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지역민의 수십년 숙원 사업인 국립 의과대학 신설이 목포대와 순천대의 밥그릇 싸움에 무산될 위기다. 내년 통합대학 개교를 목표로 추진되던 양 대학의 통합 논의가 전면 중단됐기 때문이다. 늦어도 이달 말까지 마무리 지었어야 할 대학 통합 신청서는 제출조차 못 했고, 이에 따라 2028년으로 계획된 전남 의과대 신설 역시 파행이 불가피하다. 양 대학이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해 200만 전남도민의 생명권이 걸린 대업을 망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양 대학은 대학병원 유치와 직결되는 의과대를 서로 차지하겠다며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기 싸움이다. 이로 인해 내년 통합대학 명의의 신입생 모집 계획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이미 대교협의 신입생 모집 요강 발표 시한을 넘긴 마당에 물리적·행정적 차질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통합대학 출범이 지연되면 정부로부터 배정받은 100명의 국립 전남의과대 정원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다. 의과대 신설을 위해서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엄격한 심사 등 첩첩산중의 과제가 남아있는데, 첫 단추인 대학 통합부터 삐걱거리니 도민들의 실망과 분노는 클 수밖에 없다. 전남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광역지자체로, 필수·응급 의료 공백으로 인한 도민들의 고통은 임계점에 달했다. 이러한 절박한 현실을 알고도 밥그릇 챙기기에 골몰하는 대학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전남도민에 대한 배임 행위나 다름없다.
목포대와 순천대는 당장 합의를 이끌어내기 바란다. 결단을 미룰 시간이 없다. 전남도와 정치권도 뒷짐만 지고 있을 게 아니라 강력한 중재 리더십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서야 한다. 어렵게 찾아온 의대 신설의 기회를 대학 간 이기주의로 날려버릴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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