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5·18민주묘지 유골함 침수···보훈부, 공식 확인

입력 2025.05.16. 14:51 김종찬 기자
무등일보, 2020년 침수 우려 보도에도 ‘뒷북’
2022~2024년, 배우자 합장 과정서 발견
보훈부, 뒤늦게 배수시설 개선사업 추진
3일간 107㎜의 비가 내린 후인 지난 2020년 6월 14일 오전 방문한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 2묘역이 배수가 잘 되지 않고 물이 고여 있다. 무등일보DB

국립5·18민주묘지 2묘역에서 5·18 유공자 유골함이 침수 피해를 입은 사실이 확인되며 지역사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무등일보가 지난 2020년 국립 5·18민주묘지 2묘역이 상습적으로 침수되는 탓에 국가유공자 예우에 적합한 장소가 아니라는 지적에 광주시가 해당 지역을 확인까지 했지만 2년도 채 안돼 침수피해를 입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지며 뒷북행정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6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가보훈부는 2022년부터 2024년 사이 국립5·18민주묘지 2묘역 내 안장된 유골함에서 침수 피해가 있었음을 확인했다. 침수 유골함은 먼저 안장된 유공자의 묘소에 뒤따라 숨진 배우자를 합장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민주묘지 2묘역은 묘역 확충 사업을 통해 2017년 조성됐다. 평장 형태로 총 1184기를 안장할 수 있는 2묘역에는 현재 유공자 유해 400여 기가 안장돼 있다.

침수 피해 유골함은 해당 기간에 최소 2기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장에 앞서 개장 신고 절차를 밟아 파묘한 장례업체가 먼저 발견했고, 침수 피해를 입은 유골함에서 유해를 꺼내 재화장한 후 다시 안치했다.

보훈부는 2024년 이후 침수 피해 사례는 없다고 알려왔다.

문제는 유골함 침수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는 점이다.

무등일보는 지난 2020년 국립 5·18민주묘지 2묘역이 상습적으로 침수되는 탓에 국가유공자 예우에 적합한 장소가 아니라고 지적(6월15일자 7면)하기도 했다. 이후 광주시는 5·18 선양과 시설관리 담당자 등을 민주묘지로 급파, 침수 현상 원인을 파악했다.

당시 지반이 약해서 침하현상이 발견되는 것으로 보고 국립 5·18민주묘지 관리사무소 측에 보강공사를 하도록 전달했다.

하지만 문제가 제기되면 그 때 뿐이었고, 제대로된 보수는 뒷전이었다는 게 유족들의 입장이다.

양재혁 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은 "그동안 2묘역에 대한 정비가 시급하다고 보훈부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돌아온 것은 없었다"며 "돌아가신 유공자와 유족에 대한 기본적인 예우를 지켜달라고 했지만 이러한 소식까지 전해지고 말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보훈부는 지난해 보훈처에서 승격, 예산 규모도 커졌지만 여전히 주먹구구식으로 일하고 있다"며 "유공자 예우 또는 관련 법 정비를 위해서라도 보훈상임위 등을 만들어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보훈부가 5·18민주화운동 유공자 유해 침수 피해가 발생한 국립5·18민주묘지 2묘역 배수 시설 개선을 추진한다고 했지만 조성 초기부터 수해 우려가 잇따랐지만 근본 대책 마련에 소홀히 하다가 유해까지 빗물에 잠기고 나서야 국비 사업 검토에 나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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