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한복판에 토사물로 악취
골목 사유지 경우 많아 사각지대
선조치 등 힘들어 관리 문제 잦아

푹푹 찌는 한증막 더위로 불쾌지수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광주 도심 곳곳에서 악취가 진동하면서 시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하루에도 수백명이 다니는 거리에 사람과 동물의 것으로 추정되는 배설물과 토사물, 음식물 쓰레기 등이 쌓이면서 역겨운 냄새를 풍겼다.
지난 1일 오전 광주 동구 충장로 충장우체국 거리 주변.
옷 가게와 드러그스토어, 카페, 음식점 등 상점가가 밀집된 거리에서 악취가 코를 찔렀다.
이곳을 지나던 시민들은 갑작스러운 냄새 공격(?)에 코를 막으며 움찔댔다.

냄새가 나는 곳으로 향한 시선이 멈춘 곳은 케이팝스타(KPOP STAR) 거리 입구였다.
정리되지 않은 쓰레기와 오물에서 역한 냄새가 새어 나왔다.
양지우(19)군은 "길을 걷다가 갑자기 코를 찌르는 냄새에 헛구역질이 나왔다"며 "여기는 항상 쓰레기도 많고, 오래된 곳이라 그런지 골목마다 악취가 난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동구 황금동 모 수선업체가 입점해 있는 골목 입구에는 '개똥 잡히면 죽는다'라는 경고문이 적혀 있었다.
하지만 경고문이 무색하게, 입구에는 악취 나는 검붉은 토사물의 흔적과, 이를 치우기 위한 물 자국이 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주민 윤명호(62)씨는 "사람들이 술 마신 뒤에 토하고 가거나, 방뇨하는 등 온갖 짓들을 저질러 벽에 경고문을 적어 뒀는데, 오늘도 바닥에 뭔 짓을 하고 갔다"며 "지난주에는 누가 대변을 보고 가 악취가 골목을 가득 채운 적도 있었다, 한두 번이 아니다"고 화를 냈다.

황금동의 영화관 뒷골목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꽤 넓은 골목임에도 불구하고 전봇대 인근에 동물 배설물이 버려져 파리가 꼬이고 있었다.
금연 안내와 함께 꽁초를 버리지 말라는 경고문, 쓰레기 불법투기 금지 안내문이 붙어 있었지만, 골목 한쪽에 꽁초와 불법투기 쓰레기가 가득 쌓여 있었다.

사람들이 뱉은 침 때문에 악취도 심각했다.
최선정(33·여)씨는 "큰길가로 나가면 쓰레기통이 멀쩡히 존재하는데, 온통 불법투기 쓰레기가 넘쳐난다"며 "곳곳에 경고문이 있는데도 이렇게 버려대니, 같은 주민의 입장에서 부끄러울 뿐"이라 말했다.

동구 불로동의 어느 골목에는 '불법 쓰레기, 노상방뇨, 담배 금지'를 알리는 경고문이 부착돼 있었다. 골목길 벽 곳곳은 노상방뇨 때문인지 벽 곳곳이 변색되고 지린내를 풍기고 있었다.
또, 길가에 쥐 사체가 방치돼 있는가 하면, 길바닥에는 정체 모를 동물의 배설물이 다닥다닥 눌어붙어 말라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동구에 따르면 2024년 7월 1일 기준 쓰레기 무단 투기 과태료 부과 건수는 160건이다. 실질적 단속은 어려운 실정이다.

동구 관계자는 "반려동물 배설물의 경우 폐기물로 분류돼 쓰레기 불법투기로 단속할 수 있지만 토사물, 인분 등의 경우 구에서는 수사권이 없어 경찰로 이관한다"며 "매년 단속용 CCTV를 증설하고, 민원이 자주 접수되는 곳을 집중적으로 청소·단속하는 등 조치를 하고 있지만, 주택과 골목이 많은 충장로 특성상 개인 사유지로 들어가는 골목들이 있어 단속이 힘들고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사유지 오염은 특별명령을 통해 청소를 지시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선조치는 힘든 게 현실"이라 덧붙였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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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항 장기 폐쇄···광주·전남 여행업계, "지금 제일 힘들다"
6일 광주시의회에서 광주광역시관광협회가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취항 촉구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 10개월은 곧 재개항된다는 희망 하나만 보고 살았어요. 조금만 버티면 무안공항이 열리겠지 싶어서 힘들어도 버텼는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답답하네요."광주에서 28년째 여행사를 운영해온 강모 대표는 "지금이 제일 힘들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했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공항 참사 이후 1년 가까이, 호남 유일의 국제선 공항이 멈춰서면서 지역 여행업계는 코로나19 때보다 더 깊은 침체에 빠졌다. 재개항이 계속 미뤄지면서 지역 여행사들의 기약 없는 기다림 속에서 타지역 공항을 전전하는 '방랑자' 같은 삶을 살고 있다.강 대표는 "겨울방학이나 명절이면 성수기라 예전 같으면 상담 10건 중 8~9건은 성사됐는데, 지금은 10건 들어와도 1건 될까 말까"라며 "부산이나 인천, 청주로 우회해서 가려다 요금이 부담돼 포기하는 손님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무안공항이 멈추면서 지역 여행사 매출은 직격탄을 맞았다. 강 대표가 운영하는 여행사는 한 달 순수익이 1천만 원 이상이었지만, 참사 이후 10개월 동안 단순 계산만으로 1억 원 넘는 손실을 봤다. 매달 나가는 인건비, 사무실 임대료, 전기세를 감당하지 못해 직원 2명을 모두 떠나보냈고, 지금은 남편과 둘이 회사를 유지하고 있다.항공기를 빌려오는 랜드사의 피해는 더 크다. 랜드사들은 무안에서 출발하는 베트남·중국 노선 여행상품을 만들기 위해 189석 안팎의 전세기를 한 편당 왕복 약 1억 원에 빌려온다. 좌석이 다 차면 이익이 남지만, 비행기가 뜨지 않으면 그 금액이 그대로 손해로 돌아간다. 지역 랜드사 한 대표는 "참사 이후 취소된 편에 대한 수억 원대 대금을 항공사로부터 돌려받는 데만 8개월이 걸렸다"며 "그동안 빚을 내서 여행사들에 환불금을 지급하고 하루하루 버텼다"고 말했다.소규모 여행사들은 랜드사로부터 받은 금액을 손님에게 다시 돌려주느라 초반 몇 달간 '매출 0원'을 견뎌야 했다. 지역 소규모 여행사 대표인 홍모 씨는 "처음에는 '재개항 된다 만다' 말이 많았어도 '조금만 더 버티면 나아지겠지' 하며 버텼다"며 "코로나 때 받은 대출도 아직 못 갚았는데, 매출은 이전의 ⅓ 수준이라 이젠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홍 대표는 "코로나 이후 여행 수요가 살아나면서 '이제 살겠다' 싶었는데, 제주항공 참사로 모든 기대가 꺾였다"며 "아들딸이 어느 날 자기들끼리 돈을 모아 생활비를 쥐여주는데, 부모 입장에서 가슴이 찢어졌지만 거절할 수 없어 더 슬펐다. 자식들이 주는 돈으로 생활을 유지한 지 벌써 수개월째다. 다른 대표들은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다. 무안공항 폐쇄가 길어지자 아르바이트를 하며 아이 학원비와 생활비를 맞춘다고 한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고 호소했다.통계만 보면 상황은 '회복'처럼 보이기도 한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집계에 따르면 2024년 4분기 대비 2025년 1·2분기 광주·전남·무안 지역 여행업 등록 수는 소폭 늘었다.선석현 광주광역시관광협회장은 "단순한 등록 통계일 뿐이다. 코로나 때 휴업·폐업했던 곳들이 다시 등록만 해둔 경우가 많고, 여행업으로 신고만 해두고 실제로는 다른 업을 하는 곳도 많다. 여행업이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면서 초기자본금(유입금) 기준이 5천만 원으로 낮아진 것도 '통계 착시'를 키웠다"며 "실질적으로 여행업을 운영 중인 업체는 적을 것이다. 실제로 무안공항 참사 이후 협회에 신규 등록하려는 업체는 단 한 곳도 없었다"고 설명했다.광주시한국관광협회는 6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공항 국제선 취항'을 촉구했다. 협회는 "광주 지역 연간 여행 매출 규모가 3천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무안공항 장기 폐쇄와 참사 여파로 이 가운데 2천억 원가량이 사라졌다"며 "광주·전남 여행업계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해 쓰러지기 전에, 광주공항 국제선 재개와 지역 여행사에 대한 긴급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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