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RB무등일보 독자권익위원회 회의 제129차
무등일보 제16기 독자권익위원회 회의가 지난달 24일 오후 무등일보 커뮤니케이션룸에서 개최됐다. 이번 회의에는 김기태 위원장(전 한국지역언론학회 회장)을 비롯해 김상훈·김유빈·박정열·조만형 등 5명의 위원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은 군공항 이전, 전라도 천년사 둥 지역 이슈 뿐만 아니라 일본 오염수 방출, 이념전쟁 등 충돌하는 여론 사이 지역 언론으로서의 역할 등을 당부했다.

▲김기태=광주와 전남, 전북이 함께 예산을 들여 전라도 천년사를 만들었는데 그 내용에 대해 일부 시민단체가 일본 식민사관에 기초한 역사라며 통째로 파기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라도 천년사를 만든 집필진에는 또 나름대로의 논리로 양측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무등일보가 지상중계로 양측 핵심들을 서로 비교해 우리들의 판단을 돕는 시리즈를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언론이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좋은 기획이다. 서로 갈등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양측 입장을 잘 대변해주면서 중계하는 시리즈는 독자들이 쭉 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측면에서 참 좋다.
6년 만의 민방위 훈련 기사는 스케치 형식으로 나왔는데 이 사안은 단순 스케치보다는 이 훈련의 필요성이나 이유를 드러나게 써주는 것이 더 알맞을 것이다.
보훈부 관련 정율성 역사공원 논란에 대한 사설은 매우 적절했다. 사설은 주장을 이야기하기에 과감하게 써야한다. 팩트를 기반으로 우리가 왜 이런 문제에 주목해야하는지, 어떻게 문제를 다뤄야하는지를 이야기해야한다. 이런 부분이 기사로 다루기에 애매할 때도 있는데 사설이 이같은 역할을 정확히했다.
일본 오염수 방류가 시작됐다. 30년 동안 계속 쏟아내기에 앞으로 오래 다룰 이슈다. 앞으로의 기사는 지금처럼 단체 성명서 등의 자료에 의존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전문적으로 면밀히 검토하며 다뤘으면 한다. 이 사안은 역사 문제이면서 민족 문제이고 국가간 외교 문제이며 정부의 통치철학 문제이기 때문이다.
▲김유빈=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의견을 덧붙이고 싶다. 방류 전까지 오염수를 검색하면 소금대란 조짐, 어민들 땡볕 절규 집회 등 정치권 행태나 기사회견 등에 대한 기사가 주로 나온다. 전남은 국내 수산물의 60% 이상을 생산하는 지역이다. 당사자들의 이야기가 더욱 자세히, 많이 실렸으면 좋겠다. 그래야 현재 전남 수산업 상황의 심각성에 대해 공감하고 이해하기 더욱 쉬울 것 같다.
최근 들어 자주 일어나는 인적재해에 대해서도 무등일보가 지금처럼 사건 자체에, 사회적 구조에 포커스를 뒀으면 좋겠다. 최근 신림동 살인사건에 대해서도 가해자가 은둔형외톨이라며 타켓팅한 기사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개인의 문제라기 보다 사회 문제로 봐야하는 측면이 있다. 앞으로도 무등일보는 그런 것을 지양하면 좋겠다.
무등일보 홈페이지 메인에는 청년희망보고서와 농촌청년창업성공스토리가 있다. 그런데 각각 4월과 5월 기사를 마지막으로 멈춰있어 아쉽다. 홈페이지가 활성화되지 않는 느낌이 든다. 또 이러한 기획은 한두달에 한 번이라도 꾸준히 다뤄주면 좋겠다. 농촌청년창업성공스토리는 꼭 성공이 아니더라도 농업체 뛰어든 청년들을 폭넓게 조명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박정열=금요일판에 실리고 있는 '쉼' 시리즈를 잘 보고 있다. 특히 지난 19일자에 실린 이경원 기자의 안전체험관 소개 기사는 시의적절했다. 최근 잦아지고 강해지는 자연재해에 안전의 중요성을 크게 부각했다. 지난 21일 1면 군공항 이전 문제는 지역민으로서도 참 답답한 문제다. 지역간의 싸움으로 인해 시간만 끌고 있다. 대구-군위와 같은 타지역 사례를 잘 검토해 벤치마킹하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한다. 공동 발전 위해 관련 지자체들이 하루 빨리 협상테이블로 나와 충분한 논의를 하고 이전 후보지도 주민의 진정한 뜻을 들어보는 공론의 장을 마련해야한다. 이런 부분에서 언론이 충분한 자료를 제공하고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기사 등을 통해 방향성을 강력히 제시해줬으면 한다.
▲김상훈=국민 분열이 요즘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최근 여론은 두가지 밖에 없다. 언론이 팩트에 기반해야 이러한 상황을 타파할 수 있지 않을까. 오염수 방류 문제도 정치권은 국민의 불안감을 무시하거나 조장할 뿐이다. 언론이 팩트는 팩트대로 다루면서도 국민들의 불안감에 대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 언론이 아닌가 싶다. 전문가 이야기를 중심으로 오염수 이슈는 과학자, 국민통합이나 불안감은 인문학자에게 이야기를 들으며 시각을 넓혀갔으면 좋겠다.
정치권이 욕하면 그것에 대해 언론이 쓰는 것이 아닌 비전을 갖고 앞서서 아젠다를 제시해주는 언론 역할이 중요한 때이다. 균형을 잡아가며 오염수 문제나 신공항 문제에 대한 해법도 함께 풀어나가줬으면 한다.
▲조만형=특별대기획 '물'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현 시점에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예측하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기후 변화가 수년 전부터 나타난 현상이지만 실질적으로 기후변화를 통해 드러나는 지역적 현상이나 재앙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드물다는 점에서 이를 생생히 보도하는 것이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내러티브 저널리즘 기법이 신선하고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그러나 가뭄이나 홍수에 대한 원인을 깊게 분석한 것이 없어 아쉽다. 대안 제시 또한 없어 아쉬웠는데 아직 이 시리즈가 진행 중이니 앞으로 나올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해본다. 또 현상을 광주 위주로만 다룬 점, 규칙적이지 않은 연재는 아쉽다. 프롤로그로 대략적 내용은 제시했지만 대기획이라면 어떤 식으로 연재할 것인지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더욱 좋겠다.
보행자 중심 정책을 이끌어내는 기사들이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삼섭 기자가 기사를 통해 신세계 신축이전과 관련해 공중으로 계획됐던 보행로를 지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한 것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ACC 이면도로도, 전남일신방직 부지 개발 사업에서 보행친화공간이 조성돼야한다는 보도 또한 마찬가지다. 다만 차량 통행도 조화롭게 다뤄주는 보도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천억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국립심혈관센터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수천억 규모의 심뇌혈관 센터가 전남까지 올 수 있도록 지역에서 지원해줘야하기에 언론의 관심 또한 필요하다. 고령자가 많은 우리 시도에 상당한 의미가 있다. 심혈관 질환자도 증가 추세이기도 하다. 고용 창출이나 재정적 이익은 불보듯 뻔하다. 집중적 관심이 필요하다.
정리=김혜진기자 hj@mdilbo.com
■ 참여 독자권익위원(※가나다 순)
김기태 전 한국지역언론학회 회장
김상훈 광주시의사회 법제이사
김유빈 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 상임연구원
박정열 대동고 이사장
조만형 전남자치경찰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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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민주화 성지에서···" 광주 출신 장성호 감독의 고백 '킹 오브 킹스' 장성호 감독. 뉴시스북미를 강타한 '킹 오브 킹스'를 연출한 장성호 감독이 4년 장학금을 받고 들어간 전남대학교를 한 달 만에 그만둘 수 밖에 없었던 경험을 고백했다. 5·18민주화운동 주역인 곳에서조차, 더군다나 가장 폭력을 비판해야 할 미대에서 폭력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된 데 충격받았다는 내용으로 파장이 예상된다. 이에 더해 '민주화의 성지'를 자부하면서도 민주적이지 않은 관행들이 여전히 광주사회 곳곳에서 자행되는 현실에 더해 성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장 감독은 16일 보도한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이 같은 경험을 밝혔다. 장 감독은 인터뷰에서 1989년 전남대학교 미술대학에 4년 장학생으로 입학했지만 끔찍한 경험 후 한 달 만에 학교를 떠나야 했던 사실을 털어놨다. 서강고등학교에 재학한 장 감독은 전교 두세 손가락 안에 드는 우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가정형편상 전남대에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다.장 감독은 "어느 날 선배들이 단과대 옥상에 후배들을 집합시켜 엎드려뻗쳐를 시켰다. 곧 팰 분위기였다"면서 "민주화의 성지 전남대에서, 그것도 예술혼을 불태워야 할 미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게 납득되지 않아 반항하고 그 길로 자퇴했다"고 고백했다.장 감독이 겪은 1989년은 1980년 5월 항쟁(5·18민주화운동)과 1987년 6월 항쟁을 거치며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다. 특히 5·18 민주화운동의 시작점이자 중심지였던 전남대학교는 당시 민주화 투쟁의 상징적 공간이었다. 5·18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또 군부 정권에 맞서 수많은 전남대 학생이 희생됐다. 그러면서 전남대는 '민주화의 성지'로 불리며, 매년 5월이면 전국에서 이를 기리는 사람들이 찾는다.이런 곳에서 그것도 자유로운 영혼이 존중받아야 할 미대에서 비이성적인 '군기 잡기'와 폭력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됐다는 사실은 장 감독이 충격을 받기에 충분했다. 더군다나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은 구금한 학생들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옷을 벗겨 얼차려(군기 훈련)를 준 뒤 물리적 폭력을 저지르는 일을 수없이 반복했다.특히 이 같은 폭력적 악습은 오랜 기간 전남대에서 사라지지 않으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가장 최근인 2015년에는 전남대 예술대학에서 선배가 후배들을 대상으로 얼차려를 주는 모습이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큰 논란을 일으켰다. 이 문제로 정기 연주회가 취소되는 일로 이어졌다. 지난 2013년에는 전남대 신문방송사가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104개 학과 중 77개 학과가 후배들에게 '얼차려'를 포함한 기합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던 자랑스러운 역사 이면에는 부끄러운 민낯이 공존해 왔던 셈이다.다만, 201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얼차려와 같은 폭력은 대부분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선배가 후배를 집합하는 문화가 이른바 '똥군기'로 불리며 사회적으로 자정이 이뤄진 탓이다.#D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 내 한 장면. 모팩 스튜디오장 감독 고백을 접한 지역사회에서는 성찰의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와 인권, 평화를 자부하면서도 여전히 비민주주의적인 행태가 이뤄지고 있다는 자조적 고백이다. 실제 해당 기사가 공유된 SNS에서는 "전남대 전체가 이 하나만으로 부끄러워 쥐구멍을 찾을 만큼 통절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 "전남대뿐만 아니라 민주 성지 광주에서도, 이 사회에서도 전체주의적이고 폭력적인 문화가 드글드글할 것이다"는 반응을 보였다.한편, 킹 오브 킹스는 장 감독이 연출과 각본, 제작 등을 맡아 예수의 일생을 다룬 장편 3D 애니메이션 영화다. 북미 박스오피스 6천만 달러를 돌파하면서 국내 단독 제작 영화로는 북미 흥행 역대 1위 기록을 달성했다. 이에 힘입어 이날 국내 전국 500개관·1천200개 스크린에서 동시 개봉한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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