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퇴적물 입도 변화 등 생태조사·대책마련 필요
공단 "직접 조사 한계… 향후 원인 분석 등 종합적 검토"

갯벌복원사업 위탁 시행 기관인 해양환경공단(이하 공단)이 '연안습지 복원사업'과 관련, 갯벌 사질화(沙質化·모래화)에 대해선 고려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전문가들은 갯벌복원사업이 침식이나 퇴적과 같은 외형적 변화 외에도 갯벌 생태 변화를 아우르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사질화 문제까지 다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16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단은 지난 2023년 '연안습지 복원 전략'을 통해 갯벌 복원의 유형부터 추진 경과, 효과성 평가, 향후 계획 등을 수립했다.
공단은 2010년~2023년 복원이 완료된 8개소(전남 6개소)를 대상으로 자체평가를 진행한 결과 조위편차(해수면 높이)·염생식물 분포에 있어 복원 정도가 양호했다고 평했다.
그에 비해 공단은 사질화 문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또한 사질화 지표인 '퇴적물의 입도 변화'에 대해서는 "복원 사업으로 인한 변화가 미미했다"고 기록했다. 현행 연안습지 복원 전략이 사질화 문제를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공단은 갯벌 복원 방식을 ▲해수소통형 ▲갯벌재생형 ▲기능개선형 ▲경관개선형 ▲기수역복원형 등 다섯 가지로 구분하고 있지만 대부분 침식·퇴적 등 연안 정비나 환경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갯벌 생태 전반을 종합적으로 아우르는 사질화 지표들은 배제된 셈이다
후속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공단은 후속사업으로 '블루카본 추진 전략'을 수립하고 복원사업 유형 확대와 후보지 선정 방식을 개선키로 했다.
그러나 이 역시 경관개선형 복원방식에 염습지(바닷물이 드나들어 염분 변화가 큰 습지)를 추가하거나 담수호 복원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정도에 그쳤다. 갯벌 생태계 변화와 사질화에 대한 모니터링 등 관련 개선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갯벌 복원사업이 이제는 생태계 변화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대책 마련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은옥 전남연구원 농수해양연구실 책임연구위원은 "모래화로 갯벌이 급속히 변질되는 것은 해양생태계와 연안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선제적 대응체계 마련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해양환경공단은 질의 답변서 등을 통해 "퇴적물 입도변화가 미미하다는 복원사업의 결과가 곧장 사업 효과가 없음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국가해양생태계 종합조사에 따라 복원 사업을 추진하기에, 공단이 직접 모래화 실태를 파악하고 복원 결정을 하기 어려웠던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향후 해양 당국과 지자체가 사업 필요성을 제기하고 복원을 의뢰한다면 갯벌 생태계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힘쓰겠다"며 "공단은 향후 사질화 원인분석을 다각적으로 실시하고, 갯벌 건강성에 미치는 문제·영향·해외사례·복원 사업의 타당성 등을 종합 검토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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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항 장기 폐쇄···광주·전남 여행업계, "지금 제일 힘들다"
6일 광주시의회에서 광주광역시관광협회가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취항 촉구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 10개월은 곧 재개항된다는 희망 하나만 보고 살았어요. 조금만 버티면 무안공항이 열리겠지 싶어서 힘들어도 버텼는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답답하네요."광주에서 28년째 여행사를 운영해온 강모 대표는 "지금이 제일 힘들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했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공항 참사 이후 1년 가까이, 호남 유일의 국제선 공항이 멈춰서면서 지역 여행업계는 코로나19 때보다 더 깊은 침체에 빠졌다. 재개항이 계속 미뤄지면서 지역 여행사들의 기약 없는 기다림 속에서 타지역 공항을 전전하는 '방랑자' 같은 삶을 살고 있다.강 대표는 "겨울방학이나 명절이면 성수기라 예전 같으면 상담 10건 중 8~9건은 성사됐는데, 지금은 10건 들어와도 1건 될까 말까"라며 "부산이나 인천, 청주로 우회해서 가려다 요금이 부담돼 포기하는 손님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무안공항이 멈추면서 지역 여행사 매출은 직격탄을 맞았다. 강 대표가 운영하는 여행사는 한 달 순수익이 1천만 원 이상이었지만, 참사 이후 10개월 동안 단순 계산만으로 1억 원 넘는 손실을 봤다. 매달 나가는 인건비, 사무실 임대료, 전기세를 감당하지 못해 직원 2명을 모두 떠나보냈고, 지금은 남편과 둘이 회사를 유지하고 있다.항공기를 빌려오는 랜드사의 피해는 더 크다. 랜드사들은 무안에서 출발하는 베트남·중국 노선 여행상품을 만들기 위해 189석 안팎의 전세기를 한 편당 왕복 약 1억 원에 빌려온다. 좌석이 다 차면 이익이 남지만, 비행기가 뜨지 않으면 그 금액이 그대로 손해로 돌아간다. 지역 랜드사 한 대표는 "참사 이후 취소된 편에 대한 수억 원대 대금을 항공사로부터 돌려받는 데만 8개월이 걸렸다"며 "그동안 빚을 내서 여행사들에 환불금을 지급하고 하루하루 버텼다"고 말했다.소규모 여행사들은 랜드사로부터 받은 금액을 손님에게 다시 돌려주느라 초반 몇 달간 '매출 0원'을 견뎌야 했다. 지역 소규모 여행사 대표인 홍모 씨는 "처음에는 '재개항 된다 만다' 말이 많았어도 '조금만 더 버티면 나아지겠지' 하며 버텼다"며 "코로나 때 받은 대출도 아직 못 갚았는데, 매출은 이전의 ⅓ 수준이라 이젠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홍 대표는 "코로나 이후 여행 수요가 살아나면서 '이제 살겠다' 싶었는데, 제주항공 참사로 모든 기대가 꺾였다"며 "아들딸이 어느 날 자기들끼리 돈을 모아 생활비를 쥐여주는데, 부모 입장에서 가슴이 찢어졌지만 거절할 수 없어 더 슬펐다. 자식들이 주는 돈으로 생활을 유지한 지 벌써 수개월째다. 다른 대표들은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다. 무안공항 폐쇄가 길어지자 아르바이트를 하며 아이 학원비와 생활비를 맞춘다고 한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고 호소했다.통계만 보면 상황은 '회복'처럼 보이기도 한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집계에 따르면 2024년 4분기 대비 2025년 1·2분기 광주·전남·무안 지역 여행업 등록 수는 소폭 늘었다.선석현 광주광역시관광협회장은 "단순한 등록 통계일 뿐이다. 코로나 때 휴업·폐업했던 곳들이 다시 등록만 해둔 경우가 많고, 여행업으로 신고만 해두고 실제로는 다른 업을 하는 곳도 많다. 여행업이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면서 초기자본금(유입금) 기준이 5천만 원으로 낮아진 것도 '통계 착시'를 키웠다"며 "실질적으로 여행업을 운영 중인 업체는 적을 것이다. 실제로 무안공항 참사 이후 협회에 신규 등록하려는 업체는 단 한 곳도 없었다"고 설명했다.광주시한국관광협회는 6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공항 국제선 취항'을 촉구했다. 협회는 "광주 지역 연간 여행 매출 규모가 3천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무안공항 장기 폐쇄와 참사 여파로 이 가운데 2천억 원가량이 사라졌다"며 "광주·전남 여행업계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해 쓰러지기 전에, 광주공항 국제선 재개와 지역 여행사에 대한 긴급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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