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김대중 사상과 리더십' 강의
지난 학기 71명 수강 "잘 따라와"
"지금 민주당 DJ정신 되돌아볼때"
2024연중기획 탄생100년 DJ를 그리다
광주·전남은 고 김대중 대통령(DJ)의 흔적과 정신이 서려 있는 곳이다. 이곳을 살아가는 시민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DJ를 기억하고 있다. 누군가는 현실과 이상의 조화를 추구했던 그의 정신을 강의를 통해 알리고 있는가 하면 또 다른 누군가는 그가 걸어온 삶의 행적을 영화와 연극으로 기록하고 있다. DJ 탄생 100주년을 맞아 시민들이 그를 기억하는 방식을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김대중 대통령은 우리나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민주주의의 토대를 마련한 분이다. 김 대통령의 사상과 리더십을 학생들에게 알릴 수 있다는 건 나에게 가장 큰 보람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최경환 전남대학교 초빙교수는 지난 총선 이후 전남대에서 교양과목인 '김대중 사상과 리더십'을 강의하고 있다.
2009년 김대중 대통령 서거 이후 전남대와 학계에서 김대중 학문을 연구하자는 논의가 있었다. 그런 과정에서 2015년 전남대 교양과목으로 '김대중 사상과 리더십'이란 과목이 생겼고, 최 교수는 2년 간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후 제20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다 퇴임 후 다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최 교수는 김대중의 생애와 김대중의 민주주의론, 김대중의 평화통일론, 김대중의 사회문화 정책, 국가 비전 등을 가르치고 있다.
대학 교양과목은 필수과목과는 다르게 가벼운 마음으로 수강신청하는 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자 국내 유일의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김대중이라는 사람의 사상을 배우는 과목이기에 학생들에게는 다소 어려운 면이 있다는 게 최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지난 학기에는 71명의 학생이 수강했다. 다만 수업을 다소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많았다"면서도 "하지만 수업 마지막 날 수강 소감을 물어보면 그동안 정치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관심이 생겼다던가, 한반도의 현실을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고 말해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가 김 대통령을 처음 만났던 때는 제15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던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대선에 참여한 최 교수는 청와대 공보비서관으로 근무했다. 김 대통령 퇴임 이후에는 자택에서 보좌할 수 있는 비서관으로 김 대통령의 마지막 삶을 곁에서 함께했다. 때문에 'DJ의 마지막 비서관'이라 불리고 있다.
최 교수는 "김 대통령은 퇴임 이후에도 수십년간 고비를 넘겨가며 지킨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변해가는 모습에 안타까워하기도 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는 희망을 느끼셨다"며 "현실 정치를 떠나서도 나라 걱정, 국민 걱정을 계속했다. 내가 본 김대중은 대한민국 미래에 대해 많이 걱정하신 분"이라고 회상했다.
최 교수는 현실 정치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김 대통령은 적대적이고 협소한 진영정치를 벗어나 여·야를 불문하고 정치적, 현실적으로 취할 부분이 있으면 통합을 이야기했다. 민주당은 하나의 링에서 경쟁할 수 있는 공정한 조건을 만들어주고, 경쟁을 하도록 해야 한다. 또 다른 링을 만드는 것은 안된다"면서 "김 대통령은 노동자와 농민, 도시 중산층과 서민, 젊은이, 지식인과 종교인, 호남을 진정성으로 대할 때 민주당이 잘 된다고 했다. 지금의 민주당은 김대중 정신을 제대로 이어가고 있는지 되돌아볼 때"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통령은 20대 때부터 50년간 대한민국의 정치를 책임진 분이다. 그는 민주주의에 기반한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의 기틀을 만들었다"면서 "지금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지만 그 기반은 깨지지 않을 것이다. 김대중 정신을 잘 이어간다면 분명 민주주의는 더 큰 꽃을 피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 기존 틀 깬 '시민 중심 광주시 정책' 대한민국 표준이 된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시청 1층 당직실에서 '당직 송별행사'에 참석해 마지막 당직 근무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민선 8기 들어 광주시가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관행적으로 시행해 온 업무를 전격 폐지하고, 기존 틀을 깬 시민 중심의 적극 행정으로 다른 지자체의 벤치마킹이 이어지는 등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윤석열 대통령이 극찬했던 '초등학생 학부모 10시 출근제'를 비롯해 전국 특·광역시 첫 '직원 당직제' 폐지, 민관 협치모델인 탄소중립포인트제도, 광주다움 통합돌봄에서 출발한 새로운 복지 패러다임 등 광주시만의 혁신사례들이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높은 관심으로 대한민국 표준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특·광역시 최초 직원 당직제 폐지광주시는 전국 특·광역시 중 최초로 '직원 당직제'를 전격 폐지했다.대신 당직 전담인력을 확보해 24시간 운영하는 재난안전상황실과 통합 운영하고 AI(인공지능)시대에 맞춰 'AI 당지기'를 특별채용했다.광주시가 당직 근무제를 폐지한 이유는 야간·휴일에 접수되는 당직 민원 대부분이 긴급 처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 단순민원 또는 타 기관 소관인 이첩민원인 데다, 당직근무 다음날 휴무에 따른 불가피한 업무 공백의 발생으로 행정능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실제로 지난해 당직 민원 접수 현황을 보면 전체 1천592건으로 일평균 4건에 그쳤다. 특히 이 중86%인 1천376건이 교통 및 주취자 불만 사항 등 단순민원이거나 이첩민원이었다.이번 직원 당직제 폐지와 통합운영으로 긴급·비상상황 시 재난·안전 대응 인력과 당직 인력이 유기적으로 대응해 시민 안전에 만전을 기하는 장점도 기대된다.광주시 '탄소중립포인트 제도'가입 캠페인특히 AI 보이스봇인 '당지기'는 단순·이첩 민원을 효율적으로 처리한다.'AI 당지기'는 실시간으로 민원을 자동접수(음성·보이는 ARS)한 뒤 5개 자치구, 종합건설본부 등 해당 민원 처리기관을 연결하거나, 담당 부서에 전달해 응대할 수 있도록 한다. AI 보이스봇을 통해 접수된 민원의 통화내용, 통계 등을 상세히 확인할 수 있어 업무 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타 지자체의 벤치마킹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번 당직제 변화는 지난 2년여간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도출한 결과물이다. 그동안 고생해 준 전 직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불요불급한 업무개선은 조직의 작은 변화이지만 의미 있는 발걸음이다. 이러한 변화는 공직자의 존재 이유인 시민 행복과 광주의 더 큰 변화를 위한 혁신의 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광주시 '탄소중립포인트 제도'가입 캠페인◆온실가스 감축 '탄소중립포인트제' 호응광주시는 지난 2008년 4월 환경부와 기후변화대응 시범도시 협약을 맺은 뒤 그해 5월 전국 최초로 탄소포인트제의 전신인 '탄소은행' 제도를 전격 도입했다. 이 제도는 개인과 상업, 아파트 단지 등을 대상으로 전기와 도시가스 등 에너지 사용량 절감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률에 따라 포인트를 주는 것이다. 이후 정부는 자동차 분야를 추가하는 등 탄소포인트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다.광주시민들은 전국 최고 수준의 '온실가스 감축'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광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광주시 탄소중립포인트제(에너지 부문) 가입률은 58.01%로 압도적인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총가구 63만4천113가구 중 36만7천824가구가 가입한 것이다.이는 2위인 제주 39.10%보다 무려 18.91% 포인트 높은 수치이다.현금과 기부(사회복지공동모금회), 그린카드 포인트(BC카드) 등 각종 인센티브(연 최대 40만원) 제공에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초등생 부모 10시 출근제 '호평'광주시가 지난해 6월 전국 최초로 초등학교 학부모를 대상으로 도입한 '10시 출근제'가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최근 열린 중앙지방협력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저출생에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이라고 극찬해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초등학생 학부모 10시 출근제'는 광주지역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초등학생 학부모 근로자가 최대 2개월 동안 임금 삭감 없이 근로시간 1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일·가정 양립 지원 사업이다. 출근 시간을 오전 9시에서 10시로 늦추거나 퇴근 시간을 오후 6시에서 5시로 앞당기는 방식으로, 근로시간 1시간 단축에 따른 급여는 광주시가 장려금으로 사업장에 지원한다.학부모와 중소기업 모두 반기고 있다. 중소기업은 근로자의 일·가정 양립과 아이들의 돌봄 해소로 가족친화적인 직장이 되고 있다는 반응이고, 학부모들은 방학 기간에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챙길 수 있어 육아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는 입장이다.강기정 시장은 지난 7월 25일 열린 제7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참석해 '초등생 학부모 오전 10시 출근제의 전국 확산을 건의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중앙과 지방이 시너지 효과를 내는 정책으로 광주시의 초등생 학부모 10시 출근제를 사례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광주시는 전국 특·광역시 중 최초로 '직원 당직제'를 전격 폐지한 대신 AI(인공지능)시대에 맞춰 'AI 당지기'를 특별채용해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새로운 복지 패러다임 제시지난해 4월 정식 서비스에 들어간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한 해 3만여 건의 가정 방문과 1만3천871명에 대한 맞춤 돌봄 지원 등을 통해 복지시스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지난해에는 제6회 광저우 국제도시혁신상에서 최고상을 수상하며 대한민국 돌봄 표준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광주다움 통합돌봄을 배우기 위해 광주를 찾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벤치마킹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만 광주의 돌봄정책을 벤치마킹한 지자체는 부산·대전 등 20곳에 달하며, 제주와 수원은 광주를 모형으로 한 통합돌봄 사업을 시작했다. 올해도 강릉시, 진주시의회, 충북도 등의 현장 방문이 이어졌고, 한국사회복지학회와 한국정치사상학회 등 전국의 석학들도 국가 돌봄정책으로 확장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공공심야어린이병원도 선진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전국 최초로 365일 24시까지 소아청소년 외래 진료를 제공하는 공공심야어린이병원은 지난해 9월 운영을 시작한 이후 10개월간 총 1만7천407명의 아이들이 이용했다. 행정안전부 정부포상 훈장, 보건복지부 응급의료 유공 장관상 등을 휩쓸며 지역 소아청소년 의료 인프라 개선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강기정 시장은 "전 공직자가 '이제는 된다'는 기대와 희망을 갖고 시민의 행복을 목표로 적극적으로 추진한 정책이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 시민이 원하는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고 다양한 정책을 꼼꼼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박석호기자 haitai200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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