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광주 국가유산 야행, 5·18 품었다

입력 2026.04.21. 10:07 김종찬 기자
10주년 맞은 광주 야행, 4월 24~25일 개최
지난 2월 옛 전남도청 복원 후 첫 공개 연계
동구 "옛 도청 복원에 연계 프로그램 고민"
2026 광주 국가유산 야행 장소. 광주 동구 제공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2026 광주 국가유산 야행’에서 옛 전남도청을 연계 프로그램에 처음으로 담아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광주 시민들에게 가장 익숙하면서도 뼈아픈 공간인 ‘옛 전남도청’을 단순한 투쟁의 기록을 넘어 ‘건축 유산’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조명, 한층 더 새롭게 변모했다.

19일 광주 동구에 따르면 이번 야행에서 옛 전남도청을 처음으로 연계한 프로그램을 내놓는다. 광주 국가유산 야행은 지난 2017년 원도심에 산재한 역사 자원을 밤의 문화를 통해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처음 시작됐다. 초창기부터 5·18 민주광장과 옛 전남도청은 행사의 중심 무대였으나, 그동안은 주로 1980년의 항쟁을 기리는 미디어파사드나 추모 중심의 콘텐츠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2년 5개월간의 복원 공사를 마치고 시민 곁으로 돌아온 옛 전남도청을 ‘근대 건축의 정수’로 바라보는 시도가 이어진다. 5·18 유적지라는 역사적 무게감 위에, 일제강점기 조선인 건축가로서 광주의 풍경을 설계했던 이들의 고뇌를 덧입힌 것이다.

이번 야행에서 옛 전남도청 권역은 ‘근대의 시간’을 담당한다. 핵심은 1930년 지어진 전남도청 구본관과 회의실이다. 이곳은 한국인 건축가 김순하가 설계한 광주의 대표적 근대 건축물로, 현재까지 당시의 설계 도면이 남아 있어 학술적 가치도 매우 높다.

지역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프로그램도 한층 쉬워졌다. 역사 강사 최태성은 전남도청이 왜 이런 모습으로 지어졌는지, 그 안에 담긴 시대정신은 무엇인지를 이야기 형식으로 강의한다. 또 관객이 극 속에 들어가 1930년대 건축 현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관객 참여형 연극도 펼쳐진다. 또 김순하의 설계 도면을 중심으로 그가 꿈꿨던 근대 광주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재구성한 프로그램도 들어볼 수 있다.

이번 야행은 전남도청에만 머물지 않는다. 사라진 읍성길을 빛으로 되살린 광주읍성 권역(조선의 시간)에서는 사또의 하루를 체험하는 극이 펼쳐지고 , 광주 최초의 근대 교육기관인 서석초등학교(미래의 시간)에서는 옛 교복을 입고 흑백사진을 남기며 추억을 공유할 수 있다.

이 모든 여정은 ‘야행 화폐’와 ‘페이백 이벤트’를 통해 지역 상권 활성화로 이어진다. 5·18이라는 무거운 역사를 간직한 공간이 이제는 시민들이 밤바람을 맞으며 걷고, 배우고, 즐기는 살아있는 문화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야행 프로그램은 지난 6일부터 누리집을 통해 선착순으로 예약을 받고 있다. 유료 프로그램은 ‘광주아트패스’, 무료 프로그램은 ‘광주 국가유산 야행’ 공식 누리집에서 신청할 수 있다.

동구 관계자는 “최근 계속 공사를 진행 중이던 옛 전남도청이 시범 운영에 돌입하며 연계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게 됐다”며 “10주년을 기념해 오월의 기억을 보존하면서도 이를 어떻게 현대적으로 계승할지 고민했다. 복원된 옛 전남도청에서 만나는 근대의 시간은 시민들에게 공간에 대한 새로운 자부심을 심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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