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주제로 내달 1일~10월3일
2023다므기전 오는 24일까지
장애·비장애 예술인 어우러져

기후 위기 앞 속속 변해가는 환경, 갈등의 시대 속 더욱 척박해지는 사회를 살아내고 있는 약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전시가 잇따라 열린다. 전시를 통해 우리 주변을 돌아보고 내가 아닌 타자를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매해 환경미술제를 열고 있는 무등현대미술관이 올해 열번째 환경미술제 '기후변화, 그리고 위기'를 내달 1일부터 10월3일까지 개최한다.
무등현대미술관의 환경미술제는 지난 2013년 '보존이 미래다'를 시작으로 매해 전시를 열어오며 자연과 인간의 조화, 공생 등을 고찰해왔다. 이를 통해 환경 보존을 위한 실천과 중요성을 알려오며 무등현대미술관의 특화전시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전시는 '물'을 테마로 박기태, 엄기준, 윤성필, 이유빈, 전정연, 조성숙, 조정태 7인이 참여해 이야기를 건넨다. 박기태는 이상기후에 대응하는 자세에 대한 질문을 품고 작업한 '균형'을 선보인다. 나뭇가지와 물, 넝쿨 식물을 이용한 이 작품은 모빌 형태로 생명과 물에 대한 순환과 균형의 의미를 담아내며 인간을 자연계의 한 종으로 설정하고자한다. 엄기준은 완도 금일도 해변에 버려진 부표와 태극총 등을 주워 업사이클한 작품 '버려진 것들'을 통해 현대인들의 과잉 생산, 소비를 비판한다.

윤성필은 TV에서 접한 눈 내리는 사막에서 모티브를 얻어 이질적 요소가 한 화면에 있는 풍경을 담아내며 '일어나선 안 되는' 시리즈를 선보인다. 이번 출품작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서식지 환경이 달라진 동식물들이 함께하는 미래의 바다 풍경이 펼쳐진다. 이유빈은 유년기를 보낸 섬을 소재로 작업하는 작가로 섬을 타인과의 관계에서 위안을 찾을 수 있는 사유의 공간으로 표현한다.
전정연은 설산의 모양, 눈의 형상을 기록하는 '형상 기록'시리즈를 통해 물의 속성과 영향력을 통해 기후위기를 이야기하는 작가다. 이번 자리에서 그는 산의 능선과 인간 군집으로 형상을 표현한다. 조성숙은 생명, 자연환경, 식물성을 키워드로 자연환경에 대한 고발보다는 순수한 자연의 긍정적 생태감수성을 강조한다.

조정태는 강렬한 화풍의 가로 4m88㎝의 대작을 '포뢰의 바다'를 선보인다. 울부짖는 자연의 분노가 경고를 보내는 듯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정송규 무등현대미술관 관장은 "7명 작가의 고뇌가 담긴 창작물이 전달하는 자연의 순환과 환경에 대한 메시지에 절실히 공감한다"며 "다음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미래로 물을 보존하고 실천을 이어가는 각성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장애 예술인들이 예술혼을 불태울 수 있는 장으로, 이들이 비장애 예술인들과 예술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장으로 역할하고 있는 '다므기전'은 조선대 미술관에서 지난 18일 오픈해 24일까지 이어진다.
올해 10회를 맞이하는 이번 다므기전은 '새로운 도약을 위해'를 주제로 펼쳐지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한국여성장애인미술협회, 소화자매원 소속 아르브뤼 작가, 광주시시각장애인연합회 소속 사진작가단체 상상클럽 등 장애예술인은 물론 광주미협, 광주구상작가회, 대구구상작가회 등 전국의 비장애 예술인 등 130여명의 예술인들이 참여했다.
'다므기전'은 예술적 재능을 갖고 있지만 비장애인들에 비해 문화예술 활동 참여 기회가 적은 장애 예술인들이 보다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이를 통해 활발한 작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의미가 있는 자리다. 이같은 뜻에 공감한 광주를 포함한 다양한 지역의 비장애예술인들은 다므기전에 동참하며 관객들의 발길을 이끌어 왔다.
정한울 2023다므기 추진위원장은 "문화적 소외와 배제의 그늘 속에 있는 우리 사회 유망 장애예술인들의 문화예술 활동 참여의 폭을 넓혀주기 위해 10회째 추진됐다"며 "문화예술을 통해 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어우러져 서로 배려하고 따뜻한 사회를 구현해나갈 수 있는 자리로 많은 분들의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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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 경계 허문 작가의 마지막 10년
황창배 작 ‘무제’
전통을 답습하지 않고 끊임없이 한국화의 경계를 확장했던 황창배의 작품세계를 광주에서 만난다. 괴산에서 보낸 마지막 10년 동안 더욱 자유롭고 치열해진 그의 예술을 조명한다.광주 복합문화공간 김냇과가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지역전시 활성화 사업으로 ‘괴산의 그림쟁이 : 황창배’ 전시를 지난 16일부터 선보이고 있다.내달 16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지역에서 만나기 어려운 타지역 작가의 작품을 만나며 다양한 작업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이다. 이번 주인공은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황창배로 이번 전시는 그가 충북 괴산에 정착한 이후부터 작고하기까지 약 10년 동안 펼쳐낸 그의 예술세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괴산은 황 작가가 안정된 교수직을 내려놓고 오로지 창작에 몰두하기 위해 선택한 삶의 공간이자 그의 예술이 가장 자유롭고 치열하게 확장된 곳이다.황창배 작 ‘무제’황창배는 한국화의 전통을 답습한 작가가 아니었다. 그는 지필묵이라는 익숙한 틀에 머무르지 않고 한지와 먹은 물론 캔버스, 아크릴, 잿물, 연탄재 등 다양한 재료를 자유롭게 사용했다. 문자와 그림, 시와 회화를 하나의 화면 안에서 결합하고 서기 대신 단기를 사용하는 등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구축하며 한국화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실험했다. 그의 작품은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이라는 구분을 넘어 하나의 독자적 회화 세계를 만들어냈다.황창배 작 ‘무제’그에게 괴산에서의 삶은 예술의 결정적 전환점이었다. 도시와 제도를 떠난 그는 자연 속에서 생활하며 꽃과 나무, 새와 물고기 같은 생명의 이미지를 화면에 담아냈고 자연의 질서와 삶의 본질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냈다. 말년에는 예수의 생애를 주제로 한 대형 연작을 제작하며 신앙과 인간, 생명에 대한 사유 등을 회화 안에 담아냈다. 그의 화면에는 한국화의 전통 뿐 아니라 삶과 자연, 신앙, 문학적 감수성이 함께 녹아 있다.이번 전시 제목인 ‘괴산의 그림쟁이’는 작가가 생전에 자신을 부르던 이름이다. ‘그림쟁이’는 화가나 교수라는 제도적 명칭보다 끝까지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 살고자 했던 그의 태도를 상징한다. 이처럼 이번 전시는 괴산에서 보낸 그의 마지막 10년을 중심으로 전통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끝까지 밀고 나간 한 작가의 치열한 실험과 자유를 되돌아본다.최아람 김냇과 대표는 “한국화의 경계를 넘어 자신만의 회화를 완성했던 황창배의 작품을 통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예술적 질문과 마주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이번 전시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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