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5·18에서 찾아보기 힘든 MZ세대
5월 포럼·행사에서 찾을 수 없는 젊은 세대
2030 세대 외면 속 “정신계승만 외쳐” 비판
기념재단 “VR체험장 마련 등 노력 계속할 것”
[42주년 5·18 세대를 뛰어넘어 손 잡자]?②5·18에서 찾아보기 힘든 MZ세대
42주년을 맞은 5·18민주화운동이 MZ세대(밀레니얼+Z 세대·1980~2004년생)에게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매년 열리는 기념행사 등이 기성 세대에게 초점이 맞춰져 비슷한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데다 최근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각종 행사마저 축소되자 젊은 세대들의 관심 밖에서 '그들만의 리그'가 됐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에 따라 MZ세대들이 손쉽게 참여하고 관심을 끌 수 있도록, 획일적인 사고가 고착화된 5·18기념재단 주도가 아닌 지역 단위에서 학생 등이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다양한 행사가 기획되고 열려야 한다는데 설득력을 얻고 있다.
10일 5·18기념재단 등에 따르면 재단은 5·18민주화운동 42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와 강의 등을 진행 중이다.
지난 3월부터 5·18의 다양한 이해를 위한 강연 및 대담을 진행하는 '오월기억포럼'을 열고 있다. 오는 6월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열리는 포럼은 재독한인, 대동민주주의, 증언 등을 통해 5·18을 이해하고자 할 뿐만 아니라 '5·18학'의 정립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마련됐다.
하지만 이 포럼에서는 일명 'MZ 세대'라고 불리는 20~30대 젊은층들을 찾아볼 수가 없었고 대부분 5·18 관련자들이었다.
이는 개최 시간부터 문제다. 5회 모두 목요일과 금요일 오후 3시에 개최돼 학생이나 직장인들은 애초에 참여할 수가 없는 시간대에 열린다.
코로나 이전에는 그나마 젊은 학생들의 참여가 높았던 '레드 페스타'도 현재는 축소됐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이 많은 MZ세대들을 겨냥한 온라인 추모공간 등도 부재한 실정이다.
코로나로 비대면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는 현재 각 대학이나 기업 등에서 입학식, 졸업식, 업무 회의 등에 사용되고 있다. 이같은 메타버스를 통해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추모공간을 만드는 노력도 전무한 상태다.
특히 자료신청과 교육콘텐츠 제공을 위해 온라인 홈페이지로 마련된 '오월학교'의 게시물은 적게는 조회수가 100회도 되지 않는 것들도 있을 만큼 외면받고 있다.
이처럼 젊은층이 접할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하다 보니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인식 조차 하고 있지 못한 MZ세대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념재단이 최근 발표한 '2022년 5·18 인식조사'를 살펴보면 50대와 40대는 각각 97.4%, 94.9%가 5·18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30대와 20대는 각각 93.3%, 85.1%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특히 20대는 전체 응답자 평균인 88.7%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10대는 조사 대상에서 빠져있지만 이러한 추이를 봤을 때 더욱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5월이 되면 5·18 정신계승 및 세계화를 부르짖고 있지만, 해가 갈수록 정작 젊은 세대에게는 5·18이 외면받으면서 MZ세대의 눈 높이에 맞춘 5·18관련 행사 등이 기획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현재 기념재단에서는 5월18일을 UN 지정 세계 군사주의와 권위주의 방지의 날로 지정받기 위해 힘쓰고 있지만, 이에 앞서 우리 국민들에게 먼저 잊혀지지 않기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문이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희진(25·여)씨는 "우리 지역에서 일어난 아픈 역사를 나랑 비슷한 세대 친구들이 대부분 잊고 살아가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며 "광주에서도 이정도인데 타지역 젊은층은 더욱 관심이 없을 것 같다. 타지역에서도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던지 온라인상에서의 공간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행사가 축소됐다고 하기보다는 기존의 재단에서 주도적으로 어떤 행사 등을 만드는 형태에서 거점 형식으로 마을 단위, 지역 단위에서 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형태로 변화했다고 보는게 맞을 것 같다"며 "한곳에서 재단이 주최하는 것보다는 지역 단위에서 개최하면 학생 등이 더욱 참여할 수 있게 접근성이 더 좋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메타버스 등은 예산 문제로 인해 계획에 없지만 VR 체험장을 만들기 위해 추진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MZ세대에 다가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 5·18단체 "한밤의 느닷없는 비상계엄···80년 5월 떠올라 큰 고통 느껴" 5·18기념재단과 5·18 공법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는 4일 오전 9시께 광주 서구 쌍촌동 5·18기념문화센터 내 재단 오월기억저장소에서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 비상 계엄 선포에 대한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 비상회의를 열었다.윤석열 대통령이 비상 계엄령을 선포한 것과 관련해 5·18단체가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뜻을 함께 광장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5·18기념재단과 5·18 공법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는 4일 오전 9시께 광주 서구 쌍촌동 5·18기념문화센터 내 재단 오월기억저장소에서 긴급 비상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 비상 계엄 선포에 대한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이날 회의에는 원순석 재단 이사장과 박강배 재단 상임이사, 양재혁 유족회장, 조규연 부상자회장, 윤남식 공로자회장 등 단체 집행부 10여명이 참석했다.5·18기념재단과 5·18 공법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는 4일 오전 9시께 광주 서구 쌍촌동 5·18기념문화센터 내 재단 오월기억저장소에서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 비상 계엄 선포에 대한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 비상회의를 진행한 뒤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원 이사장은 "지난 밤 윤 대통령의 느닷없는 비상 계엄 선포는 온 나라와 국제사회를 뒤흔들었다. 1980년 5월17일 비상 계엄 전국 확대 이후 44년만이다"며 "5·18 당시를 연상케 했다"고 말했다.이어 "권한을 남용해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반국가세력으로 몰아세웠다. 대통령이 정말 무슨 짓을 저지를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분노를 한꺼번에 느꼈다"며 "비상 계엄 선포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양 회장도 "민주주의를 파괴한 명백한 위헌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절대 있어선 안 될 일이다"며 "윤 대통령에게 더 이상 정국정운영을 맡겨선 안 된다. 44년 전을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우리들로서는 엄중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꼬집었다.이지현 부상자회 상임부회장은 "국회에서 빠르게 대응해 비상 계엄 해제를 의결했지만 윤 대통령이 즉각 해제를 하지 않아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솔직하게 전두환 신군부 시절보다 더 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민주주의도 5·18 이후 불혹이 넘는 시간 동안 많이 발전했다. 국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만큼 윤 대통령은 스스로 물러나 법의 심판을 받길 바란다"고 지적했다.한편, 단체들은 이날 회의에서 앞으로 열리는 모든 윤 대통령 탄핵 집회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광주 시민·사회단체와 함께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글·사진=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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