰 힘이 된다"고 했다.공지영 작가는 "광주만 생각하면 마음이 울컥한다. '도가니'를 취재하러 왔던 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2년에 한 번씩은 꼭 광주를 찾고 있다. 광주는 언제 와도 따뜻하다. 필요하다면 언제든 다시 오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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