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약수터)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

입력 2023.07.24. 15:49 최민석 기자

삶은 숱한 만남과 이별의 연속이다. 헤어짐을 전제로 한 만남도 있지만 평생 그리움을 가슴에 새긴 채 살아서 다시 못 만나는 사람들도 있다. 무엇보다 슬픈 것은 예고 없는 재난과 참사로 인한 생이별이다.

준비와 예고 없이 갑작스레 찾아든 이별은 충격과 상처를 남기고, 일생을 통틀어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도 인정해야 한다.

7월 장마철 폭우가 연일 쏟아지면서 곳곳에 물적 피해와 함께 애꿎은 사람들이 세상을 등졌다. 불가항력의 자연재해로 인한 죽음은 어쩔 수 없다지만 충분히 살릴 수 있었는데도 당국의 안일한 대처 등으로 골든타임을 놓쳐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명백한 인재(人災)이자 참사(慘事)다.

지난 15일 발생한 충북 오송 지하차도 참사 사망자가 총 14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당국의 참사 원인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면서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 경찰의 대응이 아쉽다. 현장 출동 인력의 현장 확인 미흡과 사후 조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측면이다. 아직 조사 과정에 있어 섣불리 과실의 책임을 예단할 수 없지만 부실 대응으로 인한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폭우 피해 지역의 면면을 보면 해마다 반복되는 장마와 재해이지만 부족한 사전 대처와 '안전불감증'의 만연은 올해에도 반복됐다.

70년대 이후 대한민국은 '참사공화국'의 오명을 썼다. 70년 323명이 목숨을 잃은 남영호 사건부터 95년 삼풍백화점 붕괴, 99년 경기 화성시 씨랜드 화재, 2003년 대구지하철화재사건, 2013년 여수국가산업단지 대림산업 폭발 참사, 2014년 장성 요양병원과 세월호 참사 등으로 큰 희생을 치렀다.

지난해 10월 일어난 이태원 참사에서도 150여명의 꽃다운 젊은이들을 떠나보냈다.

부모와 유가족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생이별의 슬픔과 멍에를 안고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악성 민원 등에 시달리다 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서초구 한 교사의 죽음도 사회 전체를 충격에 빠뜨렸다.

해당 교사는 이제 막 부푼 꿈을 안고 교단에 선 20대 초임교사였다. 참사 때마다 책임지는 이들은 없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는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더 이상 우리 곁을 떠나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한다. 평화와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국민의 눈물은 결코 마르지 않는다.

최민석 문화스포츠에디터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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