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토대 마련한 김대중, 학생들에 알리는건 보람"

입력 2024.01.04. 19:09 김종찬 기자
[‘DJ 마지막 비서관’ 최경환 전남대 초빙교수]
교양 '김대중 사상과 리더십' 강의
지난 학기 71명 수강 "잘 따라와"
"지금 민주당 DJ정신 되돌아볼때"

2024연중기획 탄생100년 DJ를 그리다

광주·전남은 고 김대중 대통령(DJ)의 흔적과 정신이 서려 있는 곳이다. 이곳을 살아가는 시민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DJ를 기억하고 있다. 누군가는 현실과 이상의 조화를 추구했던 그의 정신을 강의를 통해 알리고 있는가 하면 또 다른 누군가는 그가 걸어온 삶의 행적을 영화와 연극으로 기록하고 있다. DJ 탄생 100주년을 맞아 시민들이 그를 기억하는 방식을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김대중 대통령은 우리나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민주주의의 토대를 마련한 분이다. 김 대통령의 사상과 리더십을 학생들에게 알릴 수 있다는 건 나에게 가장 큰 보람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최경환 전남대학교 초빙교수는 지난 총선 이후 전남대에서 교양과목인 '김대중 사상과 리더십'을 강의하고 있다.

2009년 김대중 대통령 서거 이후 전남대와 학계에서 김대중 학문을 연구하자는 논의가 있었다. 그런 과정에서 2015년 전남대 교양과목으로 '김대중 사상과 리더십'이란 과목이 생겼고, 최 교수는 2년 간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후 제20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다 퇴임 후 다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최 교수는 김대중의 생애와 김대중의 민주주의론, 김대중의 평화통일론, 김대중의 사회문화 정책, 국가 비전 등을 가르치고 있다.

대학 교양과목은 필수과목과는 다르게 가벼운 마음으로 수강신청하는 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자 국내 유일의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김대중이라는 사람의 사상을 배우는 과목이기에 학생들에게는 다소 어려운 면이 있다는 게 최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지난 학기에는 71명의 학생이 수강했다. 다만 수업을 다소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많았다"면서도 "하지만 수업 마지막 날 수강 소감을 물어보면 그동안 정치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관심이 생겼다던가, 한반도의 현실을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고 말해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가 김 대통령을 처음 만났던 때는 제15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던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대선에 참여한 최 교수는 청와대 공보비서관으로 근무했다. 김 대통령 퇴임 이후에는 자택에서 보좌할 수 있는 비서관으로 김 대통령의 마지막 삶을 곁에서 함께했다. 때문에 'DJ의 마지막 비서관'이라 불리고 있다.

최 교수는 "김 대통령은 퇴임 이후에도 수십년간 고비를 넘겨가며 지킨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변해가는 모습에 안타까워하기도 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는 희망을 느끼셨다"며 "현실 정치를 떠나서도 나라 걱정, 국민 걱정을 계속했다. 내가 본 김대중은 대한민국 미래에 대해 많이 걱정하신 분"이라고 회상했다.

최 교수는 현실 정치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김 대통령은 적대적이고 협소한 진영정치를 벗어나 여·야를 불문하고 정치적, 현실적으로 취할 부분이 있으면 통합을 이야기했다. 민주당은 하나의 링에서 경쟁할 수 있는 공정한 조건을 만들어주고, 경쟁을 하도록 해야 한다. 또 다른 링을 만드는 것은 안된다"면서 "김 대통령은 노동자와 농민, 도시 중산층과 서민, 젊은이, 지식인과 종교인, 호남을 진정성으로 대할 때 민주당이 잘 된다고 했다. 지금의 민주당은 김대중 정신을 제대로 이어가고 있는지 되돌아볼 때"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통령은 20대 때부터 50년간 대한민국의 정치를 책임진 분이다. 그는 민주주의에 기반한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의 기틀을 만들었다"면서 "지금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지만 그 기반은 깨지지 않을 것이다. 김대중 정신을 잘 이어간다면 분명 민주주의는 더 큰 꽃을 피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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