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옛 전남도청 복원 후 첫 공개 연계
동구 "옛 도청 복원에 연계 프로그램 고민"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2026 광주 국가유산 야행’에서 옛 전남도청을 연계 프로그램에 처음으로 담아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광주 시민들에게 가장 익숙하면서도 뼈아픈 공간인 ‘옛 전남도청’을 단순한 투쟁의 기록을 넘어 ‘건축 유산’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조명, 한층 더 새롭게 변모했다.
19일 광주 동구에 따르면 이번 야행에서 옛 전남도청을 처음으로 연계한 프로그램을 내놓는다. 광주 국가유산 야행은 지난 2017년 원도심에 산재한 역사 자원을 밤의 문화를 통해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처음 시작됐다. 초창기부터 5·18 민주광장과 옛 전남도청은 행사의 중심 무대였으나, 그동안은 주로 1980년의 항쟁을 기리는 미디어파사드나 추모 중심의 콘텐츠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2년 5개월간의 복원 공사를 마치고 시민 곁으로 돌아온 옛 전남도청을 ‘근대 건축의 정수’로 바라보는 시도가 이어진다. 5·18 유적지라는 역사적 무게감 위에, 일제강점기 조선인 건축가로서 광주의 풍경을 설계했던 이들의 고뇌를 덧입힌 것이다.
이번 야행에서 옛 전남도청 권역은 ‘근대의 시간’을 담당한다. 핵심은 1930년 지어진 전남도청 구본관과 회의실이다. 이곳은 한국인 건축가 김순하가 설계한 광주의 대표적 근대 건축물로, 현재까지 당시의 설계 도면이 남아 있어 학술적 가치도 매우 높다.
지역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프로그램도 한층 쉬워졌다. 역사 강사 최태성은 전남도청이 왜 이런 모습으로 지어졌는지, 그 안에 담긴 시대정신은 무엇인지를 이야기 형식으로 강의한다. 또 관객이 극 속에 들어가 1930년대 건축 현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관객 참여형 연극도 펼쳐진다. 또 김순하의 설계 도면을 중심으로 그가 꿈꿨던 근대 광주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재구성한 프로그램도 들어볼 수 있다.
이번 야행은 전남도청에만 머물지 않는다. 사라진 읍성길을 빛으로 되살린 광주읍성 권역(조선의 시간)에서는 사또의 하루를 체험하는 극이 펼쳐지고 , 광주 최초의 근대 교육기관인 서석초등학교(미래의 시간)에서는 옛 교복을 입고 흑백사진을 남기며 추억을 공유할 수 있다.
이 모든 여정은 ‘야행 화폐’와 ‘페이백 이벤트’를 통해 지역 상권 활성화로 이어진다. 5·18이라는 무거운 역사를 간직한 공간이 이제는 시민들이 밤바람을 맞으며 걷고, 배우고, 즐기는 살아있는 문화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야행 프로그램은 지난 6일부터 누리집을 통해 선착순으로 예약을 받고 있다. 유료 프로그램은 ‘광주아트패스’, 무료 프로그램은 ‘광주 국가유산 야행’ 공식 누리집에서 신청할 수 있다.
동구 관계자는 “최근 계속 공사를 진행 중이던 옛 전남도청이 시범 운영에 돌입하며 연계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게 됐다”며 “10주년을 기념해 오월의 기억을 보존하면서도 이를 어떻게 현대적으로 계승할지 고민했다. 복원된 옛 전남도청에서 만나는 근대의 시간은 시민들에게 공간에 대한 새로운 자부심을 심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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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판기만 남았던 매점 ‘활기’...5·18민주묘지, 오월 준비 마쳤다
재개점한 국립5·18민주묘지 내 민주관 1층 매점은 오는 5월22일까지 팝업 형태로 한시적으로 열린다.
“작년엔 문이 닫혀서 그냥 돌아갔는데 올해는 뭐라도 사 먹으며 쉴 수 있어 좋네요.”5월을 앞두고 국립5·18민주묘지가 참배객 맞이에 나섰다. 한동안 운영이 중단됐던 매점이 다시 문을 열고 장기간 공석이던 묘지관리소장도 임용되면서 본격적인 오월 맞이에 들어갔다.28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민주관 1층 매점 앞에는 아이스크림과 음료를 손에 든 참배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의자에 앉아 목을 축이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이어지며, 한때 자판기만 남겨둔 채 문을 닫았던 매점에도 다시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새롭게 재개점한 국립5·18민주묘지 민주관 1층 매점의 모습매점 내부에는 음료 자판기와 아이스크림 매대, 지역 공예 작가들이 5·18민주화운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기념품이 놓였고, 한쪽에서는 아이스크림을 구매하거나 기념품을 손에 들어보며 의미를 살펴보는 참배객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이날 친구들과 함께 묘지를 찾은 정규철(67)씨는 “15년간 묘지를 방문했는데 그동안 4~5월이면 더워 매점에서 아이스크림이나 음료수를 사 먹고 쉼터에서 수다를 이어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코스였는데, 작년에는 매점이 문을 닫아 많이 허전했다”며 “4월 초에 들렸을 때 다시 매점을 연다는 소식을 듣고 오늘 방문했다. 여러 사람들이 오가며 분위기도 살아나 훨씬 낫다”고 말했다.무안에서 온 박선아(30)씨는 “민주묘지는 2023년에 처음 방문했다가 올해 두 번째인데 기억하던 매점과 모습이 많이 달라 신기하다”며 “예전에는 단순히 쉬어가는 공간이었다면 지금은 전시처럼 볼거리도 많아져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념품도 다양하게 준비돼 있어 국립중앙박물관 굿즈샵처럼 5·18 굿즈를 구매하려는 젊은 참배객들도 늘어날 것 같다. 오월을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뀐 느낌”이라고 덧붙였다.5·18민주유공자유족회에 따르면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기간을 앞두고 묘지 내 매점 운영을 재개하고 팔찌와 키링, 엽서, 브로치 등 오월 기념품 팝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번 팝업은 유족회와 지역 공예 작가들이 협업한 ‘오월의 빛 프로젝트’ 결과물을 중심으로 구성됐다.앞서 매점은 유족회가 2022년 공법단체로 전환되면서 운영 문제가 제기됐다. 과거 사단법인 시절에는 유족회 회원이 자원봉사 형태로 매점에 상주하며 운영 수익을 가져가는 방식이었다.지난해 3월 문을 닫은 국립5·18민주묘지 내 매점이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기간을 앞두고 오월 굿즈 팝업을 열고 매점 운영을 재개했다.하지만 공법단체 전환 이후 수익사업을 하려면 ‘5·18민주유공자 예우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에 따라 단체가 직접 운영해야 했지만 민주묘지는 4~5월 기념기간을 제외하면 매출이 크게 줄어 직영을 위한 상시 전담 직원을 둘 수 없어 매점 운영은 지난해 3월 잠정 중단됐다.이에 유족회는 국가보훈부와 협의를 거쳐 기념기간에 한해 팝업 형태로 매점 운영을 재개했다. 상시 고용 대신 중앙회 인력을 팝업 기간 동안만 활용하고 기존 컵라면과 과자를 판매하는 대신 지역 공예 작가들의 제품을 위탁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 부담을 줄였다.이계벽 5·18민주유공자유족회 사업국장은 “이번 ‘오월의 빛 프로젝트’는 단순한 판매가 아니라 오월의 기억을 일상 속에서 이어갈 수 있도록 기획한 것”이라며 “매점이 참배객들이 잠시 머물며 의미를 되새기는 공간이라는 점을 살리면서 유족들의 기억과 지역 작가들의 해석을 결합해 과거의 사건을 현재의 삶과 연결된 가치로 전달하고자 했다”고 말했다.오월 참배객 맞이는 매점 재개뿐 아니라 묘지 운영 전반에서도 이어지고 있다.국가보훈부는 전날인 27일 약 10개월간 공석이었던 국립5·18민주묘지 관리소장에 이경률 신임 소장을 임용했다. 이 소장은 광주시 인권담당관과 문화체육관광부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 전시콘텐츠팀장,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역임하며 5·I18 관련 정책과 현장 경험을 쌓아온 인물이다.이경률 국립5·18민주묘지 관리소장은 “5·18민주묘지에 영면하신 민주유공자들의 민주·인권·평화 정신을 계승·확산시키고, 묘지를 국민 누구나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가꿔 나가겠다”고 밝혔다.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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