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조사위, 사망 날짜 등 잘못 파악
"방치하면 왜곡·폄훼 빌미될까 우려"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4년 간의 공식 조사 활동으로 진실들이 새롭게 규명되고 곳곳의 잘못된 부분을 파악했지만, 5·18 기념·추모시설은 여전히 오류를 고치지 않고 있다.
특히 45년이 지나도록 5·18에 대한 왜곡·폄훼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잘못된 정보를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은 또 다른 왜곡과 폄훼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만큼 수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2일 오전 찾은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유영봉안소. 유영봉안소는 5·18 영령들의 위패와 영정사진을 한곳에 모아둔 곳이다. 영정사진에는 묘지번호와 사망일자, 성명 등이 함께 표기돼 있다.
문제는 사망일자. 지난 2019년 12월27일부터 2023년 12월26일까지 4년간 이뤄진 국가 차원의 조사인 5·18 조사위의 조사결과 몇몇 희생자들의 사망일자가 잘못됐다는 점을 확인됐지만, 영정사진에 표기된 사망일자는 1년이 넘은 현재까지 수정되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고 김종철씨는 1980년 5월24일 사망으로 5·18 조사위 조사로 최종 확인됐으나, 유영봉안소에는 여전히 김씨 유족의 주장대로 5월27일로 표기돼있다.

또 5월23일 사망한 고 조행권씨는 5월24일로, 5월21일 고 김준동씨는 5월23일로, 5월23일 사망한 것으로 밝혀진 고 김재형씨는 5월20일로 아직 변경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같은 오류는 유영봉안소뿐만이 아니었다.
같은날 찾은 광주 동구 5·18 기록관 1층 상설전시실 초입의 희생자 설명도 마찬가지였다. 5·18민주묘지 유영봉안소의 영정사진 등을 그대로 가져오다 보니 오류가 반복된 것이다. 아울러 5·18 기록관의 경우 사망장소와 사망원인까지 표기하고 있다 보니 왜곡·폄훼를 부를 소지는 더 크다.
고 김종철씨의 경우 유영봉안소와 동일하게 사망일자가 5월24일이 아닌 5월27일이었으며, 사망장소도 효덕동 일대가 아닌 도청으로 잘못 적혀있다.

고 김경철씨와 함께 5·18 최초 희생자 중 한 명인 고 김안부씨는 5·18 조사위 조사결과 사망 원인이 계엄군의 총격에 의한 사망으로 확인됐으나 5·18 기록관에서는 여전히 전흉부 타박상에 의한 뇌출혈로 설명돼 있다.
이와 관련 허연식 전 5·18 조사위 조사2과장은 "왜곡과 폄훼를 하려는 세력들은 사망일자와 같은 숫자 하나 차이나 사망원인 등 무엇이든지 어떻게든 물고 늘어지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잘못된 정보를 수정·보완하지 않으면 조작·왜곡·폄훼의 빌미를 주게 될 것"이라며 "5·18 조사위의 조사결과는 국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인증한 만큼 이를 토대로 하루 빨리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5·18민주묘지와 5·18 기록관 측은 "5·18 조사위의 조사 결과를 참고해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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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에 새길 5·18···민주주의 핵심 기준·가치로
김영록 전남지사, 강기정 광주시장이 25일 서울 국회에서 5·18단체, 시민단체 등 참석자들과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 국회 개헌특별위원회 구성 및 개헌 발의를 촉구하는 결의를 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5·18민주화운동의 헌법 전문 수록 논의가 다시 불붙으면서, 실제 수록이 이뤄질 경우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두고 관심이 쏠린다. 법 해석과 국가 책임, 정책 방향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변화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9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헌법 전문은 국민의 권리나 국가기관의 권한을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본문과 달리 선언적 성격이 강하다. 이 때문에 헌법 전문을 상징적 기능 중심으로 해석하는 견해도 있다.장영수 고려대학교 로스쿨 교수는 2019년 ‘3·1운동,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과 헌법의 과제’를 주제로 열린 학술대회에서 “9차 개헌 당시 헌법 전문에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문구를 새로 넣은 것은 구체적인 법적 효과를 염두에 둔 것이라기보단 ‘역사적 정통성의 회복’이라는 상징적 의미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헌법 전문의 규범적 기능을 강조하는 견해도 적지 않다. 같은 학술대회에서 임지봉 서강대학교 로스쿨 교수는 “헌법 전문은 ‘헌법의 헌법’으로, 헌법규범의 단계적 구조 중 최상위의 근본규범”이라며 “재판규범으로도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헌법재판소의 위헌·합헌 판단 근거도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즉, 헌법 전문은 선언적 성격과 일정한 기능을 동시에 갖추는 것으로 이해된다.강승식 법학박사의 논문 ‘헌법전문의 기능에 관한 비교법적 고찰’에 따르면, 헌법 전문의 역할은 ▲헌법 가치와 이념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교육적 기능 ▲헌법 제정 배경과 목표를 설명하는 기능 ▲국가 정체성을 형성하는 기능 ▲헌법 해석과 재판에 활용되는 규범적 기능 등으로 구분된다.특히 규범적 측면에서 헌법 전문은 단순한 해석 지침을 넘어 기본권이나 국가 의무를 도출하는 근거로 활용되거나, 경우에 따라 헌법 개정의 한계를 설정하는 기준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이는 실제 판례에서도 확인된다. 헌법재판소는 2011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한·일청구권협정과 관련 국가의 부작위로 헌법상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침해됐다며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2006헌마788)에서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지금의 정부가 국민에 대해 부담하는 가장 근본적인 보호 의무에 속한다고 할 것”이라고 판단하며 헌법 전문의 ‘3·1운동으로 건립된 임시정부의 법통 계승’ 문구를 근거로 제시했다.이는 헌법 전문에 명시된 역사와 이념이 국가의 구체적인 책임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이 논리를 5·18에 적용하면, 헌법 전문 수록은 국가가 5·18을 보호하고 계승해야 할 의무를 보다 분명히 하는 계기가 된다. 이에 따라 북한군 개입설 등 끊이지 않는 왜곡과 폄훼에 대한 대응 근거를 헌법 차원으로 끌어올릴 수도 있다.아울러 교과서 서술, 국가 기념사업, 기록 보존 등 후속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단순한 사과나 보상에 그치지 않고 국가가 역사에 대해 지속적으로 책임을 지는 구조가 형성된다는 것이다.5·18은 이미 관련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며 국제적으로도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은 사건이다. 여기에 헌법적 지위까지 더해질 경우 대한민국 민주주의 정통성을 구성하는 핵심 가치로 자리매김하게 된다.결국 헌법 전문 수록은 즉각적인 제도 변화보다 국가가 무엇을 기억하고 어떤 가치를 지향할 것인지를 분명히 하는 작업에 가깝다. 향후 법과 정책, 사회 인식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그 파급력이 매우 크다는 평가다.이재의 5·18기념재단 연구위원은 “2001년 대법원은 5·18 당시 광주 시민의 무장 저항을 ‘헌정질서 수호를 위한 정당 행위’로 판단하며 국가의 불법 행위에 대한 국민의 저항권을 인정했다. 12·3 계엄 당시 압도적인 국가 권력에 맞선 시민 저항의 정당성 역시 이러한 판례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명시하는 것은 이러한 민주주의 가치를 분명히 하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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