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B무등일보 독자권익위원회 회의 제131차
무등일보 제16기 독자권익위원회 회의가 지난 12일 오후 무등일보 커뮤니케이션룸에서 개최됐다. 이번 회의에는 김기태 위원장(전 한국지역언론학회 회장)을 비롯해 김유빈·박정열·장은백·조선익·한은미 등 6명의 위원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은 광주 군공항 이전, 청년 인구감소 등 지역 현안에 대한 심층적 보도와 더불어 다가오는 총선 시즌 유권자·정책 중심 보도를 주문했다.
▲김기태=무등일보가 최근 2023 광주전남민주언론상 대상을 받은 것에 대해 격려의 말을 전한다. 지난해 여름 극심한 가뭄 등 기후위기로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는데, 무등일보의 기획시리즈는 그중에서도 재난의 양극화를 심층적으로 다룬 점이 인상 깊었다. 단순히 현상 진단에 그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물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지 대안을 제시한 점도 의미가 있다. 앞으로도 지역 현안에 대해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해 지역민들의 눈과 귀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지역 최대 현안인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숙제로 남아 있다. 당사자들 간 주장과 갈등만 반복되며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어느 한쪽이 몽니를 부리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은 이 현안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객관적으로 짚어줘야 한다. 이들의 주장, 요구 사항은 지역민들이 이미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누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는지, 누가 특정 주민의 입장만을 강변하고 있는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즉 맹목적 객관주의에서 탈피해야 한다. 무등일보는 정치에 강한 신문이다. 어떻게 하면 유권자들에게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자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신문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써야 한다. 지금보다 더 가시성이 높은 지면 구성이 이뤄지면 좋겠다.
무등일보는 선거철마다 시의적절한 여론조사를 통해 유권자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했다. 이번 총선에서도 앞서가는 보도를 하는 게 중요하다. 더 나아가 자격이 없는 후보자에게는 자격이 없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김유빈=무등일보가 기획한 '물의 경고-재난의 양극화' 시리즈가 상을 받았다. 축하할 일이다. 이런 기획시리즈가 꾸준히 보도되면 좋겠다. 이번에는 여름철 가뭄과 폭염 등을 다뤘다면 겨울철에는 에너지 빈곤을 다뤄보는 것도 하나의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선거철 다가오면서 출마기자회견과 출판기념회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지면을 보면, '기자회견을 했다'는 식의 단편적인 보도가 여럿 나오고 있다. 출마하는 사람은 많은데 특별한 내용은 없기에, 유권자 입장에서는 기사를 봐도 누가 누군지, 어디로 나오는지 등이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정당 현수막 등 선과 관련 이슈는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후속 보도에도 신경 써주기를 바란다. 최근 영화 '서울의 봄'으로 인해 현대사 인물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이 영화를 감상한 뒤 광주의 시선으로 호남 출신 현대사 인물들을 집중 조명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 영화 '길위에 김대중'이 내년 1월 개봉한다. 이에 앞서 무등일보가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획 2편을 보도한 것이 시의적절했다고 본다. 청년 인구감소 등 지역 현안은 보도가 많이 됐지만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 아이를 키우며 가정을 잘 꾸리고 사는 지인들이 주변에 있다 보니 정확히 무엇이 문제인지 느끼지 못한다. 인구가 감소하면 무엇이 위험한지, 나에게는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등 현실적인 고민을 하게 만드는 보도가 있으면 좋겠다.
▲박정열=무등일보는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와 관련해 지역민들의 이해를 돕고자 후속 보도에 초점을 두고 있다. 앞서 군공항 이전 문제를 놓고 광주시와 전남도, 무안군이 3자 회담을 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무안군의 불참 통보로, 광주시와 전남도가 우선 만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개월 동안 어떠한 합의도 이뤄내지 못했는데, 이번 만남으로 문제의 실타래를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도가 군공한 이전 문제에 대한 합의에 도달한다면, 이후 무안군이 수용 가능한 지역발전 방향 마련과 무안군민 설득 등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는 지역 국회의원들과 선거 출마 예정자들의 중재 노력이 필요하다. 이들이 어떠한 대안도 없이 정치적 이해 득실을 위해 이 문제에 대해 침묵하거나, 특정 세력에 끌려다니고 총선 민심만 챙기는 이기적인 행태를 보인다면 투표로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지금 분명한 것은 시도의 입장은 어느 정도 정리되고, 이제 신뢰의 문제만이 남아 있는 것 같다. 광주·전남 메가시티 조성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소지역주의는 매우 어리석은 일이다. 나아가 군공항과 더불어 민간공항도 함께 이전할 수 있도록 시도민의 지속적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언론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무등일보가 더욱 이 현안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지속 보도해 주길 바란다.
▲장은백=제가 봤던 올해 무등일보 기사 중 가장 인상 깊고 재미있었던 기사는 '물의 경고-재난의 양극화' 기획시리즈였다. 그 이유는 주제는 거시적이지만, 이걸 지역의 화법으로 풀어냈다는 점이다. 지난해 광주는 물 부족으로 인한 제한급수를 비롯해 폭염 등으로 고통을 겪었다. 재난의 양극화 시리즈는 시민들이 실제로 겪었던 고통을 커다란 틀에서 재해석하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단발성 보도에 그치지 않고 연속적으로 이러한 문제를 다뤘다는 것, 포커스를 단순히 재난에 둔 것이 아니라 재난조차 공평하지 않다는 것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여기에 재난이 취약계층을 어떻게 공격하고 있는지도 상세히 보도했다. 또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 안된 상황에서 재난이 발생하면 어떠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지 경각심도 일깨워줬다. 취약계층의 목소리를 직접 담아서 좋았다. 지역 언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조선익=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양극화 문제를 다각도로 다뤄줬으면 좋겠다. 앞서 재난의 양극화를 다룬 부분은 시의적절했다. 이밖에도 청년 인구감소, 저출산, 고령화 등에 따른 양극화도 다뤄줬으면 좋겠다. 인구절벽은 이미 심각한 사회적 문제다. 식당이나 건설현장에 가면 한국 사람이 없다. 한국인 비중은 줄어 들고 외국인 비중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주변 가정 유지 위해 사회 시스템 기반 잡고 있는 사람이 저출산이 되면서 외국인 취약계층이 주로 거기서 생활하고 있다. 양극화가 심각하다는 것은 모두가 알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은 소극적이다.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기득권자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사회적 권위나 지위를 내려놓지 않는 이상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올지 미지수다. 무등일보가 이러한 정책적 문제를 짚어주고 어떤 정책이 실효성이 있는지, 개선점은 무엇인지 파헤쳐주길 바란다.
▲한은미=무등일보의 2023 광주전남민주언론상 대상 수상을 지면에 특별히 대서특필했으면 어땠나 싶다. 앞서 지면에 나온 수상 기사에서 강조할 부분은 글씨를 키우는 등의 시도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추가로 신문을 읽다 보면 기사와 사진의 구분이 모호한 면이 있는데, 독자가 조금 더 구분하기 쉽게 가시성과 디자인에 신경을 쓰면 좋겠다. 최근 청년인구 감소를 비롯해 합계출산율 최저 등 사회적 문제가 이슈로 떠올랐다. 전국 어느 언론사나 너나 할 것 없이 이 문제를 집중 보도하고 있다. 단순한 통계에 입각한 보도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이외에도 지역만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특별기획도 고려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정리=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참여 독자권익위원(※가나다 순)
김기태 전 한국지역언론학회 회장
김유빈 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 상임연구원
박정열 대동고 이사장
장은백 법무법인 이우스 변호사
조선익 참여자치21 대표
한은미 전남대 교수
- 광주시립창극단 '정년이'가 들려주는 휴먼 드라마 광주시립창극단이 '단막 창극 광한루'를 연습하고 있다. "남장은 물론이고, 1인 9역까지 해봤던 적도 있어요. 옷을 계속 갈아입어야 되는게 힘들지만 너무 재밌더라고요. 창극 무대가 아니라면 제가 어디서 이 사람으로 살아보겠어요."한국전쟁 후 여성 국극단을 배경으로 단원들의 경쟁과 우정을 그려내며 감동과 웃음을 선사한 드라마 '정년이'가 최근 인기리에 종영했다. '정년이'의 흥행 여파로 국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실제 무대에서 기량을 뽐내고 있는 광주시립창극단 단원들의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광주시립창극단 창악부 김정미 단원은 최근 종영한 드라마 '정년이'를 보며 마치 자신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대학 졸업 후 곧장 창극단원으로 활동하며 적벽가의 '군사', 흥보가의 '놀부처' 등 다양한 역할을 맡았던 그는 드라마 속 국극단원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와닿았다.광주시립창극단이 '단막 창극 광한루'를 연습하고 있다.김씨는 드라마를 감상하며 공연 장면의 높은 싱크로율에 특히 놀랐다고 한다. 그는 "장면 하나하나가 진짜 창극 무대를 옮겨놓은 것 같았다"며 "하지만 정년이 같은 캐릭터가 실제로 있다면 다른 단원들에게 질타를 받을 것 같다. 실력을 떠나 창극은 함께 만드는 무대라 팀워크가 상당히 중요한데, 연습에 자주 늦으면 주연은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웃었다.광주시립창극단이 '단막 창극 광한루'를 연습하고 있다.그는 고등학생 시절 처음 판소리를 접하고 우리 음악에 매료돼 대학에서 전공까지 하게 됐다. 그는 대학생 때 처음 창극 무대에 서며 느꼈던 설렘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김씨는 "내가 평소에 살아볼 수 없던 인생을 살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창극의 장점을 설명했다. 창극에서 연기의 중요성을 새삼스럽게 깨달은 것은 '정년이'를 통해서였다.그는 "지금까지는 창극을 하며 '소리'를 가장 많이 신경 썼던 것 같다"며 "창극은 소리, 연기, 몸짓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안 되면 몰입이 깨지는데, 드라마 속 '문옥경'이라는 캐릭터의 연기력이 출중해 특히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광주시립창극단이 '단막 창극 광한루'를 연습하고 있다.광주시립창극단에서 25년여간 함께해 온 방윤수 차석단원 역시 드라마 덕분에 젊은 사람들까지 창극을 알게 된 것 같다며 '정년이 효과'를 전했다. 그는 “고흥 출신 선배께서 어릴적 여성국극단을 보셨을 때 당시 국극단원들의 의상이 일반 가수보다도 훨씬 화려했고 인기도 많았다고 얘기해주셨던 적이 있다”며 “고등학생인 딸도 ‘정년이’를 보고 창극이 정말 저렇게 인기가 많았냐고 묻기도 했다”고 미소 지었창극단원들이 정기공연을 한 번 올리기 위해서는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의 연습 기간을 갖는다. 60여 명의 단원들이 무대에 올라 하나가 돼 호흡하기 위해서는 동선 하나하나 조율하는 세심함이 필요하다.광주시립창극단의 '여울물 소리' 공연 모습하지만 그는 대중의 관심이 사그라들고 작품성이 뛰어난 무대들이 줄어들며 창극이 점점 외면받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소회를 털어놓기도 했다. 방씨는 "마당판에서 벌어졌던 판소리가 각각의 배역으로 나뉘어 창극으로 발전했고, 매체가 들어오며 창극이 쇠퇴할 때 새로운 바람을 모색하기 위해 여성 국극이 유행했다"며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창극이 나타났기 때문에 앞으로 전통 판소리를 보존하면서도 새로운 방향에 맞춰 지속적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광주시립창극단의 '천변만화' 공연 모습광주시립창극단은 1989년 6월 1일 광주시립국극단으로 창단해 2018년 광주시립창극단으로 개명했다. 창단 이래 수궁가와 흥보가, 심청가 등 전통 창극을 비롯해 쑥대머리, 의병장 고경명, 안중근 등 다양한 창극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한편 광주시립창극단은 오는 14일 오후 3시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기획공연 '송년 국악 한마당'을 선보인다. 이날 공연에서는 20여 년 만에 여성 단원이 이몽룡과 방자 역을 열연하는 '단막 창극 광한루' 무대를 만나볼 수 있다. 티켓은 S석 2만원, A석 1만원으로 광주예술의전당 누리집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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