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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안심 못해"···농산물·철강 등 지역민 품목별 관세 '촉각'

입력 2025.08.04. 17:06 이정민 기자
한·미 관세 협상 타결...최혜국 대우 약속
철강은 50% 그대로…여야, 철강산업지원 ’K-스틸법‘ 공동 발의
【광양=뉴시스】김석훈 기자 = 연일 최고기온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에도 무더위를 뒤로하고 10일 출근한 광양제철소 직원들이 철의 중간 소재인 슬라브 표면을 고르게 하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직원들은 1년 365일 불이 꺼지지 않는 제철 현장을 지키고 있다. 2015.08.10. (사진=광양제철소 제공) kim@newsis.com

최근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된 가운데 전남지역 산업계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최혜국 대우'를 약속했지만 품목별 관세 부과가 남아있고, 농산물 개방 등 양국의 발표 내용이 달라 변수가 작용할 수 있어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지역 산업계는 향후 한미 정상회담 이후 세부적인 조건이 반영된 관세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4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상호관세를 15% 부과하는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무역합의를 타결했다.

전남지역 산업계는 25% 관세를 15% 낮췄다는 점에서 한숨은 돌렸지만, 일부는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협상에서 핵심 카드로 부상한 조선업은 의견이 분분하다. 정부가 이번 협상에서 약속한 미국 3천500 달러 투자 중 1천500억 달러는 조선업 협력 전용 펀드로 운용돼 한국 조선업의 미국 진출이 전망된다.

현대삼호중공업 등 전남의 핵심 산업인 조선업계가 미국 투자로 인해 지역에 대한 투자와 신규 고용 창출에 위축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미국 현지 투자 등으로 선박 수주가 늘어나 매출 향상에 도움이 될 거란 관측도 있다.

또 이번 관세 협상에서 석유화학산업의 중심인 여수국가산단은 한시름 놓은 것으로 평가된다. 기존 25% 관세 부과에서 협상에 따라 15%로 낮춰졌기 때문이다.

다만 광양의 철강산업은 발등에 불이 붙었다. 미국은 여전히 한국 철강제품에 대해 5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지역 철강업체의 부담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광양에 기반을 둔 철강 제조업체들은 대미 수출 가격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하기 전에는 쿼터제를 통해 283톤까지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관세 50% 부과로 미국 수출에는 큰 타격이 입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광양에는 포스코를 비롯해 현대제철, 동아스틸 등 철강 업계 운영 중인데 이들은 영업비밀이라며 수출액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지난해 보다 수출액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시름이 깊어진 철강 업계를 돕기 위해 여야가 이례적으로 합심하고 철강 산업 지원을 위한 특별법인 'K-스틸법'을 이날 공동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 기본계획 수립 및 시행 ▲핵심전략기술·녹색철강기술 선정 및 녹색철강특구 지정 ▲전력 공급망 및 철스크랩 등 원료기반 확충 ▲불공정 무역행위 대응 등이 골자다.

전남도 역시 근로자 지원을 위한 지역 고용 둔화 대응 지원사업 신청자를 모집하고, 전남 철강산업 위기대응 협의체 회의를 여는 등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철강에 대한 50% 관세는 앞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희박해 보여 전망은 어둡다.

이계명 전남도 석유화학산업위기대응추진단장은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철강에 대한 미국 관세는 여전히 50%로 유지되고 있다"며 "철강협회 등 관련 기관에 확인했지만, 추가 조정 가능성에 대한 공식 통보는 받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출 경쟁력 악화는 불가피한 만큼, 행정적으로 줄 수 있는 지원은 최대한 강구 중이며, 지난달 30일에도 철강업계와 협의체 회의를 진행했다"며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수출을 이어가긴 하겠지만, 수익성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화학 산업과 관련해서 "최근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미국 관세는 25%에서 15%로 낮아졌지만, 글로벌 공급 과잉과 중국산 저가 공세로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가기간산업 특별법 제정, 친환경 고부가 제품 전환 등을 포함한 구조적 대안을 마련해 줄 것을 계속해서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전남도민들이 우려했던 쌀, 소고기 등 농산물 수입 확대는 없는 것으로 정부는 발표했지만 농업계는 여전히 예의주시하고 있다. 농산물은 지역민들에게 민감한 사안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고 협상하는 데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현식 전남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정부에서는 쌀과 소고기 등 민감 품목은 이번 협상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선을 긋고 있다"며 "쌀과 소고기는 파급력이 워낙 크고, 민감한 사안이라 당장은 협상 테이블에 올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다만 박 국장은 "미국 측에서 유전자변형작물(LMO)이나 주스류처럼 상대적으로 민감도가 덜한 품목을 중심으로 검역 완화나 기준 변경을 시도할 수 있다"며 "지금은 조용하지만,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만간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후 품목별 관세 등 세부사항이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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