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기후가 변화하고 있다. 특히 여름이면 그 변화를 크게 체감하게 된다. 길어진 폭염일수와 극한 호우 때문이다.
폭염은 보통 일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일 때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폭염일수는 매년 늘고 있다. 2021년에 11.7일이던 것이 매해 늘어나 지난해 28.1일까지 기록했다. 광주 경우는 지난해 29.6일로 기록을 썼다.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을 유지하는 열대야 현상 또한 지난해 광주에서 6월 중순에 관찰되며 평년(7월)보다 이르게 나타나기도 했다.
극한호우는 시간당 100㎜ 이상의 비가 쏟아지는 것을 뜻하는데 전국적으로 2024년엔 16회, 지난해엔 15회가 발생했다. 실제로 우리 지역에서도 최근 몇 년 사이 극한 호우로 인한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우리는 또다시 여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 여름 우리 지역은 평년보다 더 더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에 많은 비까지 예상되고 있다. 이 가운데 기상청은 여름철 기상정책을 보다 실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손질했다.
‘폭염중대경보’ ‘열대야주의보’를 새로 만들고 극한 호우에 대한 대응 또한 강화한다.
폭염중대경보는 현재 폭염주의보와 폭염경보 두 단계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는 폭염특보에 추가되는 것으로 체감온도 38도 이상 또는 기온이 39도 이상인 상황이 하루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극한 폭염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서다. 열대야주의보는 열대야가 예상될 경우 올 여름부터 발효된다.
극한 호우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는 ‘재난성호우 긴급재난문자’가 시행된다. 1시간 누적 강유량이 100㎜ 이상 관측되거나 1시간 누적강수량85㎜와 15분 누적강수량 25㎜가 동시에 관측될 때 발송된다. 극한 호우가 예상되는 위험 지역 주민의 대피 시간을 확보하도록 하는 것으로 평균 12분 가량의 대피 골든타임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위험 상황을 세밀하게 반영하기 위해 특보구역도 세분화한다. 광주는 동부와 서부로, 전남 8개 시·군도 2개 권역으로 나뉜다.
기후는 이미 변했다. 기후에 어떻게 대응하고 적응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 또한 중요해지고 있다. 결국 필요한 것은 사회 시스템이 얼마나 촘촘하게 변화하느냐다. 새롭게 마련된 기상 대응 체계가 시민 안전을 지키는 데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혜진 취재3본부 부장대우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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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 광주 5·18공동체가 배재고에게 손을 내민다면
서울 배재고등학교 야구부원과 교사, 학부모들이 6일 전남광주특별시 광주제일고등학교 야구부원들과 함께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헌화하며 오월영령의 넋을 위로하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5·18민주화운동을 조롱의 수단으로 삼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무수히 많은 희생자가 존재하고, 그 유족들이 여전히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최근 고교 야구 대회에서 발생한 배재고 학생들의 언행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이 이른바 ‘스타벅스 5·18 비하 사건’을 인지하고 이를 통해 상대 팀인 광주일고 선수들의 심리를 흔들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잘못에 대한 합당한 책임과 반성은 당연히 수반돼야 한다.하지만 정작 우리가 깊이 고민해야 할 대목은 처벌의 방식과 지향점이다.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성숙하기도 전에 주최 측은 해당 학생들에게 ‘6개월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안타깝게도 이 성급한 결정은 본질을 흐리고 또 다른 정쟁의 불씨가 됐다. 아이들의 철없는 행동을 정치적 이해관계로 이용하려는 어른들의 개입으로 인해 정작 상처받은 광주일고 학생들과 광주 공동체가 또다시 차가운 시선이라는 2차 피해를 입고 있는 실정이다.마침 배재고 가해 학생들이 7일 광주를 찾아 피해 학생들에게 사과했다. 5·18민주묘지에서 고개를 숙였다. 이제는 정쟁 이전으로 돌아가 미처 논의하지 못한 본질을 마주해야 한다. 배재고 아이들이 정말 악하고 나쁜 본성을 지녀서 그런 행동을 했을까. 그렇게 보기보다는 우리 사회가 가진 5·18에 대한 교육의 부재에서 원인을 찾는 게 타당하다. 설령 역사적 사실을 잘 모른다 할지라도 우리 사회 일부 어른들이 쏟아내는 혐오와 조롱의 문화가 아이들에게 그대로 답습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결국 아이들은 어른들이 만든 일그러진 거울을 비췄을 뿐이다. 우리 어른들의 자성과 함께 조롱과 폄훼의 문화를 근절하려는 근본적인 운동으로 나아가야 한다.5·18을 왜곡하고 폄훼하는 이들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그들이 단 한 번이라도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영령들을 마주한다면 결코 그런 말을 함부로 던지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배재고 학생들이 민주묘지에서 가슴으로 느꼈을 부끄러움과 깨달음은 그 어떤 제도적 징계보다 무겁고 값진 교육이었을 것이라 믿는다.해당 학생들과 학교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사회적 처벌과 마음의 멍에를 짊어졌다. 우리 사회의 성숙도는 이미 처벌의 실효성을 판가름할 만큼 높아졌다. 이제는 5·18 공동체가 먼저 손을 내밀 용기가 필요해 보인다. 광주일고 또한 선처해달라고 말하고 있다. 혐오를 포용으로 감싸는 모습을 보여줄 때 광주정신의 가치가 빛을 발할 것이라 믿는다.이삼섭 취재1본부 차장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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