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나서, 혼자 또는 가족들과 드라마를 보며 '가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을 것이다. 특히 내가 살던 지역이 아닌 곳은 시간을 내서라도 한번쯤 가보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또 오가며 봤던 곳도 드라마를 통해 보면 왠지 색다르다. 가을 바람이 선선하다.??
이번 주는 광주·전남 지역의 숨겨진 혹은 잘 알려진 드라마 촬영지를 소개한다. 특별한 계획이 없다면 드라마 촬영지를 찾아 드라마의 주인공이 돼 보는 건 어떨지 싶다.?
◆가을에 더 울창한 숲으로…무등산 일대
드라마 ‘연인’에서 울창한 숲 속에서 길채가 숨죽이며 긴장감을 느겼던 장소는 어딜까. 빽빽한 나무들 아래서 고요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무등산이다.? 최근 MBC에서 방영된 ‘전지적 참견 시점’이란 프로그램에서 배우 안은진이 광주에서 촬영하는 모습이 노출됐다. 광주를 사람들에게 무등산은 필수 등산 및 산책 코스다. 사계절마다 각기 다른 자연을 느낄 수 있고 행사들이 있어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무등산은 9~10월 가을 명소로 꼽힐 정도로 아름답다. 장불재의 하얀 억새와 탁트인 전망은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게 한다. 특히 23일부터는 57년 만에 무등산 정상을 상시개방한다. 개방구간은 서석대 주상절리에서 군부대 후문을 지나 인왕봉을 오르내리는 왕복 390m 코스다. 노선이 가파르고 폭이 좁아서 오후 4시까지 허용한다. 등산을 한다면 꼭 준비운동과 안전이 중요하다. 무등산을 오르며 드라마의 잔상을 느껴보는 것도 묘미가 될 것이다.?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옛 장흥교도소
대부분 사람들은 교도소를 대중매체를 통해 본다. 그래서 실제 모습이 궁금하다. 한 번쯤 교도소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싶었다면 여기를 가보는건 어떨까. 바로 옛 장흥교도소다.
전남 장흥군 장흥읍에 자리한 교도소는 세트장이 아니라 새 건물로 이사하면서 남게된 건물이다. 실제 교도소인 것이다. 이 옛 교도소는 우리 일상에서 큰 폭풍을 불러왔던 드라마 ‘더 글로리’, ‘모범택시2’ 등 다양한 드라마들이 촬영됐다. 최근 SBS에서 방영하는 ‘국민사형투표’도 촬영한 장소다. 국민사형투표에서 아동성착취물 유포자인 배기철(배우 김민식)이 수감하다가 출소하게 되고 분노한 시민들이 청낭교도소 앞에서 시위한 장면이다. 향후 옛 장흥교도소는 기존 부지에 전문가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문화예술복합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역사 속 애틋한 연인처럼…보성 열화정
사극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져 보성의 핫플레이스가 된 이곳은 어딜까. 전남 보성군 득량면 오봉리에 위치한 열화정은 이진래 고택에서 5분거리다. 1845년 이재 이진만이 후진양성을 위해 건립된 열화정은 마당 앞 연못을 비롯해 석류나무, 벚나무, 목련나무 등이 정원에 심겨 있어 사계절마다 다채로운 풍경을 자아낸다. 작년 1월에 종영한 SBS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덕임(배우 이세영)이 생활했던 공간과 이산(배우 이준호)이 덕임에게 사랑을 고백한 장소가 바로 열화정이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했던 덕임과 사랑보다 나라가 우선이었던 정조의 애절한 궁중 로맨스를 보여줘 시청자들의 마음을 웃고 울렸다. 덕임이 된 것처럼 드라마의 한 장면을 따라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그리움과 신선함을 한번에…순천드라마촬영장
어른들은 향수를 느끼고 아이들에겐 신선함을 주고싶다면 순천드라마촬영장을 추천한다. 드라마의 성지인 순천드라마촬영장은 영화 ‘파친코’, 드라마 ‘오월의 청춘’ 그리고 최근 디즈니플러스에서 방영된 ‘카지노’까지 안 거쳐간 드라마·영화가 없을정도로 이곳은 핫하다. ‘카지노’에선 어린 차무식이 신문을 팔기위해 극장가 안을 돌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예전 느낌을 그대로 반영해 그 시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준다. 순천드라마촬영장은 높은 빌딩에 빽빽한 건물들이 있는 도시와 달리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이다. 1960년대~1980년대의 모습을 지녀 어른들에겐 그시절을 회상하고 아이들에겐 달동네 체험을 할 수 있어 신선한 느낌을 준다. 이곳에선 그 당시 교복을 입고 사진도 찍을 수 있고 뽑기, 매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 아이와 함께 가보는걸 추천한다. 입장권은 어른 3천원, 청소년 2천원, 어린이는 1천원이다.?
◆5·18 역사가 숨쉬는 현장…광주 5·18민주광장
최근 종영한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에서 드라마 속에서 한 시민이 쓰러져 있는 모습을 본 송설(배우 공승연)은 사랑하던 연인을 잃은 트라우마로 자신의 직업과 일상을 고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과정 속 배경은 5·18민주광장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광주 시민들에게는 익숙한 5·18민주광장은 광주 사람들의 만남의 장소라고 할 정도다. 인근에 다양한 놀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은 충장로와 동명동, 양림동이 있기 때문이다. 5·18민주광장 뿐만아니라 영화 ‘공조’, ‘상류사회’, ‘26년’ 등 다양한 작품들이 인접한 아시아문화전당과 전일빌딩에서 촬영해 여러 드마라·영화 촬영지 한번에 볼 수도 있다. 그 장소에 대한 역사에 대해 알아보면서 드라마의 촬영지 구석구석을 찾아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가 될 듯 하다.
이경원기자 ahk7550@mdilbo.com
- "빠지에 빠져요" 기세등등 폭염에 수상 레저 각광 전남 전지역에 폭염경보가 이어지고 있는 9일 오후 전남 담양군 담양호 주변 한 수상레저 시설에서 피서객들이 보트를 타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2024.08.09. 뉴시스꺾일 줄 모르는 더위에 지친 지역민들이 저마다 슬기롭게 피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호수 주변 수상 레저 시설이 전통적인 산과 바다를 이어 이색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지난 9일 오전 전남 담양군 용면 담양호 주변 한 수상레저 시설. 점심이 채 되지 않은 이른 시간부터 물살을 가로지르는 보트의 굉음과 피서객들의 함박 웃음 소리가 호수를 가득 메웠다.보트가 추진력을 높이며 호수 한복판을 질주하자 흰 물살이 아치를 그리며 분수처럼 사방으로 흩뿌려졌다. 보트는 꽁무니에 피서객들이 올라탄 고무 보트를 매단 채 직진하다 이내 지그재그로 꺾어가며 호수를 누볐다.구명조끼를 갖춘 피서객들은 보트가 이끄는 4인용 고무 보트에 몸을 밀착하고 떨어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물살이 얼굴에 튀어도 찡그림은 잠시일 뿐 호수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만끽하면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4인용 고무보트가 호수를 누비는 동안 다른 피서객들은 2인용 고무보트에 오를 준비를 마쳤다. 설레는 표정을 안고 고무보트에 올라탄 한 연인은 "물에 빠지면 두고 갈게" 등 농담을 주고받으며 긴장을 풀었다.전남 전지역에 폭염경보가 이어지고 있는 9일 오후 전남 담양군 담양호 주변 한 수상레저 시설에서 피서객들이 보트를 타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2024.08.09. 뉴시스피서객들 일부는 고무보트 탑승 순서를 기다리면서 높이 10여m 미끄럼틀이 설치된 워터파크를 이용했다. 공기가 채워진 발판을 뛰어넘으면서 술래잡기를 이어간 이들은 서로를 물에 빠트리면서 폭소를 터트렸다.피서객들은 '산 또는 바다'와 같은 획일적인 휴양에 질려 수상 레저 시설을 찾았다고 입을 모은다. 대부분이 수상 레저를 처음 즐긴다면서 전남권 대도시인 광주 주변에 이같은 시설이 있다는 점을 호평했다.최이삭(30)씨는 "광주에서는 가까운 바다를 가기에도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데 멀지 않은 담양에 수상 레저 시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바로 알아봤다"며 "탁 트인 바다에서나 즐길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것을 여기서 체험할 수 있어 새롭다"고 말했다.대학 동기들과 함께 온 김영균(23)씨도 "수도권에서는 호수에 자리잡은 수상 레저 시설을 '빠지'라고 부르면서 많은 피서객들이 이용한다. 광주·전남에는 비슷한 시설이 드물고 희소성있어 아는 사람만 즐기는 레저같다"며 "폭염이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뜨거운 여름도 좋지만 이제는 시원한 계절을 맞고 싶다"고 했다.전남 전지역에 폭염경보가 이어지고 있는 9일 오후 전남 담양군 담양호 주변 한 수상레저 시설에서 피서객들이 보트를 타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2024.08.09. 뉴시스광주·전남 지역은 11일 기준 폭염 특보가 최장 23일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0일 폭염주의보를 시작으로 경보로 격상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열대야도 관측됐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지난밤 최저기온은 가거도 28.1도를 비롯해 거문도 27.1도, 목포 26.3도, 진도 25.9도 등 대부분 지역에서 25도를 웃돌았다.더위는 이날도 이어지겠다. 11일 낮 최고기온은 광주·전남 주요 지점에서 최고 35도까지 오를 전망인데다 최고체감온도도 엇비슷한 수준까지 올라 매우 무덥겠다.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가끔 구름 많은 날씨에 낮 동안 강한 햇볕과 소나기로 인한 습도가 더해지면서 매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며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으니 수분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야외활동을 자제하면서 식중독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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