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심리 이해를 통한 조직문화 개선
이동귀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느슨한 연대' '스몰토크' 유지가 중요
일관적 태도 유지하며 변화 파악해야
[제10기 무등CEO아카데미 제16강ㅣ이동귀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조직을 잘 이끌기 위해서는 조직원에 대해 잘 이해해고, 그들의 능력을 끌어 올릴 수 있게 조직원의 심리를 잘 파악해야 합니다.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를 통해 어떤 상사인지 평가해보고 세대 차이를 극복하는 다양한 노하우도 습득해야 합니다."
제10기 무등CEO아카데미 제16강이 지난 10일 서구 홀리데이인 광주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강의는 이동귀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가 나서 '인간심리 이해를 통한 조직문화 개선'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 교수는 '스몰 토크'와 '문간에 발들여 놓기' 심리를 잘 활용할 줄 아는 리더가 조직을 잘 이끌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스몰토크' 심리를 설문 조사 예시를 통해 설명했다.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간단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나머지 한 그룹은 설문조사 없이 '집에 방문해 냉장고의 식료품을 조사해도 되느냐'고 물었을 때 첫번째 그룹은 승락한 비율은 52%로 절반이 넘은 반면, 두번째 그룹에서 승락한 비율은 22%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이를 놓고 이 교수는 "처음에 가벼운 부탁이나 친근감이 형성되면 다소 어려운 요구도 수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하지만 두번째 그룹의 20%는 '굿사마리안'이다. 이들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요구나 부탁을 해도 다 들어줄 수 있는 사람들이니 귀하게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은 대화를 자주 하는 조직은 조직원 간의 벽을 허물게 해준다는 것이다. 사소한 대화라도 평소에 나누는 조직원들은 이타적으로 행동 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 교수는 '문간에 발들여 놓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예시도 제시했다.
한 노천 카페에서 옆 테이블 손님과 가벼운 인사를 나눈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는데, 가방을 놓고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 물건을 훔치려는 시도를 하면, 옆 테이블 손님은 인사를 나눈 사람의 물건을 지켜주려는 경향이 높은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의 물건은 훔쳐가는 것을 말리지 않는 경향이 높다는 것이다.
그는 "집에 들어가려면 일단 문간에 발부터 들여놓아야 하는데, 이런 심리를 이용해 범죄 예방도 가능하다는 실험이다"며 "처음 본 사람에게 시간을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이 나를 위해 행동할 수 있다는 좋은 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자신이 어떤 상사인지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며 "평소에 '답정너형'이나 '분노폭발형' 등 대하기 어려운 상사인지 되돌아 보라"고 조언했다.
평소 조직원들을 통제하려는 욕구가 강하거나 장악력을 상실하는데 두려움이 많아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까지 간섭하려 하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답정너형은 더블메세지 스타일이라고도 하는데, 최악의 상사 1위에 해당한다"며 "특히 가정에서도 이중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은 자녀에게 좋지 않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대화 방법이 다르거나 정해진 답을 요구하지 않아야 한다"고 첨언했다.
그는 "또 부정적인 감정을 여과없이 표출하는 상사도 기피 대상이다. 이런 행동은 '갑질'에 해당돼 많이 사라졌다"며 "부정적인 감정을 자주 표출하는 상사의 심리에는 '조직원은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생각이 예전에는 통용됐지만 세대가 변하면서 이런 생각 자체가 잘못된 것이어서 빨리 바꿔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 교수는 솔직하고 손해보는 것을 싫어하는 MZ세대의 특성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조언했다. 젊은 세대의 일에 대한 열정을 이해하고, 지나친 친분을 부담스러워 한다는 것도 수긍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MZ세대 대부분은 친밀도가 약한 '느슨한 연대' 수준만 형성되기를 바란다"며 "'싫어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이해해주세요'라는 뜻의 싫존주의가 MZ세대를 대변하는 말이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소통하는 리더의 대화법은 '질문 공세로 대화를 이어가지 말 것'과 '왜라는 답을 요구하는 폐쇄적인 질문을 하지 말 것', 감정 형용사를 많이 쓰는 풍부한 대화법이 중요하다"며 "무엇보다 일관적 태도, 예방보다는 향상에 초점을 맞춘 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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