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공부방 202호] TV·컴퓨터 갖춘 공부방 생겨···초2 김군의 작은 기적

입력 2025.10.16. 16:11 강주비 기자
아버지 병환·경제 어려움 속에도 학습 의지
TV·컴퓨터·책가방 지원…“꿈 이룰 희망 얻어”
사랑방미디어, 무등일보, 광주재능기부센터가 함께하는 '사랑의 공부방 만들기' 사업 202호에 가구들이 설치되고 있다.

"TV랑 컴퓨터가 생겨 너무 좋아요. 이제 공부도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광주 한 다세대주택에 사는 초등학교 2학년 김모(8)군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번졌다. 사랑방미디어와 무등일보, 광주재능기부센터가 함께 진행하는 '사랑의 공부방 만들기' 사업 202호가 완공되며, 오랜 기간 열악한 환경 속에서 지내온 김군의 가족에게 따뜻한 변화를 안겼다.

김군은 결혼이주여성인 어머니와 아버지, 세 식구가 함께 살고 있다. 붙임성 있고 총명하다는 평을 들으며 또래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던 김군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한창 '배우는 즐거움'을 느끼던 중이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생활이 급격히 어려워졌다.

식당에서 일하며 생계를 책임지게 된 어머니는 아들을 돌보며 일까지 병행하느라 하루하루가 고됐다. 수입은 많지 않았고, 전기요금과 월세를 감당하기에도 빠듯했다.

사랑방미디어, 무등일보, 광주재능기부센터가 함께하는 '사랑의 공부방 만들기' 사업 202호에 가구들이 설치되고 있다.

그럼에도 김군은 학습에 대한 의욕이 남달랐다. 궁금한 것이 생길 때마다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싶어 했지만, 집에는 TV도, 컴퓨터도 없었다.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 아들에게 "엄마도 잘 모르겠다"고 답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 잦아질수록 어머니의 마음엔 미안함이 쌓였다.

그러던 중 김군은 지역아동센터를 통해 방과 후 식사와 공부를 이어가며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었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여전히 어두운 표정이 남았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김군의 어머니는 '사랑의 공부방 만들기' 사업을 신청했다.

사랑방미디어, 무등일보, 광주재능기부센터가 함께하는 '사랑의 공부방 만들기' 사업 202호에 TV가 설치된 모습.

사랑의 공부방 만들기 팀은 먼저 노후된 공간을 정리하고, TV와 컴퓨터, TV장식장, 전자레인지 수납장 등을 새로 설치했다. 김군의 낡은 책가방도 새것으로 교체했다.

바뀐 공간을 바라본 김군은 "정말 꿈만 같다"며 "이제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군의 어머니도 "그동안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었는데, 이렇게 큰 도움을 받아 마음이 한결 놓였다"며 "다시 힘내서 아이와 잘 살아가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랑의 공부방 만들기' 관계자는 "202호 공부방이 김군 가족에게 새출발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작은 정성이지만 많은 분들이 따뜻한 나눔에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 연관뉴스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