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컴퓨터·책가방 지원…“꿈 이룰 희망 얻어”

"TV랑 컴퓨터가 생겨 너무 좋아요. 이제 공부도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광주 한 다세대주택에 사는 초등학교 2학년 김모(8)군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번졌다. 사랑방미디어와 무등일보, 광주재능기부센터가 함께 진행하는 '사랑의 공부방 만들기' 사업 202호가 완공되며, 오랜 기간 열악한 환경 속에서 지내온 김군의 가족에게 따뜻한 변화를 안겼다.
김군은 결혼이주여성인 어머니와 아버지, 세 식구가 함께 살고 있다. 붙임성 있고 총명하다는 평을 들으며 또래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던 김군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한창 '배우는 즐거움'을 느끼던 중이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생활이 급격히 어려워졌다.
식당에서 일하며 생계를 책임지게 된 어머니는 아들을 돌보며 일까지 병행하느라 하루하루가 고됐다. 수입은 많지 않았고, 전기요금과 월세를 감당하기에도 빠듯했다.

그럼에도 김군은 학습에 대한 의욕이 남달랐다. 궁금한 것이 생길 때마다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싶어 했지만, 집에는 TV도, 컴퓨터도 없었다.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 아들에게 "엄마도 잘 모르겠다"고 답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 잦아질수록 어머니의 마음엔 미안함이 쌓였다.
그러던 중 김군은 지역아동센터를 통해 방과 후 식사와 공부를 이어가며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었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여전히 어두운 표정이 남았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김군의 어머니는 '사랑의 공부방 만들기' 사업을 신청했다.

사랑의 공부방 만들기 팀은 먼저 노후된 공간을 정리하고, TV와 컴퓨터, TV장식장, 전자레인지 수납장 등을 새로 설치했다. 김군의 낡은 책가방도 새것으로 교체했다.
바뀐 공간을 바라본 김군은 "정말 꿈만 같다"며 "이제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군의 어머니도 "그동안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었는데, 이렇게 큰 도움을 받아 마음이 한결 놓였다"며 "다시 힘내서 아이와 잘 살아가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랑의 공부방 만들기' 관계자는 "202호 공부방이 김군 가족에게 새출발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작은 정성이지만 많은 분들이 따뜻한 나눔에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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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폭력'으로 본 한국 사회··· 대한철학회 운제 철학상에 박구용 전남대 교수
전남대학교 철학과 박구용 교수가 저서 '자유의 폭력'으로 대한철학회(이사장 백승균) 제16회 운제철학상을 수상했다.
서구 근대 자유주의 논리를 한국 사회의 현실 속에서 다시 해석하고, 자유가 타인과 공동체를 억압할 수 있다는 역설을 철학적으로 규명한 연구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대한철학회(이사장 백승균)가 제16회 운제철학상 수상작으로 전남대학교 철학과 박구용 교수의 '자유의 폭력'을 선정했다. 한국 철학이 다시 공공성·사회 실천의 영역으로 질문을 확장하는 흐름 속에서, 이번 수상은 철학이 현실 사회의 문제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에 대한 하나의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심사위원회는 "자유를 긍정하는 사람들이 결코 말하지 않는 '보이지 않는 폭력'을 드러내고, 철학적 언어로 사회적 약자와 공동체를 바라보는 시선을 되살리는 작업"으로 평가했다.'자유와 폭력'은 '세계사적 맥락에서 자유 개념의 변화를 비판적으로 정리하고, 한국 사회의 조건 속에서 새로운 철학적 길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의사소통적 자유', '상호존재적 소통'과 같은 개념은 자유가 폭력으로 변질되지 않는 사회적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박 교수는 '자유의 폭력'에서 자유가 최고선처럼 추앙되어온 역사적 과정을 되짚고, 그 자유가 현실 속에서 어떻게 사회적 약자와 공동체를 향해 폭력적으로 작동하는지를 해부한다.그는 자유를 단순한 자기 결정권이 아니라 타자의 고통과 공동체적 책임과 결합될 때 완성되는 사회적 개념으로 본다. 경쟁과 효율을 절대화한 체제에서 "너의 자유가 나의 위험이 되는 현실, 혐오와 배제가 '정당한 권리 행사'라는 이름으로 은폐되는 구조를 비판하면서, 자유가 폭력으로 전환되지 않기 위한 윤리적 장치를 모색한다. 이 책은 혐오, 젠더 갈등, 정치적 양극화, 복지와 교육 등 한국 사회의 구체적 장면을 철학의 언어로 분석하며, 공동체적 삶을 위한 제도적 상상력을 함께 제안한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운제철학상은 한국 철학의 토대를 세운 대한민국 철학계의 거장 운제 백승균 교수의 학문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08년 제정된 상으로, 최근 5년 이내 탁월한 저술을 남긴 연구자에게 수여된다. 시상식은 경북대학교에서 열린 가을 학술대회에서 진행됐다.박 교수는 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교에서 사회철학과 인권철학을 수학했으며, '우리안의 타자', '부정의 역사철학' 등의 저서를 통해 민주주의, 공공성,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철학적으로 사유해왔다.그는 "자유의 폭력적 효과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자유를 '최대한'으로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했다"며 "한국철학의 전통을 바탕으로 자유·폭력·공동체·민주주의와 같은 철학적 주제와 한국 사회의 현실을 연결하는 연구를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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