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인천 사례 등 안전불감증 ‘판박이’
전문가 “공사 중단 전수조사·안전진단 필요”
입주예정자들 “부실 의혹부터 해소해야”

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참사 원인 중 하나로 콘크리트 강도 약화(부실 양생)가 꼽히는 가운데 여수 한 주상복합 신축공사 현장에서 콘크리트 압축 강도에 못 미치는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밝혀져 부실시공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된 부분은 건물 무게를 감당할 기둥으로, 콘크리트 압축 강도가 기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건물 붕괴 우려도 제기된다.
입주 예정자들은 당장 공사를 중단하고 전수조사와 안전진단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건설사 측은 문제가 되는 기둥만 철거하겠다는 입장으로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24일 여수시와 1군 건설사인 A건설 등에 따르면 현재 여수 학동에 지하 5층 지상 35층 2동 규모의 주상복합단지가 조성 중이다.
하지만 최근 건물 기둥의 콘크리트 압축 강도를 둘러싼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됐다.
지하 1층에 위치한 30여개의 기둥 중에서 10% 가량인 3곳에서 콘크리트 압축 강도가 설계보다 낮게 나왔다.
여수시청 등의 확인 결과 당초 설계 당시 기둥의 콘크리트 압축 강도를 350kg/㎠로 설계했으나, 일부 기둥은 270kg/㎠로 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건물의 기둥은 건물 전체의 무게(압축 힘)를 지탱하기 때문에 콘크리트 압축 강도가 매우 중요하며, 이 압축 강도가 설계보다 적을 시에는 건물 붕괴 가능성도 우려된다.
그럼에도 시공사인 A건설은 이러한 사실을 숨긴 채 공사를 진행하다가 무등일보 취재가 시작되자 압축 강도가 기준치보다 낮게 나온 기둥에 대해서 철거 후 재시공하겠다고 밝혀, 총체적 안전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A건설은 "옹벽 강도 설계가 270kg/㎠로 된 것은 옹벽을 타설하는 과정에 기둥 부분을 실수로 시공한 것이다"며 "해당 기둥에 대해서는 곧바로 철거하겠다"고 밝혀, '부실 시공' 의혹을 일축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토부가 광주 HDC현대산업 개발 아파트 붕괴사건의 원인을 콘크리트 강도가 기준설계보다 '약하게 설계시공'된 것과 무단 건물 구조 변경을 꼽았던 것으로 미뤄 콘크리트 압축 강도 약화는 단순한 실수로 치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입주 예정자들은 이미 부실시공이 진행된 만큼 공사 현장에 대한 전수조사와 정밀안전 진단 이후 시공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입주 예정자 B씨는 "광주 아파트 붕괴사건의 트라우마가 채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 입주할 아파트가 부실시공된 사실을 알게 돼 정말 충격적이다"며 "이러한 상황이라면 모든 입주 예정자들에게 사실관계를 공개하고 철저한 정밀안전진단 등을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업계 종사자 C씨는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와 인천 검단 자이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 등을 비춰볼 때 여수 학동 역시 안전하다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모든 시공 과정에 대한 전수조사 및 정밀안전진단이 꼭 필요해 보이며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와 GS건설 자이 아파트 사례로 보아 대기업의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는 의견을 냈다.
이와 관련 여수시 관계자는 "학동 주상복합 현장의 부실이 확인된 이상 시공 전반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토록 할 것이다"고 밝혔다.
여수=강명수기자 kms3056@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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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기 여성 대상 범행 반복···“성별 관련 동기 판결문에 남겨야”
2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전일빌딩245에서는 광주여성의전화가 주최한 ‘왜 판결문에 여성혐오 범죄가 명시돼야 하는가’ 집담회가 열렸다. 강주비 기자
불법촬영과 성폭력·감금, 살인예비와 살해. 장윤기(23)가 여성을 상대로 반복한 범행을 개별 사건으로만 보지 말고, 성별 관련 동기가 있었는지를 판단해 판결문에 구체적으로 기록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피해자를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경위와 범행 양상을 공식 기록으로 남겨야 유사 범죄의 수사와 통계·예방정책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취지다.2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전일빌딩245에서는 광주여성의전화가 주최한 ‘왜 판결문에 여성혐오 범죄가 명시돼야 하는가’ 집담회가 열렸다. 윤지영 경북대학교 철학과 교수와 이경하 변호사가 발제자로 참여했다.집담회는 지난 5월5일 귀가하던 여고생을 성범죄 목적으로 뒤쫓다 살해한 장윤기 사건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장윤기는 앞서 다른 여성을 스토킹하고 성폭행·감금했으며, 중학생의 신체 일부를 불법 촬영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윤 교수는 “장윤기의 범행을 각각 분리된 사건이 아닌 ‘하나의 연속체’로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적으로는 서로 다른 범죄지만 여성의 동의와 거부 의사를 인정하지 않고, 여성의 몸과 행동을 지배·통제하려는 방식이 반복됐다는 분석이다.또 윤 교수는 여성혐오를 단순히 여성을 싫어하는 감정이 아니라 ‘왜곡된 권리의식’으로 설명했다. 여성이 거부하거나 신고했을 때 이를 정당한 권리 행사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을 침해한 행위로 여겨 응징의 대상으로 삼는 인식이라는 것이다.윤 교수는 “불법촬영에서는 상대방의 동의 없이 여성의 몸을 이미지로 취득했고, 성폭력과 감금 과정에서는 여성의 신체와 이동의 자유를 침해했다. 신고한 여성을 추적한 행위에서도 여성의 거부와 신고를 정당한 권리 행사로 인정하지 않는 인식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장윤기 사건은 여성혐오 범죄”라고 설명했다.2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전일빌딩245에서는 광주여성의전화가 주최한 ‘왜 판결문에 여성혐오 범죄가 명시돼야 하는가’ 집담회가 열렸다. 강주비 기자이 같은 성별 관련 동기와 범행 양상을 판결문에 명시해 통계를 축적하고, 유사 범죄의 조기 대응 근거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이 변호사는 “성평등가족부가 가정·교제폭력 등 여성폭력통계를 공표하고 있지만, 친밀한 관계 밖에서 발생한 여성살해 가운데 성별 관련 동기가 작용한 사건을 별도로 집계·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이 변호사는 “미국 국가위기위협평가센터(NTAC)는 여성 대상 괴롭힘·스토킹·성범죄 전력을 이후 중대 폭력의 위험 징후로 보고 있다. 판결문에 성별 관련 동기와 범행 양상을 남겨야 이러한 징후를 축적·분석하고 조기 대응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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