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 피어나는 광양으로 가자

입력 2024.02.15. 17:41 이윤주 기자
꽃망울 터뜨린 매화 향 물씬
물오른 고로쇠 등 설렘 가득
광양 매화마을

수은주가 꽁꽁 얼어붙는 엄동설한에도 광양은 백운산 고로쇠나무에 물이 오르고 다압면 소학정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리는 등 봄향기가 물씬 풍긴다.

해마다 추운 겨울을 이기고 가장 먼저 꽃피우는 다압면 소학정 매화나무는 올해도 소담한 꽃망울로 귀한 매화를 보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입춘을 넘기고 우수가 지나면 꽃대궐을 이루는 청매실농원을 중심으로 섬진강변 약 33만㎡ 매화 군락이 환상적인 장관을 빚어내며 모두의 맘을 설레게 한다.


광양 매화마을

올해로 제23회를 맞는 광양매화축제는 '광양 매화, K-문화를 담다'라는 주제와 '매화가 오니, 봄이 피었습니다'를 슬로건으로 오는 3월8일부터 17일까지 열흘간 펼쳐진다. 매화 꽃 흩날리는 매화 팜파티, 매화 하이볼 체험, 나만의 공간에서 '매화 꽃 타임', 섬진강 맨발(얼음길)걷기 등 광양매화축제에서만 즐길 수 있는 킬러콘텐츠가 그득하다.

청정 백운산 고로쇠나무에서 채취한 '광양백운산 고로쇠'는 광양 9미의 하나로 미네랄, 마그네슘 등이 풍부해 국립산림과학원으로부터 골다공증 개선 효과를 입증받았다. 도선국사가 좌선 후 무릎이 펴지지 않았는데 고로쇠를 먹고 곧바로 일어선 후 뼈에 이롭다는 의미로 골리수(骨利樹)라 칭했고, 음운변화로 고로쇠가 됐다고 전해진다. 또한, 신라와의 전투에서 패전 위기에 몰린 백제군이 화살이 박힌 고로쇠나무에서 떨어지는 수액으로 원기를 회복하고 사기를 높여 승리를 이끌었다고 한다.

산림청 지리적 표시제 제16호로 등록된 광양백운산 고로쇠는 정제과정을 거친 수액만을 유통하며 고로쇠약수영농조합과 각 읍면동 농협 등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백운산 자락의 산장과 도심 곳곳에서는 참숯에 구워 먹는 담백한 광양닭숯불구이와 광양백운산 고로쇠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식점이 즐비하다.



구봉산 전망대?

구봉산전망대

내 인생의 하이라이트

세상의 빛이 다 모인 빛과 볕의 도시 광양은 밤이 더 아름다운 도시로 인생의 하이라이트를 선물한다.

한국관광공사 밤밤곡곡 100선에 이름을 올린 해발 473m 구봉산전망대는 이순신대교, 남해대교, 순천왜성 등을 360도 파노라마로 조망할 수 있으며 탁 트인 공간이 주는 프라스트로와 신비롭고 환상적인 야경을 선사한다.


이순신 대교 야경

하늘과 바다 사이 평행선으로 불리는 이순신대교는 광양과 여수를 잇는 총연장 2천260m, 왕복 4차선 현수교로 국내 최장, 세계 8위 규모를 자랑한다. 주탑 간 거리인 주간경장 1천545m는 이순신장군 탄생년도를 상징하며, 은은한 불빛은 철로 만든 하프처럼 아름답게 반짝인다.그 외에도 느랭이골자연휴양림, 해달별천문대, 해오름육교 등 다채로운 야간경관이 은은하면서도 감각적인 빛의 퍼포먼스를 펼친다.


배알도


배알도 섬정원

바다와 만나는 곳 떠 있는 '영혼의 쉼터'

섬진강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동그마니 떠 있는 배알도 섬 정원은 마음과 풍경이 만나는 영혼의 쉼터다.

작약, 수국 등 아름다운 꽃이 계절 따라 피어나는 섬 정원은 바다 위를 유려하게 가로지르는 별헤는다리와 해맞이다리를 통해 쉽게 닿을 수 있다.

푸른 바다를 건너면 오랜 시간을 새긴 고목이 여행자를 반기고, '배알도'라는 빨간 명칭 조형물이 세워진 섬 마당은 무한한 여백으로 평화롭다. 섬을 에두른 나무덱을 따라 쪽빛 바다를 조망하며 정상에 다다르면 운치있는 소나무에 둘러싸인 '해운정'이 푸른 바다와 자유로운 구름을 무심히 담고 있다.

해질녘 석양마저 아름다운 섬 정원은 놀멍, 물멍하며 지친 일상을 위무할 수 있는 영혼의 케렌시아다.

어둠이 내리면 배알도 섬 정원과 별헤는다리, 해맞이다리는 아름다운 불빛으로 깜박이며 수고로운 여행자들의 마음을 위무한다.


광양 김 시식지

세계적인 金 빚어내는 곳

광양엔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K푸드 수출 1위 품목으로 부상하고 있는 김을 최초로 양식한 '광양김시식지'가 있다.

전라남도기념물 제113호로 지정된 광양김시식지는 최초로 김을 양식한 김여익과 그 역사를 기리기 위한 곳이다. 영모재, 김역사관, 유물전시관 등이 있으며, 김의 유래, 제조과정 등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김여익은 병자호란에 청과 굴욕적인 화의를 맺었다는 소식에 통탄하며 광양 태인도에서 은둔하던 중 바다에 떠다니는 나무에 해초가 걸리는 것을 목격한다.

이에 착안, 강과 바다가 만나 영양이 풍부한 태인도의 이점을 살린 섶꽂이 방식의 김 양식법을 최초로 창안 보급하면서 바다를 경작의 영역으로 확장했다.

수라상에 오른 김에 매료된 인조가 광양의 김여익이 진상했다는 말에 그의 성을 따 '김'이라 부르도록 하였다는 스토리는 듣는 이의 흥미를 끈다.


광양제철소?

김이 생산되던 태인도 일대에는 광양제철소가 건설돼 金(김)과 글자가 같은 金(쇠)을 생산하며 지명의 의미를 되새겨 보게 한다.

광양제철소는 인류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 철을 1천538℃에서 녹여 철강을 생산하는 글로벌 넘버원 자동차 강판 전문제철소다. 이곳에서는 철강해설사와 함께하는 견학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아이와 함께라면 한번쯤 들러보기를 권한다.

광양불고기·닭숯불구이

MZ세대 입맛까지 사로잡다

신비의 약수 백운산고로쇠, 섬진강재첩과 벚굴, 포실포실 쫀득쫀득한 광양기정떡, 가을이면 몰려오는 망덕포구 은빛 전어 등 광양은 사계절이 맛있다.

특히, 백운산에서 자생하는 참나무 덕분에 발달한 광양불고기, 광양닭숯불구이, 광양장어숯불구이 등 고유의 풍미를 살리는 구이음식은 광양을 찾는 여행자들이 반드시 맛보아야 할 광양대표음식이다.

최근엔 광양불고기, 광양닭숯불구이 등이 식품기업 및 외식 프랜차이즈의 시그니처 메뉴로 잇달아 출시되면서 트렌드에 민감한 2030 MZ세대의 입맛까지 사로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매실차, 매실장아찌 등 구연산과 비타민이 풍부한 매실가공식품은 면역력을 높이며 대한민국 건강지킴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봄바람이 부는 2월엔 청정 섬진강에서 채취되는 벚굴, 재첩 등을은 섬진강이 바다와 만나는 망덕포구의 먹거리타운 등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강에서 나는 굴이란 뜻으로 강굴로도 불리는 벚굴은 생김새가 물속에 핀 벚꽃처럼 보인 데서 유래한 이름으로, 벚꽃이 필 무렵 맛이 가장 뛰어난 데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어른 손바닥만 한 벚굴은 2월 중순에서 4월 말까지만 맛볼 수 있는 봄철 음식으로 싱그런 향과 진한 풍미를 자랑한다.


섬진강 재첩회와 재첩국

재첩은 국, 회무침, 전 등으로 다채롭게 변주되는데 칼슘과 인이 풍부해 간 보호, 빈혈 예방에 탁월하고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인기가 높다. 특히, 시원한 맛을 자랑하는 재첩국에 열에 손상되지 않는 비타민을 함유한 부추를 띄워 먹으면 맛 좋은 건강식이 된다.

맛깔스럽고 상큼한 봄철 음식을 즐긴 후 낭만 가득한 망덕포구, 별헤는다리, 배알도 섬 정원 등을 거닌다면 오감을 만족하는 광양미식여행이 완성된다.


배알도 야경


달맞이명소

갑진년 정월대보름달은 이곳에서

정월대보름(2월24일)은 음력 새해 첫 보름날로 농경사회였던 우리나라에서는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며 오곡밥 등 절기 음식을 나누고,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등의 전통놀이를 즐겼다. 특히, 대보름달의 밝은 빛이 질병, 재앙 등 나쁜 기운을 몰아낸다고 여겨 가족의 건강과 소원을 빌기 위한 달맞이에 나섰다.

광양에는 구봉산전망대, 배알도 섬 정원, 마로산성 등 휘영청 밝은 달을 볼 수 있는 달맞이 명소가 많다.

구봉산전망대는 탁 트인 공간에서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풍광과 자유를 만끽하고 아름다운 일몰에 이어 반짝이는 야경까지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정월대보름에는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둥근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기 좋은 달맞이 명소로 꼽힌다.

별헤는다리와 해맞이다리로 포구와 수변을 이으며 낭만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는 배알도 섬 정원에서 커다란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어보는 것도 좋다.

배알도는 광양에서 가장 빨리 일몰을 볼 수 있는 곳으로 바다로 떨어지는 일몰과 두둥실 떠오르는 정월대보름달을 이어 감상할 수 있다. 해발 208.9m 광양마로산성도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떠오르는 보름달을 가슴에 품기에 안성맞춤이다.

사적 제492호인 광양마로산성은 백제시대에 축조된 성곽으로 망루, 건물지, 우물터, 명문이 새겨진 기와 무더기 등이 오랜 역사의 정취를 자아낸다.

이윤주기자 lyj200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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